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열사 기일에 맞춰 2021년 이주노동자대회 개최
전태일다리 기자회견 이어 청와대까지 행진

7일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이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쓰인 종이를 몸에 붙였다 쇠사슬과 함께 떼어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7일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이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쓰인 종이를 몸에 붙였다 쇠사슬과 함께 떼어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이주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노예가 아니다!”

전태일열사 51주기를 한 주 앞둔 7일, 사업장 이동의 자유와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이주노동자의 목소리가 서울 도심에 울려퍼졌다.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 윤택근)과 이주노조(위원장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이들은 전태일 동상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 산업 가장 밑바닥을 떠받치며 우리가 입고 쓰고 살고 먹는 거의 모든 것에 기여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사회적 대우와 기본권 보장을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착취와 억압의 지옥”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이주노동자 귀국이 늘고 신규 입국자가 줄면서 산업현장 곳곳에선 노동력 부족으로 아우성이다. 중소영세 제조업체, 농축산업, 어업 등 이주노동자가 주로 일하는 현장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생산 타격으로 이어졌다. 한국사회는 재난 상황을 맞이해서야 그간 이주노동자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 깨달은 셈이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에서 이주노동자 다수가 처한 비인간적인 주거 상황, 산업재해 문제, 임금체불, 코로나19 방역대책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들은 30년 넘게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재했으나 권리는 제한당하고 차별과 억압, 착취 속에서 살아왔다”라며 “이주노동자가 스스로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차별적인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다야 라이 민주노총 이주노조 위원장은 “무엇보다 올해 17년 된 고용허가제가 강제노동의 주범”이라고 단언했다. 라이 위원장은 “이 제도에서 이주노동자는 사업장을 바꾸거나 선택, 기간을 연장할 권리 등은 없고 기계처럼 일할 의무만 있다. 이주노동자 고용에 대한 모든 권리는 사장에게 있기 때문”이라며 “고용노동부에 호소해도 공무원들은 ‘사장에게 얘기하라’고만 한다. 고통의 근원인 고용허가제를 없애고 노동권을 보장하는 노동허가제를 실시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이 위원장은 “우리는 이주노동자 강제노동을 철폐하기 위해, 차별적인 법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투쟁해왔다. 지금도 주말이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하는 등 여러 행동을 하고 있다”라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인간이자 노동자로서의 권리다. 인간으로서 똑같이 존중받고 노동자로서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이주노동자에게 끔찍한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한국사회는 마치 관심을 갖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주노동자는 다시 이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유령처럼 취급받는다”라며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앞으로도 희망을 말할 수 없다. 민주노총은 이주노동자와 함께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함께 싸워갈 것이다”라는 결의를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현장 이주노동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익명의 공공운수노조 소속 이주여성조합원은 “우리는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선주민 직원들과 동일하게 경력에 따른 호봉제가 적용된 임금과 각종 수당을 받고 싶은 것”이라며 “이주여성노동자는 함부로 대해도 되는 대상인가? 이주여성노동자도 선주민 직원과 똑같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조합원은 경력에 따른 임금도 받지 못하고 각종 수당 지급도 지자체마다 차이가 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10년째 이중언어코치로 일하고 있다.

필리핀노동자공동체 카사마코(KASAMMA-KO) 소속 카를로 올리버 씨도 “전태일 동지의 희생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는 단결해야 하고 우리의 기본적인 민주적 권리를 성취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축산 어업 노동자 차별’ ‘사업장 변경 제한’ ‘사람이 살 수 없는 숙소’ ‘임금체불’ 등 이주노동자 겪는 어려움을 쇠사슬과 함께 몸에 붙였다 떼어내는 퍼포먼스로 기자회견을 마친 이주노동자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주민센터 인근에서 이날 행사를 마무리한 이주노동자들은“기계처럼 일하면 기계가 되고 죽을 것처럼 일하면 진짜 죽는다”라며 “다시 가족을 만나기 위해 죽지 않을 만큼 일하고 스스로의 노동권을 지켜나가자”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한편, 단계적 일상회복이 이뤄진 뒤 처음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과 행진은 방역지침에 따라 이주노동자 99명이 사전에 발열체크와 소독을 철저히 진행한 뒤 치러졌다. 매년 이주노동자들은 전태일열사 기일에 맞춰 이주노동자대회를 열었으나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에선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사측의 방해 등으로 인해 모이기 어려워 실내 기자회견, 증언대회 등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다.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 송승현 기자
발언 중인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 송승현 기자
발언 중인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차별 반대 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약 4.5km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의 요구안을 알리기도 했다.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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