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 밑거름 남북노동자 첫 상봉 10돌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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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남북노동자 첫 상봉 10돌을 맞아 <우리 민족끼리> 기치 아래 남북 노동자들 단합과 단결로 통일의 새 세상을 열자고 결의했다.

3월3일은 민주노총과 조선직총이 분단 이래 첫 상봉을 가진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민주노총과 조선직총은 이날 만남에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 원칙을 남북노동자들의 통일운동에서 기둥을 삼아야 한다”고 합의했다. 이어 통일염원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4월 평양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이렇게 시작된 남북노동자들 연대와 협력은 1999년 상반기 발생한 서해교전 긴장을 완화했고, 6.15공동선언 발표 대중적 토대가 된 통일염원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를 성사시키면서 남북관계 고비마다 민족 화해와 단합 밑거름이 되고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민주노총은 3일 오후 5시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통일원로들과 민주노총 통일일꾼들이 참석한 가운데 ‘6.15공동선언 밑거름 남북노동자 첫 상봉 10돌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 통일광장 권낙기·임방규 공동대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한상렬 상임대표, 4월혁명회 노중선 상임대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김종일 사무처장, 조준호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비롯해 민주노총 산별연맹·지역본부 통일위원장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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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임성규 위원장은 “언론에 의해 저는 마치 노동운동 강경파 수괴이고, 강경파는 통일운동을 외면하는 것처럼 전해졌지만 저는 지난 95년 호주노총 초청으로 호주에 가서 머물 때 우연한 기회를 통해 북측에서 제작한 드라마 ‘임꺽정’을 보고 그때까지 북에 대해 얼마나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통일문제를 민족문제가 아닌 언어공동체, 철학공동체 문제로 바라보며, 한국사회에서 계급운동은 통일운동과 함께 2개의 수레바퀴가 돼서 조화를 이루며 잘 굴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오는 3월 말 민주노총 비대위가 평양을 방문하게 되면 제 귀와 눈을 활짝 열어 북한에 대한 인식을 다시 새롭게 하는 계기가 삼겠다”고 다짐했다.

통일광장 임방규 공동대표는 축사를 통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우리 노동자들이 평양에 갔다는 소식을 감옥에서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말하고 “우리 민족이 분단돼 전쟁 등 어려움을 겪었는데 다른 계층도 아닌 노동자들이 조국통일을 여는 첫걸음을 디뎠다는 것을 알고 더욱 반가웠다”고 당시 소회를 전했다.

이어 “우리는 민족문제를 풀어야만 계급문제도 해결된다고 믿는다”고 말하고 “통일운동 첫발을 내디뎌 개척한 여러분이 진심으로 자랑스럽다”며 “노동계급이 중심이 돼서 통일을 이뤄 승리로 종결하려면 모든 계층 힘을 하나로 모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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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도 “남북 노동자들이 만나기 시작한 지 10돌 되는 날을 축하하고 격려한다”며 남북노동자 첫 상봉 10돌을 치하했다.

4월혁명회 노중선 상임의장은 “민주노총은 통일운동 등에서 막중한 시대적 사명을 지고 있으며 민주노총에 거는 사회적 기대가 크다”고 말하고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통일을 향해 분발해 달라”고 격려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한상렬 공동대표도 “오늘 기념행사장 주변에 전시된 사진 중 ‘남녘 노동자 아버지 다시 꼭 만나요’라는 북한 어린이 글과, 10년 전 당시 이규재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주는 북한 어린이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찡 했다”고 말하고 “저는 지난 98년 10월3일 평양을 방문해 남북한에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을 감지했는데 남북 노동동지들 만남과 이어진 남북노동자 축구대회가 바로 그것이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역사의 주체인 노동자들의 통일 지향과 진보노력이 밑거름이 돼서 드디어 6.15공동선언이 이어졌다”고 말하고 “국민을 죽이고 한반도 전쟁까지 획책하는 이명박 정권 행태를 막기 위해 노동동지들이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뜻을 모으고 결단해야 한다”면서 문익환 목사 시 ‘나의 길 당신의 길’을 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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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노동자 첫 상봉 10돌을 맞아 조선직업총동맹중앙위원회가 민주노총 앞으로 축하전문을 보내 왔다. 조선직총은 이 전문에서 “북과 남의 로동자들이 뜨겁게 손잡고 련대단합의 첫 발걸음을 뗀 그날부터 지난 10년 간 북남로동자통일운동은 6.15공동선언의 기치 밑에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나라의 평화를 수호하며 겨레의 통일진군을 추동하는 애국운동으로 강화발전해 왔다”고 밝혔다.

또 “귀 로총은 반통일세력의 가혹한 탄압과 모진 박해에도 굴함없이 남녘로동자들 참다운 존엄과 권리, 사회 민주화를 위한 정의로운 투쟁과 6.15 자주통일시대를 빛내여 나가기 위한 성스러운 애국활동에서 언제가 기수가 돼 왔다”고 치하하고 “귀 단체가 <<우리 민족끼리>> 기치아래 굳게 결속된 애국대오로 장성강화되고 력사적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고수리행을 위한 통일운동에서 선구자 용맹과 기개를 계속 떨쳐나설 것이라는 굳은 확신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남북노동자 첫 상봉 10돌을 맞아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6.15공동선언 밑거름, 남북노동자 첫 상봉 10돌을 맞는 오늘, 남녘 노동자들 자주적이며 민주적인 노동조합운동 구심체인 민주노총은 8천만 온 겨레 한결같은 염원인 나라 평화와 통일, 6.15자주통일시대 완성을 위해 더욱 힘차게 헌신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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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10년 전 남북노동자 첫 상봉 주인공들이 당시의 소회를 밝히고 민주노총이 나아갈 바를 피력했다. 이규재 당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지나온 10년을 뿌리삼아 민족해방투쟁과 조국통일운동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토론하고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노총 조준호 지도위원은 “당시 저는 금속연맹 통일위원장으로서 이규재 총연맹 통일위원장님과 함께 둘이서 북경과 평양을 다녀왔다”고 전하고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국정원, 경찰 할 것 없이 모두 긴장했고 서해교전 1차 전투 직후 사회적 분위기도 냉랭한 상황이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민족통일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다가 영광스럽게 구속되자는 결의를 하고 막상 남북노동자들이 만나니 오랜 분단으로 인해 굳어진 거리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전하고 “선배열사들과 동지들이 걸어온 토대를 바탕으로 영광스러운 역할과 임무를 맡을 수 있었다”며 “남북관계가 다시 어려워진 지금 또다시 노동자들이 만나서 대동제라도 하며 신나게 어울리고 몇 년 후 통일을 이루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장에서는 ‘6.15공동선언 밑거름 남북노동자 첫 상봉 10돌 사진전’이 열렸다. 지난 1999년 3월3일부터 이날까지 만 10년 간 남북 노동자들이 서로 오가며 펼친 교류활동 모습들이 담긴 사진자료와 글들이 전시돼 참가자들 눈길을 끌었다.

민주노총 통일일꾼 전진대회, 반전평화 통일기행, 민족통일대축전, 남북노동자 대표자회의, 자주통일선봉대, 남북노동자 연대모임, 미군철수투쟁, 남북노동자 5.1절 통일대회, 민주노총 자주통일학교, 민족통일대토론회, 금강산 ‘통노회’ 결성회의, 북경실무회담, 통일염원 남북노동자 축구대회 등 지난 10년 간 남북노동자들이 한데 어울려 교류한 내용과 민주노총 통일운동 역사가 사진으로 전시됐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남북노동자 교류사업 10년 역사를 담은 영상도 상영됐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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