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스코 하청노동자의 설움 공권력으로 짓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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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정문앞에서는 5천여명의 지역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하이스코 심판을 위한 광주전남지역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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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현대하이스코의 부당해고 노동탄압에 맞서 비정규직 노동자 61명이 고공농성중인 공장진입에 나섰다. 경찰은 집회 시작 전부터 결찰버스 등을 동원해 공장담벼락을 둘러치고 4천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정문봉쇄에 나섰다. 한편 경찰특공대 등을 동원, 크레인 농성중인 노동자들에 대한 강경진압을 예고한 상태다.

공장진입을 가로막고 나선 경찰들과 대치한 노동자들을 향해 경찰은 각목과 진압봉, 물대포 등을 동원, 강경진압에 나섰다. 날선 방패와 몽둥이에 맞아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쓰러졌다. 한 노동자는 경찰이 던진 돌맹이에 맞아 실명위기 상태에 놓였다.

한편 대오 정리 후 정리집회를 요구했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은 또 다시 강경 폭력진압을 시도했다. 경찰은 집회참가자들이 타고 온 차량 30여대를 파손하는 한편 강제연행 과정에서도 무자비한 집단폭행을 가했다.

이날 상황실이 파악한 것에 따르면 부상자 68명, 연행자는 27명이다. 이 부상자중 10여명은 중태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집회 종료 후에도 부상당한 노동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돌며 병원 근처에 집결한 참가자들을 폭력연행하였다. 한편 민주노총은 비대위가 구성된 이후 처음 있는 경찰의 무자비하고 공안적인 폭력사태에 대하여 고종환 비대위 위원(민주노총 서울본부방)을 순천 현장에 급파했다.

민주노총은 현대하이스코 경찰 폭력진압 사태가 오는 11월 비정규직법안 관련 투쟁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공세로 파악하고 있으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을 통하여 노정관계 자체에 대한 재점검에 돌입할 것을 밝혔다.

이날 집회는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지회장 박정훈, 이하 비정규직지회) 소속 노동자들이 24일 새벽 1시 45분 경 현대하이스코순천공장 내부 20m 높이의 크레인 점거에 돌입하며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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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3일 결성된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는 △부당해고자 원직복직 △민주노조 인정 △현대하이스코와 직접대화 등을 요구해왔지만 현대하이스코 사측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4개 회사를 위장폐업했고 120명을 집단적으로 해고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였다.

이와 관련 비정규직지회는 "피눈물 나는 인내로 4개월 동안 수차례에 걸쳐 교섭을 요구했지만 현대하이스코는 하청업체간의 해결할 문제라며 무성의한 작태로 일관했고 원청 관리자가 직접 조합탈퇴 공작을 유도하는 등 사상 유래가 없는 탄압만을 자행해 왔다"며 "비정규직지회는 극악무도한 원청과 더 이상 대화로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수차례 걸쳐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비정규직지회는 "공장 생산라인을 멈춤으로서 우리가 요구하는 정당한 부당해고자 원직복직과 민주노조를 사수를 쟁취할 것이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결사항전 투쟁을 선언한다"며 "극단적 사태의 책임은 불법과 비타협으로 일관하는 현대하이스코 사장에 있으며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현대하이스코 사장이 성실한 대화와 교섭에 임할 것을 다시 한번 엄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대하이스코 순천 공장의 협력업체는 15개 업체로 업체별로 450여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 해 8월 몇 개 업체가 모여 비정규직지회에 대한 논의를 시작, 올 해 6월 10개 업체 노동자들이 모여 지회를 설립했다.

비정규직지회를 설립한 후 한 달 정도 됐을때 현장순회를 했고, 그 다음날 바로 집행부의 현장출입이 금지돼 출근 시간에 출근 투쟁을 전개하기도 했다.

박정훈 지회장이 소속된 금산 7월 18일 경 폐업했고, 쟁의부장과 총무부장이 속해 있는 한일기업과 수석부위원장이 근무하는 오성기업 등이 순차적으로 사측에 의하여 강제 폐업됐다. 7월 29일부터 강제 해고자 등은 합법파업에 돌입했지만 불법파업으로 매도하며 관련 기업 소속 조합원 등을 정직하거나 재택대기로 발령하는 등 부당노동탄압을 일삼아 왔다.

* 일부 민중의소리 발췌.

[표시작]
<b>[성명] 경찰폭력은 노정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b>

울산건설플랜트노조에 이어 이번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문제도 결국 경찰폭력으로 일관되었다. 이는 11월 앞두고 있는 비정규직법안 관련 노정관계를 더욱 파국으로 몰아 극한 대결을 부추길 뿐,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25일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100여명의 노동자가 부상을 당하고 27명이 연행되는 사태가 또 일어났다. 민주노총전남동부지구협의회 사무차장은 머리가 함몰되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연행자 중에는 수색영장이나 체포영장 없이 현행범으로 '긴급체포'되는 일까지 자행됐다.

이번 사태는 고공크레인에서 굶어가며 추위에 떨고 있는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역에서 지원 연대하기 위해 나온 상황에서 발생했다. 광주·전남 노동자와 전남동부지역민 등 3천여명이 참가한 연대집회에 수십 대의 경찰버스가 공장과 집회대오를 에워싸는 등 위화감과 공포감은 이미 만연해 있었다.

특히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집회를 마친 조합원들이 이틀째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있는 동료 고공농성자들에게 음식물을 전달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경찰이 물대포를 쏘면서 시작되었다. 이는 음식물을 차단해 탄압하고 있는 반인륜적인 회사측과 이에 동조한 경찰의 무자비한 획책에 의해 일어난 결과다.

더욱이 경찰은 이번 사태를 '민주노총 지도부 총사퇴 이후 강경파 득세에 따른 격렬 시위'쯤으로 몰아 노동자들에 대해 연행과 사법처리를 노골화시키고 있다는 데에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는 현대하이스코 노동자 120명에 대한 집단해고 등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회사측의 '노조불인정' 태도에서 먼저 기인했다. 꼭 풀어야 하는 '비정규직'의 문제를 '강경파'니, '격렬'이니 몰아가는 경찰의 폭력사태야말로 '강경 극렬 진압'일 따름이다.

경찰들이 던진 돌에 노동자들의 머리가 깨지고 얼굴이 피범벅이 된 노동자들이 응급차에 실려 가는 한국의 노동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또 '경찰버스가 전소됐다'는 소식에 앞서 경찰로부터 노동자들이 타고 온 30여대의 봉고차가 파손되는 만행을 어떻게 두고볼 수 있단 말인가! 더욱이 '화염병'을 언급하며 시위대를 호도하는 현실이야말로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이번 경찰폭력사태는 단순히 현대하이스코의 문제로써 끝나지 않는다. 이번 사태와 이후에 벌어질 노정관계의 극한 대립의 책임은 결국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다시 한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 것을 하이스코 회사측에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정부는 이번 폭력사태와 관련 해당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할 것과 연행된 노동자들을 즉시 석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05. 10. 2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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