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위원장 등 지도부 총사퇴

<b>존경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b>

오늘 저희는 중대한 결단을 내리고자 합니다. 민주노총 지도부 총사퇴를 오늘 정오를 기해 단행코자 합니다.

동지 여러분께서도 이미 아시는 바대로, 저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 수석부위원장의 비리사건에 대한 모든 도의적 책임을 지기로 했습니다. 시급한 11월 비정규 투쟁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총사퇴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수석부위원장의 비리사건으로 인한 모든 도의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 것입니다.

<b>조합원 동지 여러분!</b>

저희는, 지도부 총사퇴라는 도의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중대 기로에 서 있는 당면한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투쟁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즉각적인 총사퇴를 요구하는 일부 집행간부의 집단사직 공개 기자회견과 몇몇 연맹, 지역본부 간부들의 연이은 성명서가 발표되고 인터넷상으로 상호비방과 비난이 난무하며, 조직내 혼란과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70만 조직을 책임진 지도부로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간부들의 분열이 조합원 여러분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해 왔습니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인 820만 비정규 노동자를 위한 입법쟁취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하였습니다.

노동자에게 단결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습니다. 지금은 하루가 평소의 일년과 다름없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간부들의 시비와 논쟁, 갈등으로 소일하는 사이에 정권과 자본의 비정규 노동법 개악과 노사관계로드맵 입법이 강행 시도될 수 있고, 우리들의 단결력과 조직력을 더욱 갉아먹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 의도와 상관없이 당장 총파업 투쟁중인 덤프연대와 화물통합(준), 레미콘 노동자들의 가열찬 투쟁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되고 말 것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 쟁취의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될 위험한 상황입니다.

<b>조합원 동지 여러분!</b>

다행히 지난 12일 저희 지도부가 결심하던 때에 비해, 최근에 와서 새로운 상황이 조성되어 새로운 결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18개 연맹 위원장들과 15개 지역본부장들이 상호 견해차이는 있으나, 하반기 투쟁을 책임지겠다는 새로운 결의를 보여주셔서 저희 또한 새로운 결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옛날 솔로몬왕의 이야기처럼,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가 서로 자기 아이라며 아이의 양팔을 서로 당기면, 정말 아이를 사랑하는 진짜 엄마가 결국 아이의 팔을 놓아주었듯이, 지금 민주노총 조직의 단결과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쟁취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해서 저희 지도부는 모든 권한을 내놓고자 합니다.

18개 연맹 위원장들이 책임지고 가장 빠른 시일이내에 통합력을 갖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원과의 약속을 지켜 주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b>조합원 동지 여러분!</b>

지난 해 2월 취임이후 1년 9개월동안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부족한 저희들을 믿음과 신뢰의 마음으로 대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기간 동지들과 함께 걸어오며 쌓아 왔던 귀중한 경험과 소중한 조직적 성과들은 모두, 자랑스런 조합원 여러분 한분 한분이 아니었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일들이었습니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하반기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쟁취 투쟁과 실질적인 비리근절 혁신사업은 새로이 구성되는 지도부에 넘기고, 저희들은 지난 기간동안 70만 조합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과분한 사랑과 믿음, 애정과 신뢰에 보답하는 마음을 결코 잊지 않고 열심히 투쟁하는 민주노총의 조합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천 5백만 노동자계급의 대표체이며, 전체 민중의 믿음직한 자랑인 민주노총은 오늘의 시련과 난관을 이겨내고 기어이 자주 민주 통일과 노동해방의 세상을 힘차게 열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자, 이제 어깨를 펴고 언제나 역사발전의 주체인 노동자계급의 역사가 그래 왔듯이, 당당하고 꿋꿋하게 민주노조운동의 길을 힘차게 걸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b>2005년 10월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수호
수석부위원장 오길성, 부위원장 김지예, 부위원장 신승철, 부위원장 이혜선
사무총장 이석행</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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