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인구당 공공병상과 의사·간호사 인력도 전국 최하위
경기도지사 후보에게 동북부 공공병원 확충과 기존 6개 경기도의료원 강화,
주민 참여 공공의료 거버넌스 구축과 공공의료특별회계 신설 요구
경기도지사 후보 초청 정책 토론회… 여야 막론 후보들 “9.2 노정합의 이행돼야”

보건의료노조는 10일 수원에서 여덟 번째 전국 순회 캠페인을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공공의료 ‧ 의료인력 확충, 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보건의료노조(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나순자) 8회차 전국 캠페인이 10일 경기 수원에서 진행됐다. 캠페인 참가자들은 “동북부(남양주시 등) 의료공백을 비롯해 경기도 내 심각한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공공병원 신축과 기존 6개 경기도의료원 기능 강화 등 전면적인 공공의료 확충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오전 11시 수원시 광교에 위치한 경기도 신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후보에게 정책 요구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이날 캠페인을 시작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경기도의 인구가 매년 증가하는 만큼 공공의료, 보건의료인력이 증가하지 못해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지난해 노정합의에서 복지부와 남양주, 안양, 부천권을 공공의료 부족 지역으로 명시하기도 했다”며 “공공의료와 보건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9.2 노정합의 이행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결단이 매우 중요하기에 경기도지사 후보들이 오늘을 기점으로 최우선 공약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 광교 경기도 신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나순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수원 광교 경기도 신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최정명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최정명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K-방역이라며 강한 의료체계에 자부심을 가진다고 하지만 필수인력조차 부족해 보건의료노동자들이 고된 노동에 현장을 떠난 게 실상"이라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새로 부임할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7월 대중투쟁을 이미 선포했다. 보건의료노조 동지들과 함께 연대의 힘으로 승리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효준 보건의료노조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을 대표해 ▲코로나19 시기 보건의료노동자의 희생에도 경기도의료원이 타 공공기관과 같은 기준으로 경영평가를 받는 점 ▲인력 부족에 허덕이면서도 공공기관 총액인건비제도 탓에 인력을 제대로 충원하지 못하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했다. 한경대 보건의료노조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지부장은 "코로나19 시기 도립 정신 공공의료기관으로 역할했지만 전문의 사직 및 열악한 시설 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도민들의 정신건강서비스 공백을 막기 위해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에게 ▲경기동북부권 지역 의료불평등 해소 ▲경기 6개 의료원의 기능강화 및 비어있는 6개 중진료권 공공의료 확충 대책 마련 ▲경기지역 내 의사 간호사 등 필수보건의료인력 확보 대책 마련 및 지원방안 마련 ▲공공의료 거버넌스 강화와 예산 확보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참가자들은 컨벤션센터 사거리로 이동해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했다.

 

백소영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장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이어 오후 2시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본부장 백소영)는 이날 캠페인 프로그램으로 경기도지사 후보를 초청해 경기도의 공공의료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토론회를 진행했다. 

백소영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경기도의료원 등 도내 공공병원들은 전담병원으로 희생과 헌신을 다했지만, 전담병원에서 해제돼 일상으로 원상 회복하는 과정에서 경영적자와 임금체불등이 우려돼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백소영 본부장은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400만 인구를 가진 곳이지만 심뇌혈관질환, 정신, 응급외상, 암 등 필수의료 영역 자체 충족율은 하위 수준이며 인구당 공공병원 병상 수, 공공보건의료인력 등도 서울의 절반 수준으로 매우 열악하다”며 “경기도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격전지가 된 만큼 오늘 토론회가 공공의료 확충과 지역 의료 불평등 해소의 기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영주 진보당 후보, 황순식 정의당 후보,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선대본부장이 토론회장을 찾았다. ⓒ보건의료노조

 

이날 토론회에는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와 황순식 정의당 경기도지사 후보, 송영주 진보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선대본부장)이 직접 토론회장을 찾았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3년간의 경험으로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공공의료와 보건의료인력 확충, 지역 의료격차 해소에 대해선 누구도 이견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혜 후보는 “합의는 지켜져야 하고 도민을 위한 합의를 이끄는 것이 도지사의 역할”이라며 “도지사가 된다면 (보건의료노조-보건복지부) 9.2 노정합의도 더 잘 지켜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순식 정의당 후보는 “보건의료노조가 요구하는 공공의료와 보건의료인력 확충, 처우 개선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밝히며 10대 공약에 공공의료 확충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렸다.

송영주 진보당 후보는 “9.2 노정합의가 반드시 이행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에서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겠다”며 “시장에 맡긴 의료가 아니라 공공의료가 의료체계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동지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영상축사를 통해 “감염병 시대 위기 대응과 도민들의 건강한 삶을 책임지기 위해선 공공의료 강화를 통한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며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대안을 만들어내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로 야당 소속 의원이 되었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노정합의가 반드시 이행될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며 “1,400만 도민이 머무는 경기도에서 공공의료·보건의료인력 확충 과제를 선도적으로 수행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후원한 공공의료포럼의 강창구 공동대표는 “지난해 말 델타 변이 확산 시기 병원에도 가보지도 못하고 사망한 사람이 4천 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공공병상이 부족해 벌어진 의료시스템 붕괴”라며 공공병원 신증축 등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9.2 노정합의 이행 투쟁에 공공의료포럼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11일 경기도 공공의료 정책토론회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보건의료노조 

 

이날 정책 토론회는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가 ‘경기도 공공의료 현실과 과제’를, 황홍원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 사무국장이 코로나19 일상회복 시기 경기도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방선거 요구를 주제로 발제했다.

