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자택 들이닥쳐 체포 구금...언론노조 “23일 전면 파업 차단의도”

언론노조 YTN지부가 23일 오전 5시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키로 한 가운데 전날인 22일 새벽 노종면 지부장과 조승호 기자,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 현덕수 전 지부장이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어제(22일) 오전 6시30분부터 7시30분 경 노종면 지부장 등 4명 자택에서 체포했다. 일요일 새벽 집에까지 들이닥쳐 가족들 보는 앞에서 폭력적으로 체포한 사유는 소환에 불응했다는 것.

노종면 지부장 등은 사측이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한 사안과 관련해 남대문경찰서에 출두해 이미 여러 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경찰은 그동안 낙하산 구본홍이 사주한 업무방해 고소고발 건을 지루하게 진행해왔고 노종면 지부장 등 피고소, 피고발인들은 성실하게 경찰 조사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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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경우 담당 경찰에게 양해를 구하고 따로 조사일정을 잡았다. 이번에도 YTN 지부장과 3명 조합원은 오는 26일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이미 경찰과 협의를 끝낸 상태였다.

언론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남대문 경찰서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체포, 감금한 “불법 체포 감금한 노종면 지부장과 임장혁, 조승호, 현덕수 조합원을 당장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어제 경찰이 노 지부장 등을 긴급 체포한 것은 23일부터 진행될 YTN 전면 파업을 막으려는 시도라는 것이 언론노조 입장이다.

언론노조는 “8개월 넘게 철면피 낙하산 구본홍 반대 투쟁을 벌여온 YTN 지부 400여 조합원들이 이같은 어설픈 탄압에 겁먹고 움츠러들 것이라 오판하지 말라”고 말하고 “탄압이 거세면 거셀수록 오히려 YTN지부 조합원들은 더욱 단결해 정당한 요구를 관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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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도 23일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권은 독재 권력체제를 구축, 장기집권을 획책하기 위해 방송장악에 혈안이 돼 있지만 방송은 국민 것”이라고 말하고 “불법 체포한 YTN 노종면 지부장과 조합원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명박 독재 권력에 반대하는 반독재투쟁인 YTN투쟁은 이명박 정권 방송장악 음모를 파탄내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명박 정권은 방송장악에 대한 어리석은 망상으로 소모적인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지 말고 YTN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임성규 위원장은 23일 오전 10시 열린 YTN 파업총회에 참석해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임성규 위원장은 “지난 89년 서울지하철노조는 집행부 31명이 한꺼번에 구속되는 초유 사태 속에서도 조합원들이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를 쟁취했다”고 전했다.

이어 임 위원장은 “국민 알권리와 언론공정성을 사수하기 위한 언론투쟁은 역사적으로 패배한 적이 없다”며 “YTN 뒤에는 언론노조가 있고, 그 뒤에는 현재 어려움을 겪으며 조직을 추스르고 있기는 하지만 민주노총이 강력히 버티고 있는 만큼 반드시 승리할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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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경없는기자회’ 파리본부 뱅상 브러셀 대변인이 23일 YTN지부 투쟁상황 조사차 한국을 방문했다. 뱅상 대변인은 23일 오전 YTN지부 파업출정식에 참가한데 이어 노조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남대문경찰서에 체포 구금된 노종면 지부장 등을 만나 격려했다.

‘국경없는기자회’ 파리본부 뱅상 브러셀 대변인은 1주일간 한국에 체류하면서 YTN투쟁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또 오늘(23일) 오후 ‘미네르바’ 공판에 참석하는 등 현시기 이명박 정권 인터넷 상 토론 자유를 억압하는 탄압행태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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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지부 노종면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은 지난 20일 열린 YTN 16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낙하산 사장 구본홍 씨 방만 경영과 구씨 측근 이사 선임 제고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대주주들에 의해 묵살 당했다.

YTN은 경영보고와 신임 이사 등 안건을 YTN노동조합 반대를 무시하고 모두 통과시켰다. 이날 한전KDN(21.43%), KT&G(19.95%), 미래에셋생명보험(13.57%), 한국마사회(9.52%), 우리은행(7.41%) 지분을 위임해 온 주주들은 모두 구본홍 씨가 준비한 안건에 이견 없이 찬성했다.

그러나 이날 YTN지부 조합원들과 소액주주들은 구씨의 방만 경영과 측근이사 선임 등 문제를 공론화 시켰다. 이것은 구씨 입지를 좁히는 역할을 했다. 특히 구씨가 호텔 비용, 식비, 용역 비용 등을 마구잡이로 사용해 지난 동기 대비 회의비가 10배 늘어 1억원 이상 사용됐고, 구씨 출신 대학인 고려대에 특별한 이유 없이 광고(400만원)를 집행한 것도 확인됐다. 금융투자로 10억 원 이상 손실을 입힌 건에 대해서도 이날 주총 때 지적 받고 관련 책임자가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구씨가 결국 비정상적으로 취임한 이후 회사의 정상적 경영이 아닌 사실상 자신 측근인사로 YTN을 장악하려는 시도에만 골몰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소액주주는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씨는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또 배석규 현 YTN 전무, 김사모 현 YTN 경영담당 상무(이상 사내이사 선임), 박종득 신방주건설 회장(사외이사 선임) 등에 대한 경영 능력과 자질 문제, 측근 인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으나, 대주주들은 모두 구씨 안을 받아들여 거수기 노릇을 했다.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자 노조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들은 강한 반감을 표출하며 모두 퇴장했다. 구본홍 씨는 이후 차례대로 남은 안건을 모두 처리한 뒤 신임 이사들과 악수를 나누고 퇴장했다.

한편 언론노조 YTN지부는 임금 협상 결렬에 따른 정당한 파업으로 23일 오전 5시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갈 방침이었다. 전면파업 예정일을 하루 앞둔 22일 새벽 경찰은 소환 불응을 빌미삼아 노종면 지부장 등 4명을 체포 감금했다.

언론노조는 2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명박 정권 언론장악을 분쇄시키는 100일 투쟁과 함께 정권의 YTN 탄압과 언론계 낙하산 퇴진 투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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