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종열의 노동보도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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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은 윤석열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21일, 윤석열 정부의 길이 어떤 길인지 알려주는 상징적인 만남이 있었다. 윤석열 당선인과 경제 6단체장 오찬 간담회가 열렸는데 매일신문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 경제로의 전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만남에서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며 “정부는 인프라를 만들고 뒤에서 도와드리고 기업이 앞장서서 일자리를 만들며 투자해 기업이 커가는 것이 나라가 커가는 것”이라며 ‘신발 속 돌멩이’를 빼내겠다고 약속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불법 파업 등 잘못된 부분에는 공권력 집행이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노동개혁을 주문했고,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안전도 중요하지만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부분은 글로벌 기준에 맞춰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의 보완을 요구했다.

매일경제는 사설 <尹 당선인·경제6단체장 회동 ‘민간주도 경제’ 올바른 방향이다>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발언을 ‘시장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믿음 아래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규제 대못을 뽑겠다는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매일경제는 윤석열 당선인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약속했다”며 ‘기업인들의 염원에 대한 화답’이라면서 참석한 경제단체들이 모두 흡족해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을 통해 ‘지금 세계는 기업이 곧 국가인 시대’라면서 “정부 정책이 이 시대 흐름을 막지 않는지 늘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는 민노총의 전성시대였다”면서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급속 인상, 경직적 주52시간제 도입,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반기업 규제를 쏟아냈고, 노동3법 개정, ILO협약 비준 등 노동계 요구는 대폭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민노총은 불법・폭력 면허증을 받은 집단이 됐다”며 윤석열 정부는 노조의 불법·폭력에 법대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윤석열 당선으로 ‘윤석열 정부-대기업-기득권 신문’의 ‘반노동 삼각동맹’이 완성됐다.

그런데 이 ‘반노동 삼각동맹’이 만들어진 날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이들 삼각동맹이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진실’을 이들과 결코 어울릴 수 없는 ‘서자’ 취급을 받는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무심코 이야기해버린 것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윤석열 당선인과의 만남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대기업엔 전혀 영향이 없다. 기업 수 0.3%의 대기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57%를 가져가고 99%의 중소기업은 25%밖에 못 가져간다. 결국 중소기업은 월급이 대기업의 절반에 불과하고, 젊은 근로자가 오지 않아 저성장 늪에 빠져 있다”면서 ‘양극화’라는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것이다.

김기문 회장은 이날 "삼성 같은 경우 원자재를 사주는 방식으로 협조를 하고 있지만, 원자재 값이 올라도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는 대기업들이 있어 중소기업의 불만이 높아진다"면서 “포스코의 경우에는 지난해 철강 제품 가격을 5번 올리면서 사상 최대 이익을 냈는데, 이런 불합리한 내용이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포스코를 직접 언급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23일 <대통령 당선인 앞에서, 졸지에 '나쁜 기업'된 포스코>에서 익명의 재계 관계자를 동원해 "경제단체마다 처지가 다르겠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갈라치는 것보다는 새 정부와 함께 상생・협력 방안 마련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뭉개기 신공’을 펼쳤다.

조선일보는 김기문 회장이 간담회가 생방송 된 사실을 알고 당황했다고 하지만, 정작 당황한 것은 누구였을까?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76조, 영업이익은 9조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지만 5번에 걸친 철강재 인상으로 중소기업의 ‘고혈’을 빨아먹은 것이다.

포스코는 ‘나쁜 기업’이 맞다. 그렇다면 ‘나쁜 기업’은 포스코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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