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투쟁사업장 집중 투쟁’의 날로 정한 22일 하루 동안 투쟁사업장들과 함께 했다.
▲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투쟁사업장 집중 투쟁’의 날로 정한 22일 하루 동안 투쟁사업장들과 함께 했다.

 

“천막에서 11번째 성탄절을 맞지만 동지들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오스카상 보다 더 의미 있는 상을 받아 기쁩니다.”

“상 받을 줄 알았으면 턱시도라도 준비할 걸 그랬습니다.”

 

어둑한 광장에서 난데없는 수상 소감이 울려 퍼졌다. 드레스와 턱시도 대신 노동조합 조끼를 입은 참가자들의 벅찬 목소리가 어둔 광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마련한 연말 시상식, ‘KCTUBS 투쟁 대상’이 열린 22일 오후 7시께 시청 광장 풍경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22일을 ‘투쟁사업장 집중 투쟁’의 날로 정하고 오전 9시부터 투쟁사업장 노동자들과 함께 했다. 건설노조와 마트노조, 일반노조에서는 멋진 축하연을 펼쳤다. 많은 노동조합에서 투쟁기금을 쾌척했고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는 손팻말과 핫팩 등 혹한을 이길 수 있는 선물을 준비했다.

 

▲ 오전 9시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 지부 부산지회와 함께 범일동 IFC 사무실 앞에서 출근 선전을 진행했다.
▲ 오전 9시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 지부 부산지회와 함께 범일동 IFC 사무실 앞에서 출근 선전을 진행했다.

 

▲ 강기영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유옥경 보험설계사지부 부산지회장, 오세중 보험설계사 지부장, 최현진 자판연대 지회장, 김경은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장
▲ 강기영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유옥경 보험설계사지부 부산지회장, 오세중 보험설계사 지부장, 최현진 자판연대 지회장, 김경은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장

유옥경 보험설계사노조 부산지회장은 ㈜IFC에서 부당 해촉 당한 후 2019년 노조에 가입, 2020년 부산 지회장이 되었다. 450여 일째 ㈜IFC 양정 사무실과 범일동 사무실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사측이 낸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정되어 부당 해촉 관련 선전물을 사용하거나 구호조차 외칠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설계사 노조 부산지회는 현재 ‘보험설계사에 대한 일방적 수수료 삭감 철회하라, 보험설계사에 대한 부당해촉 처벌법 제정하고 불공정 행위 금지 표준 위촉 계약서 제정하라’는 등의 요구를 담은 손팻말을 들고 선전전을 하고 있다. 보험설계사 노조는 설립을 추진한 지 20여 년 만인 지난 2020년 12월 31일 노조로 인정받았다.

 

▲ 오전 11시 30분 현대자동차 부산지역본부 앞에서 금속노조 자동차판대연대 지회와 함께 중식 집회를 열었다.
▲ 오전 11시 30분 현대자동차 부산지역본부 앞에서 금속노조 자동차판대연대 지회와 함께 중식 집회를 열었다.

 

▲ 김병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윤철민 자판연대지회 사무장, 한창신 자판연대 지회장 당선자, 유옥경 보험설계사지부 부산지회장, 최승환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
▲ 김병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윤철민 자판연대지회 사무장, 한창신 자판연대 지회장 당선자, 유옥경 보험설계사지부 부산지회장, 최승환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

자동차 판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자 현대자동차는 해당 대리점을 폐업했다. 폐업 후 인근 대리점으로 고용승계가 되는 것이 관례이지만 부산 수비 대리점에서 일하던 조합원들은 고용승계가 되지 않아 올해 1월부터 현대자동차 부산지역본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노숙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은 폐업 후 인근 대리점으로 고용승계가 되었다.

2020년 12월 22일부터 투쟁을 시작해 만 1년을 맞은 자동차판대연대지회 수비대리점 노동자들의 요구는 ‘일만 할 수 있게 해 달라’라는 것이다.

