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 개선안 내지 않겠다”며 교섭 파탄 이끈 교육청 교섭대표
- 교육예산은 늘어나는데도 차별해소에 외면하는 17개 시도교육청
- 학비노조 대표단 집단삭발하며 12월 2차 총파업 선포
- 딸의 결혼식 앞둔 간부까지...“차별의 종합백화점 학교부터 차별 해소하자”

전국에 차가운 겨울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20여명이 눈물을 흘리며 집단 삭발에 나섰다. 이들은 학교비정규직 차별과 불평등 해소를 위한 집단교섭이 노동자를 무시하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과 교섭 관료들에 의해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들은 10월 20일 경고파업에 이어 12월 2차 총파업을 선포했다.

8일 오전,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위원장 박미향, 이하 학비노조)은 전라남도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을 선언하고 집단삭발식과 간부결의대회를 연이어 진행했다. 박미향 위원장을 비롯한 학비노조 대표자 19명은 집단삭발을 결행하며 여성 노동자들이 차별해소를 외치며 삭발에 나서야하는 현실이 참담하지만 더 큰 투쟁을 만드는 계기로 만들곘다며 결심을 밝혔다. 

여성 노동자들이 또 다시 삭발하는 상황 만든 교육감들에 분노...12월에 2차 총파업 나설 것

노동조합 활동을 하며 여섯 번째 삭발에 나섰다는 박미향 학비노조 위원장은 “한 간부는 내일 모레면 딸의 결혼식인데도 삭발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며 “이런 상황을 만든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들과 노동자를 무시하는 교육관료들을 강력 규탄한다”고 일갈했다. 
또한 “51년 전 산화하신 전태일 열사가 외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요구처럼 비록 우리는 비정규직노동자이지만 이 불평등한 세상을 반드시 우리의 투쟁으로 바꿔내겠다고 결의하겠다”며 “학교비정규직이 앞장서 2차 총파업 투쟁으로 집단교섭에서 승리하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교육부 장관과 정규직 전환 논의를 시작한지 2년인데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학비노조 11년의 역사에서 8번이나 집단 삭발을 해야하는게 지금 처한 우리의 현실”이라며 “차이는 인정할 수 있어도 차별은 인정할 수 없다. 학교에 비정규직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소중한 내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삭발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결심을 밝혔다. 

학교는 차별의 종합백화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차별 끝장내자

또한 집단 삭발에 함께 한 대표자들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학교는 차별의 종합백화이다. 차별을 이제는 끝장내고 싶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비정규직 차별을 그냥 두고 노동인권을 말할 수 있나?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노동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고 싶다”며 불평등 해소를 위해 싸울 것을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빗속에서 구호를 외치며 “빗물속에 잘려나간 머리카락을 보며 흘린 우리의 눈물은 1000만 비정규직의 눈물”이라며 “노동공약은 실종되고, 민생정책없는 이전투구 대선판을 두고 볼 수 없다.  한국사회 최대 비정규직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 불평등 타파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조합원 83.7%의 압도적 찬성으로 쟁의에 돌입, 지난 10월 20일 학비노조 조합원 2만 명의 참여로 역대 최대 총파업을 성사했다. 또한 10월 말부터 전국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전개했으나 곳곳에서 교육청 직원들과 마찰이 빚어졌다. 이러 교섭에서도 교육관료들이 노골적으로 교섭을 해태하자 대표자들부터 삭발에 나서 2차 파업을 선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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