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과로사한 고 장덕준님의 죽음 후 1년이 지나도록 근본 재발방지대책 없어
야간노동은 1급 발암물질, 하지만 야간노동에 대한 규제법안은 없어
제2,제3의 장덕준이 생기지 않도록 쿠팡에 대한 규제와 야간노동에 대한 규제 법제도 개선해야

고 장덕준님의 유족들이 국화를 들고 기자회견장에 서 있다. @서비스연맹
고 장덕준님의 유족들이 국화를 들고 기자회견장에 서 있다. @서비스연맹

지난 10월 12일은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과로사한 고 장덕준님의 기일이다. 고인이 돌아가시고 1년이 되었지만, 쿠팡은 여전히 과로사 방지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아들의 친구들이 여전히 그 곳에서 일하고 있다며, 1년간 쿠팡과의 싸움을 해오고 계신 유족들의 고통의 시간도 계속되고 있다. 
이제 다시는 이같은 비극이 다시 진행되지 않도록 국회가 나서서 쿠팡의 야간노동을 실질적으로 규제하기 위해 법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이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와 고 장덕준님의 유족은 10월 12일(화) 13시 국회 앞에서 고 장덕준 산재사고 1년 추모 및 법제도 개선안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모든 발언자들은 고 장덕준님이 과로사한지 1년이 지났지만, 현실이 바뀌지 않은 것에 유족분께 죄송하다는 말로 시작하였다.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공동대표는 "지금도 제2, 제3의 장덕준과 같은 노동자들이 청춘을 갈아 넣고 있다."면서 쿠팡은 최소한의 재발 방지대책에 대해 유족과 합의해야하고, 국회나 정부에서도 엄격한 야간노동 규제책이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안진걸 민생연구소장이 추모의 국화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안진걸 민생연구소장이 추모의 국화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안진걸 민생연구소장은 "사람은 살리고 보는 사회적 책임을 다같이 촉구하는 상황이 왔다."면서 책임있는 업종이라면 빨리 대안을 마련해야하고, 국회와 정부에서도 책임있게 대해야한다고 호소했다. 

강은미 국회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강은미 의원실 제공
강은미 국회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강은미 의원실 제공

강은미 국회의원은 국감을 준비하면서 쿠팡이 얼마나 나쁜 기업인지 확인했다고 하면서 "9명의 노동자가 죽었는데 7명이 야간노동과 관련된 노동자였고, 실태조사에서 요구조건 1위가 휴식할 공간 제공, 2위가 냉난방기 설치였다."라며 쿠팡이 이야기하는 혁신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후 의원은 야간노동 규제 법안을 상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발언을 통해 "노동자들은 산업재해 없는 세상에서 살고자 수많은 노동자들이 싸워왔고 죽어갔다."며 하루에 5~8명은 산재사고로 죽어가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죽음의 행렬로 자본이 부를 축적하고, 인간의 편리를 위해 기후위기와 노동의 위기를 가져가려고 하는가?"라며 분노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5인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플랫폼으로 내몰리는 노동자, 이 모든 노동자들이 노동법으로 보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요구,  ▲일자리 문제 포함 주택, 의료, 교육, 돌봄, 교통까지 국가가 책임질 것을 요구하며, 10월 20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11월 전노대, 1월 총궐기로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고 장덕준님 유족 중 어머님이 대표로 발언을 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고 장덕준님 유족 중 어머님이 대표로 발언을 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고 장덕준님 유족들은 발언을 통해 "이제 정부가 나서서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답을 달라. 우리와 같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생기지 않기를,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부탁."했다.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기자회견문엔 "쿠팡에 대한 규제, 플랫폼기업의 독과점 방지, 노동법 개정을 통한 야간노동 제한, 유통법 개정을 통한 야간 물류센터 운영시간의 제한 등 구체적 방도가 제안되고 있다."며 국회가 나서서 쿠팡 규제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장덕준님 유족 발언문]

안녕하십니까?
작년 오늘 10월12일 저희는 병원에서 혹시나 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덕준이가 다시 눈을 뜨기를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아들은 집에서 실려 나간 그 모습 그대로 우리가족의 곁을 떠났습니다. 그 때의 참담했던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그로부터 일년,
떠나간 아들을 대신해 다시는 덕준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달려 왔습니다. 사고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산재신청, 국회청문회, 산재청문회, 전국순회기자회견, 국민청원까지. 저희 유가족은 생업을 포기한채 지난 일년의 시간을 노동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재발방지 대책을 회사에 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쿠팡뉴스룸에 발표한 근로자들이 안전한 환경속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회사대표가 한 그 약속을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도 덕준이의 친구들은 생명을 담보로 한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쿠팡의 노동자들은 물건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 회사는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쓰다 버릴 수 있으니 사람에 대한 존중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노동자들은 오늘 살아야 하기에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노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회사를 정부는 언제까지 지켜 보기만 할겁니까? 오늘 하루를 먹고 살아야 하는 노동자들은 누굴 믿고 버텨야 합니까? 언제 죽어도 이상 할 것 없는 노동환경을 탓하는게 아니라 노동자의 과실로 몰아버리는 이 이상한 곳에서 노동자들의 권리조차 말할 수 없는 이 이상한 곳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의 가족들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합니까?

20대 건강한 청년이었던 덕준이가 자기몸을 희생하며 보여준 열악한 노동환경을 언제까지 눈 감고 귀막고 모른 척 하실겁니까?

이제 정부가 나서서 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답을 주십시오. 그래서 저희와 같은 고통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생기지 않기를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21년 10월 12일

고 장덕준님 유족분들께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고 장덕준님 유족분들께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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