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문제·대졸초임 삭감문제 등 노동자-청년학생 공동행동 논의, 6일 대졸초임 삭감 저지 공동대응 선언 기자회견...노-학 연대 구축 첫걸음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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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서울지역 대학 총학생회 등 청년학생 단체 대표자들과 만나 이명박 정권 친재벌·반서민 정책에 맞설 노-학 연대 구축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4일 오전 9시30분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서울지역 대학생단체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경제위기를 빌미로 대졸초임 삭감 등 조치가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서민 삶을 옥죄는 각종 반민중적 정책들에 대해 공동행동을 조직하자고의견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임성규 위원장과 김종수 강원본부장,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최종진 서울지역본부장, 남궁현 건설연맹 위원장, 이강우 공무원노조 부위원장 등 비대위원들이 참석했다. 또 청년학생 측에서는 한대련, 한총련, 서대련, 대학생 다함께, 대학생 사람연대, 전대기련, 국민대학교 총학생회 등 대학생단체와 서울지역 대학 총학생회 대표자들이 참가했다.

먼저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임성규 위원장은 “민주노총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이미 평균연령이 40대를 넘었고 여러분 나이 또래 자녀들을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정부가 예비노동자인 대학생들을 겨냥해 대졸초임 28% 삭감안을 내놓는데 이는 중장기적으로 한국사회 노동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조치”라고 내다봤다.

이어 “오늘 만남은 민주노총이 대학생들과 함께 뜻을 모아 정부와 자본을 상대로 공동행동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의견을 나누고 타진하는 자리”라고 말하고 “백지상태에서 서로 고민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 함께 갈 방향을 모색해보자”고 제안했다.

한대련 의장은 “민주노총의 간담회 제안을 받고 기뻤다”고 이날 만남이 이뤄진데 대해 반가움을 표하고 “정부가 대졸초임을 삭감하고 등록금을 천정부지로 올려 대학생들을 몰아대는데 이것은 전체 노동자들 임금삭감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민주노총과 대학생들의 공통된 이해관계를 공유해 공동대응방안을 채택하고 이것을 계기로 노-학 연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용건 비대위원(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제안설명을 통해 “노사민정이 23일 합의 후 24일 청와대에서 오찬한데 이어 25일 전경련 30대 그룹 인사담당자들이 모여 많게는 28%까지 대졸초임 삭감안을 발표했다”고 전하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대졸 신입사원 임금삭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학생들도 당장 자기들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30대그룹 신입사원 임금은 대한민국 노동자 임금의 바로미터가 되고 중소기업 노동자들 임금도 그에 따라 책정되는 만큼 이는 결과적으로 전체 노동자들 임금이 28% 삭감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고 “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대졸 초임연봉을 삭감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대폭 삭감한 임금을 고착화시키겠다는 정부 의지를 명백히 내보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정용건 비대위원은 “30대 그룹 계열사와 공공기관들은 한국사회 양질 일자리인데 이들 임금을 30%나 삭감하는 것은 학생과 노동자들 공통의 문제이며 나쁜 일자리를 계속 양산하려는 의도”라며 “우리나라 노동시장 일자리시장의 엄청난 지각변동이며 가장 큰 피해자는 청년학생인 만큼 학생들이 주체가 돼서 이 문제 심각성을 알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수 비대위원도 “TV나 신문을 빌어 경제전문가들은 경제위기가 올해 바닥을 치고 내년부터 나아질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이데올로기 공세이며 강요된 희망”이라고 말하고 “허황된 희망 때문에 우리 운동을 위축시킬 수 없고 우리는 변혁시기 여러 가지를 지켜낸 경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졸초임 삭감문제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는데 청년학생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권력과 자본이 전방위적으로 공격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과 청년학생이 노-학 연대를 구축해 3~4월 조직해서 5.1절 대회도 함께 성사시켜보자”고 제안했다.

학생단위 한 학생은 “솔직히 학생운동 규모나 힘이 전반적으로 크지 못하고 저항해야 한다는 정서는 있지만 대학 총학생회가 대졸초임 문제 등에 대해 기동성 있게 투쟁을 만드는 것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한 학생은 “이른바 SKY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자기들은 상관없다고 하는데 대졸초임 삭감이 우리에게 어떻게 피부로 와 닿는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고 말하고 “문제 본질을 제대로 알고 나서 전반적 노동자들 임금체계에 어떻게 구조적으로 타격을 줄 것인지에 대해 알려내는 선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광우 비대위원은 “대학 졸업 후 취직할 곳이 있다는 것과 임금체계 문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말하고 “취직을 하더라도 임금을 얼마 받느냐가 문제인데 87년 투쟁에서 노동자들이 승리한 후 그동안 임금인상이 이뤄져 왔는데 이것을 20년 전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 저들 의도”라고 밝혔다.

한대련 의장은 “지난해 9월부터 등록금 인하투쟁을 준비해 진행하고 있으며, 저희 청년학생들도 5월을 분출점으로 잡고 내용적으로 등록금 문제 등을 준비 중”이라고 말하고 “노학연대 보조를 맞춰 5.1절 노동절을 노학 연대의 장으로 만들면 좋겠다”며 노학연대가 지속되기를 바람을 나타냈다.

최종진 비대위원은 “신자유주의 경쟁논리가 가장 심각한 곳이 바로 학교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학생운동이 많이 위축되고 어렵지만 용산참사 등 문제들을 자기 자신의 문제로 받아안아 적극 결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3월에 진행하는 ‘차별없는 서울대행진’에 학생단위에서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 학생도 “청년실업 등으로 인한 고통과 불만이 광범위하게 퍼져있고, 미래에 대한 막막함 때문에 경쟁을 더 강화하는 등 어려운 분위기가 있어 운동이 분출될 시점을 잘 예상하고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오늘 민주노총과 함께 청년실업 등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참 좋고 노학연대 계기가 되면 좋겠다며 ”노동자 임금삭감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나누기 등을 강요하는 이 때 노-학 단결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나기주 대협실장은 “등록금 인상저지 네트워크가 기존에 활동하고 있지만 학부모 단위와의 연계가 소홀했고 공동사업으로 검토해보면 좋겠다”고 말하고 “그동안 노동자들과 청년학생들이 접촉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은 우리가 만났다는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며 “민주노총과 학생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조직해서 5.1노동절 대회에 청년학생들이 대거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노-학 연대를 구축, 노동자서민에게 가해지는 탄압과 말살정책에 대해 공동행동을 조직키로 했다. 민주노총은 청년학생들과 함께 대졸초임 삭감을 저지하기 위해 공동대응할 것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오는 6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층에서 가질 계획이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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