 

▲ 오후 3시 남구청 앞에서 서비스연맹 요양서비스 노조 해피실버타운 분회와 함께 집회를 열었다.
▲ 오후 3시 남구청 앞에서 서비스연맹 요양서비스 노조 해피실버타운 분회와 함께 집회를 열었다.

 

▲ 박원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 부본부장, 진은정 요양서비스노조 부경 지부장, 박혜경 요양서비스노조 해피실버타운 분회장, 허진희 일반노조 서면시장번영회 지회 조합원
▲ 박원대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국장,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 부본부장, 진은정 요양서비스노조 부경 지부장, 박혜경 요양서비스노조 해피실버타운 분회장, 허진희 일반노조 서면시장번영회 지회 조합원

해피실버타운 분회는 2020년 5월 13일 설립했다. 노조 설립 한 달 만인 6월 19일 분회장이 해고됐다. 조합원들은 경고파업과 전면파업으로 맞섰고 사측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6월 추가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해피실버타운은 올 2월 한 달간의 영업정지와 부정수급금 3천 만 원을 환수당했다.

요양서비스 노조 해피실버타운 분회 조합원들은 1년 넘게 ‘정리해고 철회와 노인 돌봄의 공공성 강화, 요양노동자 처우개선, 부정비리와 부실경영 퇴출, 노동조합 인정’ 등의 요구를 걸고 투쟁 중이다.

 

▲ 오후 7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연 민주노총 부산본부 투쟁 대상(KCTUBS Struggle Award)
▲ 오후 7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연 민주노총 부산본부 투쟁 대상(KCTUBS Struggle Award)

 

▲ 진군호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부장,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 진군호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부장,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마무리 발언을 한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동지들의 투쟁이 해를 넘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라며 “매일 이어지는 투쟁에 지치기도 하고 함께 하던 동지가 떠나면 울기도 한다. 승리의 확신이 흔들릴 때도 있지만 민주노조를 지키자는 동지와의 약속이기에 멈출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순회투쟁에 함께 하며 민주노조가 뭔지, 민주노총을 만든 이유가 뭔지 생각했다.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지 못하는 노조는 민주노조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사업장 별로 나뉘어 있지만 사업장에 갇히지 않고 더 크고 강하게 단결했다. 산별노조와 민주노총을 만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가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 주자. 민주노총이 여러분들을 반드시 지키겠다”라면서 “노동자가 인간으로 살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라가 아닌 세상을 위해 민주노총답게 투쟁하자. 올 한 해 고생 많으셨다”라고 인사했다.

 

▲ 축하 공연을 해준 건설노조 부산본부 몸짓패 ‘청바지’, 마트노조 부산본부 홈플러스 가야지회 몸짓패 ‘담쟁이’, 일반노조 서면시장번영회 지회
▲ 축하 공연을 해준 건설노조 부산본부 몸짓패 ‘청바지’, 마트노조 부산본부 홈플러스 가야지회 몸짓패 ‘담쟁이’, 일반노조 서면시장번영회 지회

주요 수상 내역은 아래와 같다.

 

투기자본 꺼져! 일터 지킴이상 - 풍산마이크로텍 지회, 마트노조 부산본부

노동자 생존권 쟁취! 해고 없는 세상 - 자판연대 부산지회, 보험설계사 부산지회, 남부발전 운영관리지부

연대와 단결의 화신! 노동자는 하나상 - 요양서비스 노조, 일반노조 서면시장번영회 지회

비정규직 철폐! 직접고용 쟁취상 – 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 부산지회,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지회, 부산 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

 

서로를 위해 하루를 아낌없이 연대한 ‘투쟁사업장 집중 투쟁’의 날은 오후 8시께 시청광장에서 마무리했다. 레드카펫 대신 동지들이 마음으로 깔아 준 꽃길 위에 선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가장 빛나는 주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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