대학병원 최고수익에 임금, 노동조건은 최악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지부장 노재옥, 조합원 3,800)가 전면 파업 6일째를 맞고 있다.

고대의료원지부는 6일 파업 5일째를 맞아 재단(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재단 측이 파업사태 해결에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결의대회에는 3개 병원(안암, 구로, 안산병원)에서 파업중인 조합원 1천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고대안암병원에서부터 재단까지 행진한 뒤 재단 앞에서실질임금 쟁취! 인력 확충! 비정규직 정규직화!파업사태 해결 촉구! 고대의료원지부 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9월 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6일 재단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보건의료노조
9월 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6일 재단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파업을 한 것은 2010년 이후로 10여 년 만의 일이다. 지부는 파업에도 불구하고 관련노동법에 따라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유지 부서에는 근무를 유지하여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재옥 지부장은 결의대회에서 파업을 시작 하고 나서 3개 병원 노동조합 사무실에 간호사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것은 이렇게 계속 살다가는 이렇게 일하다가는 죽을 거 같아서 살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쉬고 싶어서 가입을 하고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지부장은 먼저 심각한 비정규직 고용 문제를 지적했다. “그동안 병원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비정규직 채용을 늘렸왔고 그 결과 전체 인원 대비 비정규직이 20%를 넘고 있다. 경희대의료원이나 한양대의료원은 비정규직 비율이 3~5% 수준이고, 서울아산병원이나 CMC10% 미만인데 노사가 합의하고 계속 비정규직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채용하여 똑같은 일을 시키면서 임금과 처우를 차별하고 있고 일을 배워서 일할만하면 내보내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재옥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장@보건의료노조
노재옥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장@보건의료노조

 

또한 직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노 지부장은 고대의료원은 2017년에 매출액이 1조에 달해 ‘1조 클럽에 들었고, 1년에 10%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로 다른 병원들은 적자였지만 고대의료원은 1년에 1000억원을 수익으로 벌었다. 그만큼 직원들은 숨돌림 틈도 없이 일했다. 작년에도 임금은 동결했다. 이제 우리 고생한 직원들에게도 적정한 보상은 반드시 필요하다, 시설에만 투자하지 말고 사람에게도 투자해야 한다강조했다.

9월 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6일 재단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보건의료노조
9월 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6일 재단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보건의료노조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현장 발언도 이어졌다. 9년차 간호사라고 밝힌 조합언은 인력부족으로 겪는 현장의 어려움을 눈물로 증언했다. 이 간호사는병동에서 간호간병은 간호사 1명이 환자 6명을 돌보도록 배정하고 있다. 그러나 간호사 인력에는 훈련을 받고 있는 신규간호사와 수간호사 인력이 포함되어 실제로 10명의 환자를 돌봐야 한다. 이런날은 화장실 변기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식사도 불가능하다. 한달에 한번 급식비 정산을 하는 날이 있는데 카드를 찍으니 밥먹은 횟수가 ‘1라른 숫자가 나왔다. 너무나 비참하고 우울했다. 바쁜날은 내가 출근하면서 사 온 커피 빨대의 비닐도 벗길 시간이 없다. 아이스 커피를 사왔지만 정작 마실때는 따뜻한 커피였는지 보리차인지 구별할 수 없는 음료를 먹고 있다며 실상을 폭로했다. 또한 오프수가 너무나도 적다. 나이트 오프 이브닝, 이브 오프 데이 등 이런 근무를 한 후 출근하면 내가 진짜 오늘 며칠인지 모를 지경이다. 환자 관리하면서 환자가 대답하면 맞는지 핸드폰을 켜서 확인해야 날짜가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정신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하고 고대의료원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버텼으나 이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이 병원에 오래오래 다니고 싶어서 파업에 참여했다며 반드시 승리하자고 말했다.

9월 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6일 재단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보건의료노조
9월 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6일 재단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보건의료노조

 

비정규직 확대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시설팀 조합원은 정년 퇴직과 명예퇴직 등 사직자 자리에 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비정규직 채용만 늘리고 있다, 시설직뿐만 아니라 일반 기술직, 일반업무직에도 비정규직을 늘리고 있다. 사측은 건물과 장비에만 투자하고 있고, 일할 사람들은 두세 사람이 하던 일을 한 사람이 하도록 한다, 그래서 위험에 처하고 있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병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지난 6241차 교섭을 진행한 고대의료원지부의 핵심요구는 인력확충 및 불법의료 근절과 교대제 대선 코로나 19에 헌신한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서 충분한 임금인상 1,700여 최대규모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년 및 명예퇴직 자리 즉시 충원 관공서 공휴일 근무시 대체휴일 부여 등이다.

그동안 고대의료원지부는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수립하기 위하여 다양한 제안과 활동을 해왔다. 2019년 고대 노동문제연구소에 의뢰하여 고려대학교 의료원 노사문화, 조직문화, 인력문제 분석 및 개선방안 수립연구보고서 발간한 바 있다. 2021년에는 연구용역 노사문화, 조직문화, 인력구조 개선 노사 TFT”를 운영하였고 지난 72일에는 고대의료원의 질적 도약과 조직문화개선을 위한 대토론회도 개최하였다. 이를 통해 고대의료원의 노사문화, 조직문화, 인력문제 해결이 의료원 안팎에서 크게 공론화되었지만 의료원측은 그 어떤 개선방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파업사태는 단순한 임금협상을 넘어 보다 근본적으로 고대의료원의 노사문화, 조직문화, 인력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가 누적되어 발생한 것이라는 평가다.

9월 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6일 재단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보건의료노조
9월 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6일 재단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는 오늘 재단 앞 결의대회에 이어 7일에는 재택파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지도부는 재단 이사장과 고려대학교 총장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9일에는 고대암암병원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8만 조합원이 함께 하는 집중 규탄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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