나백주 교수는 “경기도 내 공공의료 부족이 응급의료 자체 충족율 등 지역 간 필수의료 격차를 낳고 있다”며 “노정합의에서 지목된 남양주권 등에 공공병원 신축이 필요하고 동시에 기존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공공정책 수가를 통해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고 하지만 의료 취약지 등은 민간·시장에서 담당하지 않는다”며 “의료취약지에서도 필수의료를 보장해줄 수 있는 공공의료 투자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나백주 교수는 경기도 인구 10만명 당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의사·간호사 수와 경기도의 1인당 보건예산 모두 전국 최하위 수준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발제를 맡은 황홍원 사무국장은 “경기도의 인구 10만 명 당 급성기 병상 수는 전국 최하위로 수도권임에도 의료자원 상황이 매우 좋지 않고, 중진료권별 입원사망비를 보면 남양주, 안양, 의정부 등 공공의료 취약지가 사망비가 높다”며 경기도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보건의료노조 공약 요구를 소개했다. 황홍원 사무국장은 먼저 “9.2 노정합의에 기초해 기존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의정부, 포천, 파주, 이천, 수원, 안성)을 신·증축을 통해 400병상 이상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남양주권 등 경기 동북부 의료취약지에 공공병원 신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황홍원 사무국장은 이어 ▲간호사 대 환자 수 제도화 등 인력 기준 조례 마련 ▲경기도 내 노정교섭 활성화 공공병원 노동이사제 도입 ▲공공보건의료예산비율 10% 수준으로 상향 및 공공보건의료특별회계 신설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의 이전 신축과 성남시의료원 강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11일 경기도 공공의료 정책토론회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보건의료노조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혁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정책실 부실장과 박래웅 아주대 의료정보연구센터장(국민의힘 보건의료 정책담당), 조귀제 정의당 경기도의원 비례후보, 김미희 진보당 보건의료 정책특보가 정당 지정토론자로 참가했으며,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과 박건희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손성배 경인일보 기자도 지정토론자로 함께했다.

이혁희 부실장은 “김동연 후보는 코로나19가 지나간다 해도 공공의료 강화가 필수라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며 “경기 북부 거점 공공병원을 반드시 설립하고, 10년을 내다본 공공보건의료 발전계획을 수립해 공공의료 인력계획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혁희 부실장은 아울러 ▲공공병원 노동이사제 전면 실현 ▲공공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확대 및 민간 참여 유도 ▲간호사 등 보건의료인력 처우 개선 등을 약속했다.

박래웅 의료정보연구센터장은 “공공의료 강화는 지상과제”라면서도 “공공병원은 급성기 진료 관련해 민간병원과 경쟁는 방향은 지양하고 질병 예방, 의료취약계층 진료, 감염병 예방 등 역할에 특화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래웅 센터장은 “의료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국민 생명을 지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경기도부터 의료 데이터를 종합해 수집, 분석하는 일을 우선 시작해야 한다”이라고 제안했다.

조귀제 도의원 비례후보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노정합의 내용이 제대로 포함되지 않았지만 노정합의는 국민과의 약속이기에 정의당이 책임지고 이행에 함께하고자 한다”며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사항은 정의당의 요구사항”이라며 노조의 정책 요구안을 모두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김미희 정책특보 또한 보건의료노조의 정책 요구안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모두 함께하겠다고 강조하고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7명을 조례로 만들고 예산을 경기도에서 지원할 것”, “경기도 공공의과대학 설립으로 의사 인력도 OECD 평균 수준으로 확충하겠다”는 등 인력 확보 및 지원 대책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은 “필수의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2018년 이후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이 선정됐지만 대부분의 병원이 200병상 규모로 규모와 시설, 인력 등이 부족해 제대로 역할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며 기능강화 및 확충이 필요함을 설명했다.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은 “2년 이상 일반병상을 모두 닫고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해 일반 질환 환자들이 모두 떠났는데, (일상회복 이후) 병원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지원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향후 공공병원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선 차기 도지사의 장기적 정책 계획과 의지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희 감염관리지원단장은 “공공의료 논의에 1차의료 논의가 더 강조돼야 한다”며 “주치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익적 의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병원은 소유주체뿐 아니라 운영 방식 역시 공익적, 민주적일 때 공공의료를 제대로 제공할 수 있다”며 “노동이사제를 비롯해 노동자와 시민이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손성배 기자는 경기도의료원 경험을 언급하면서 “8기 민선 경기도지사는 먼저 경기도의료원 종사자들의 노고를 알고 일과 삶을 병행할 수 있는 인력 충원과 아낌없는 지원 등 상응하는 보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4월 26일(화)부터 5월 17일(화)까지 ‘공공의료‧의료인력 확충, 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전국 캠페인 – 내 곁에 든든한 모두의 공공의료’를 진행하고 있다.

 

 

10일 경기도 수원 광교에서 캠페인 참가자들이 거리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10일 경기도 수원 광교에서 캠페인 참가자들이 거리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10일 경기도 수원 광교에서 캠페인 참가자들이 거리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10일 경기도 수원 광교에서 캠페인 참가자들이 거리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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