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의 방관으로 농협중앙회가 사실상 '갑질 조합장 수호부대'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무금융노조 연맹(위원장 이재진)은 22일 낮 12시,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중앙회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재진 위원장은 여는 발언을 통해 “농협은 농민조합원을 위해 존재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농민조합원 보호를 문제점 은폐를 위한 핑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전주농협에서는 직원이 대금 8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조합장이 농민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핑계로 횡령금 부족분 3억여원을 직원들에게 강제 모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주농협은 직원들의 자발적 모금이니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조합장이 모든 인사권을 가진 상황에서 이게 상식적으로 정말 문제가 없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비단 전주농협만의 문제는 아니다. 북충주농협에서는 조합장과 전무가 한우를 3,000만원 가까이 가져다 먹었지만 내부고발자만 피해를 봤고, 보은농협의 불법행위는 말할 것도 없다”며 “감사권한을 쥐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감사도 징계도 제대로 하지 않으며 지역농협의 문제점을 묵과하고 있다. 이건 비호세력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우리 노조는 기자회견과 집회에서 했던 발언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에게 이 사태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 덧붙였다.

서진호 협동조합특별위원장은 “시대 환경은 변화하고 있는데 전국의 1,200여개 지역 농축협의 조합장 직장 갑질은 조금도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는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수많은 직장갑질을 솜방망이 처벌하며 조합장 면죄부를 주어왔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어 “전주농협 사건만 해도 횡령사건 발생 직후 노조가 중앙회에 항의면담을 가서 ‘철저히 감사하겠다’는 감사원 팀장의 약속을 받아냈음에도, 결과적으로는 ‘감사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다’는 대답만을 들었다”며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과거에 지역농협에서 근무할 당시 똑같은 짓을 벌였던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될 지경”이라 지적했다. 

서 특별위원장은 “직장갑질을 근절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생생한 현장발언도 이어졌다. 김원만 충북지역본부장은 “충북농협은 솜방망이 처벌조차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썩어있다”는 성토로 현장발언을 시작했다. 

김 본부장은 “보은농협의 경우 법인통장 대출금 수수료를 마음대로 빼서 지인들에게 1회성 보험을 3,800만원어치나 가입시킨 직원이 징계는 커녕 지점장직을 유지하며 보험왕까지 됐다”며 “심지어 이 직원은 인당 100억이 넘는 불법 대출을 하고, 장부도 없이 예식장 사업을 벌여 이익을 챙겼음에도 중앙회에 감사를 요청하자 ‘감사 메뉴얼이 없어 불가능하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북충주농협 전무는 조합장과 1년 동안 예산으로 소고기를 3,600만원어치를 먹었다. 소로 환산하면 30마리다. 직원들이 외상값을 갚아달라고 해도 조합장이 안다며 갚지도 않았다. 이후 감사 결과가 나왔지만 3천만원을 영업손실로 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반면 내부고발자 5명 중 3명은 괴롭힘 끝에 퇴사했고, 남은 2명은 고통 받다가 지금 노조를 만들어 투쟁하고 있다”며 “이 썩어빠진 최고의 부패조직 중앙회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 강조했다. 

진석 전주농협분회장은 “전주농협은 영업손실로 처리해야 할 돈을 그렇게 처리하지 않고 직원 각출로 처리했다”며 “우월적 지위를 가진 조합장이 직원들에게 그런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도 놀랍고, 상임감사가 있음에도 이런 사건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는 점도 놀랍고, 갑질 피해를 확인한다며 이름, 직위, 지점명을 모두 적은 실명 설문을 돌린 것도 놀랍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진석 분회장은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감사 결과”라며 “우월적 지위를 행사한 것은 맞지만, 갑질 피해는 입증할 수 없으니 혐의 불충분으로 결과 도출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썩은내가 진동을 한다” 울분을 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문명학 광주전남지역본부장과 고성환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에 이어 농협중앙회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기사:배나은 선전홍보부장 사진:최정환 교육선전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