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건설노동자, 특성화고 학생 건설현장 표준안전작업 교육훈련

 

* 서로를 지켜주는 버팀목, 생명줄, 안전고리를 서로에게 연결한 학생들.  
* 서로를 지켜주는 버팀목, 생명줄, 안전고리를 서로에게 연결한 학생들.  

 

노동조합에서 예비 건설노동자, 특성화고 학생들을 찾아 ‘표준안전교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2004년생 고등학생들은 안전화, 안전벨트, 각반, 안전모 등을 착용하고 건설현장도 방문했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사)전국건설기능훈련취업지원센터(이하 센터)와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9월 28일 오전 9시부터 서울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을 만나, 파주건설기능학교와 아파트 현장에서 교육훈련을 벌였다. 이번 교육훈련은 크게 두가지 의미가 있다. 건설현장에 신규 진입 예정인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과 표준안전작업 교육훈련을 벌인다는 것이다. 

“다큐 프로그램에서 건축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토목건축과로 왔어요.” 
여학생은 조심스레 말했다. 교육훈련에 함께한 학생들은 서울공업고등학교 토목건축과 2학년생 19명이다. 학교 총 학생수는 1300명으로, 이중 토목건축과엔 145명의 학생들이 있다. 졸업생들은 건설 관련 공무원이 되거나 건설사에 취업, 혹은 현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취업 전, 학생들은 건설현장을 궁금해 했다. 또한 현장과 동떨어진 안전교육에 불만도 많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건설노조 조합원들 역시 현장에 낯선 ‘초보자일수록 안전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형식적인 안전교육은 형식적인 안전점검으로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이번 교육훈련은 하루 2명, 예고된 죽음을 맞는 건설현장에 안전 개념을 탑재하기 위한 서로의 마음이 맞아 이뤄졌다. 특히 서울공업고등학교는 노동조합이 주최하는 건설기능경기대회에 2회 연속 출전하면서 인연을 맺어오기도 했다. 

안전교육! 좋아 좋아 좋아!
서울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파주건설기능학교에 도착한 10시부터 교육훈련이 시작됐다. 건설노조는 서울/성남/안상 그리고 파주건설기능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학교 중 파주건설기능학교는 가장 최신시설로 형틀목공, 철근 과정을 배울 수 있다. 
교육훈련은 구호로 시작했다. “안전교육! 좋아 좋아 좋아!”
파주건설기능학교 채수근 교장, 센터 홍순관 이사장, 건설노조 강한수 토목건축분과위원장은 인사말을 하며, 모두 ‘사회적 인식’을 언급했다. 건설현장 일은 사회적으로 저평가 받고, 천대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반면, 현재 파주건설기능학교를 수료하고 현장에 투입되는 형틀목수 양성공은 하루 16만5천원의 임금을 받는다. 또한 올해부터 기능인 등급제가 도입되면서 건설노동자들은 ‘국가가 인정하는’ 기능공이 되고 있다. 건설노조는 건설안전특별법을 위시한 안전 관련 법제도 개선에 나서고, 현장 활동을 통해 안전 의식 고취에 나서고 있다. 

건설현장 안전 작업에 ‘표준’을 세우자. 
현재 현장엔 ‘표준’이랄 게 없다.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우는 형태이고 별도의 교육 시스템이 없다보니, 각 공정별 정해진 작업방식이 따로 없다. 형틀목수 기능의 척도는 콘크리트 타설 후에도 폼이 터지지 않는 것 정도다. 노동조합은 형틀목공 표준안전작업 교재를 제작하기 위해 각계의 전문가와 함께했다.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연구원, 기성호, 함경식 건설안전기술사, 이명래, 박태휘 건설기능장과 파주건설기능학교 강사가 함께 참여했다. 교육훈련 첫 과정은 이 교재를 통한 교육이었다. 

‘건설노동자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 
교재에서 밝히고 있는 건설노동자의 권리는 ▶참여권 ▶알 권리 ▶신고권 ▶작업중지권 등이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안전보건노사협의체) 등을 통해 안전 관련 사항에 참여할 수 있고, 사전에 유해위험 작업이나 시설에 대해 알 권리가 있으며, 고용노동부 등 국가기관에 위험상황을 신고할 수 있고, 위험 상황에선 작업을 중지할 권리가 있다. 또한 교재에서는 대표적인 건설현장 재해인 추락(떨어짐), 협착(깔리거나 끼임), 전도(넘어짐), 낙하(자재에 맞음) 등의 재해유형에 대해 그 원인과 예방대책을 서술해 놓았다. 이를테면, 1층 보 거푸집 조립 작업 중 실족하여 4M 아래 1층 바닥으로 떨어져 사망한 경우, 재해의 원인과 예방대책으로는 사측에서 해야 할 일로 작업발판 설치, 안전대걸이 구명줄 설치 등을 들고, 안전모 등 개인보호구 착용 준수 등을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금새 따라하는 걸 보니 흐뭇합니다.”
학생들은 파주건설기능학교에선 실제로 개인보호구를 착용하는 것부터 안전한 작업공구 사용법, 안전시설물 점검 방법 등을 실물을 확인하며 체험했다.
형틀 목공 교육장에선 망치나 톱 등을 안전하게 다루는 법부터 배웠다. 철근 교육장에선 깔꾸리로 날줄과 씨줄로 엮인 철근을 엮는 실습을 해 보았다. 장소를 파주 건설현장으로 이동해, 실제 벨트에 걸려 있는 안전 고리를 걸어보기도 하고, 교재에서 봤던 안전 관련 내용들을 실제 눈으로 보며 몸으로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더 있고 싶어요.” 교육훈련을 마치는 시간이 다가오자 학생들은 무척 아쉬워했다. “재미있고, 좋았고, 아저씨들이 친절했다.”며 “오늘 하루 경험으로 ‘건며들었다’(건설에 스며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는 게 안전이다!”
센터 이영록 운영위원장은 “표준안전작업 교육훈련이 이뤄질 경우, 건설현장의 유해위험요인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안전하게 일하게 되는 것은 물론, 안전에 대한 권리의식이 강화되어 실질적인 안전이 보장되는 큰 계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사)건설기능훈련취업지원센터(이하 센터)는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부설기관이다. 
센터는 전국 각지의 무료취업알선센터와 건설기능학교를 총괄, 관리하고 있다. 이번 표준안전작업 교육훈련은 안전보건공단이 진행한 안전문화 확산 공모사업에 당선돼 이뤄졌다. 
교육훈련은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의 구호를 외치며 마쳤다.
“안전작업! 좋아 좋아 좋아!”
 

* 교육훈련 교재 겉표지
* 교육훈련 교재 겉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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