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유럽각지 G20정상회의 항의시위, 런던선 3만5천명 집결 “일자리 보호…부유층에 과세해야”

오는 4월2일 개최될 런던 G20(주요20개국) 금융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28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민주노총등 정부를 성토하는 각계각층의 집회가 열렸다. 또 영국, 프랑스 등 유럽각지에서도 G20정상회의에 대한 항의시위가 잇따랐다.

이날 ‘국제공동행동의 날’을 맞아 민주노총은 오후 3시30분 서울역 광장에서 8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신자유주의 반대 G20정상회담 규탄, 용산 살인폭력 정권 규탄, 경제위기 고통전가 분쇄, 비정규법 개악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표시작]
<center><img src="http://www.nodong.org/main/up_photo/4508_1LH5M8974_6.jpg"></center><font size=2>△신자유주의 반대 G20 정상회담 규탄 국제공동행동의 날 민주노총결의대회가 28일 서울역에서 참가자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다.사진=이기태기자/노동과세계</font>
[표끝]
[사진2]민주노총 임성규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내 대기업의 사내보유금이 360조를 넘어 400조원에 육박하는 등 재벌들은 계속 돈을 축적하고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호주머니만 털게 되는 현실을 어찌 가만히 보고만 있겠느냐”면서 “미국 오바마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금융통제정책을 쓰겠다고 하고, 독일정부는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고 노동자 임금을 보장하겠면서 내수시장 회복정책을 펴는데 이명박 정부는 지도층 인사들만 부를 축적하고는 오히려 노동자 임금을 깎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5.1절(노동절)을 기점으로 해서 전국 대도시에서 100만 촛불 이상의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자”면서 “이번 5.1절은 조직된 노동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업자, 서민, 학생 등이 함께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제공동행동 이현대 공동집행위원장은 “4월2일 런던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G20 각국 대표들과 WTO, IMF, 세계은행 등은 해결사를 자임하고 있지만 이들은 재앙과 같은 세계경제의 위기를 불러온 주범”이라며 “실제로는 고작 금융시스템만 조금 손대려할 뿐 노동자 서민을 착취하는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는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방책을 모의하는데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최정진 비상대책위원겸 서울본부장은 “용산 살인진압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이 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막 나가도 된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용산살인사태 해결 없이 비정규법을 해결할 수 없기에 민주노총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비정규법, 최저임금법 등 악법을 당장 막아내야 하지만 용산사태 책임자 처벌 없이 그 정당성을 찾을 수 있을 지 참으로 안타깝다”며 “4월1일 임시국회가 열리게 되면 정부입법안이 환노위에 상정될 것인데, 이를 막아내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현장에서 싸우고 있는 비정규직과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성토도 잇따랐다. 총파업 40일째를 맞고 있는 명지대지부(대학노조) 서수경 지부장은 “14년 동안을 정규직보다 더 열심히 일해 온 행정조교를 대학측은 2월말일자로 해고했다”며 “노동자 10명 중 7명이 비정규직이고 2명은 취업이 어렵고 1명 정도가 정규직이 될까 말까 하는 이 현실이 우리 세대에서 만들어진 만큼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이제 개악을 막는데 동참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위 강원규 의장은 “10년 이상 현장 투쟁과 대정부 교섭을 진행해 온 덤프, 레미콘, 화물연대 노조에 대해 지금 와서 노동부는 노동조합 하지 말고 ‘자율적으로 해산하라’고 하고 있다”면서 “5월로 결정된 총파업을 벌이기 위해 전국을 돌며 교육과 순회간담회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3]
민주노총은 이명박 정부가 참가하는 G20 정상회담에 대응하기 위해 3월31~4월1일까지 런던에 대표단(정용건비대위 위원, 이창근 국제국장)을 파견했다.

이날 지역에서도 국제공동행동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전국동시다발로 개최됐다. 전북 전주오거리 광장에서는 오후4시 500여명이 집회를 가졌고, 강원 원주 원일프라자(오후2시) 앞에서도 항의시위가 전개됐다. 전날인 27일에는 대구와 포항에서도 용산촛불 선전전 등이 진행됐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오후2시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공무원노조 전간부 결의대회를 가졌다. 또 오후7시 서울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건물 앞에서는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추모대회 및 1차고발인대회’(용산범대위 주최)가 개최됐다.

이와 관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은 이날 오후4시 남일당 건물 앞에서 ‘제39차 평화 촛불 미사’를 통해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30일부터 매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시국미사를 개최할 뜻을 밝혔다. 서울지역대학생연합은 오후1시 서울 중구 명동에서 ‘4.2 등록금 인하 촉구 범국민대회’ 선전전을 열기도 했다.

한편 이날 28일 유럽 각국에서 대규모 항의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는 수백~수만 명의 시위대가 집결해 경제위기 사태를 비판하는 한편 세계 지도자들에게 빈곤에 대처하고 일자리 보호에 주력해줄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런던에서는 150개 단체의 3만5천여명이 하이드파크에 모여 집회를 연 뒤 도심 행진에 나섰다고 AP통신이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전했고, 독일의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서도 각각 1만5천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거리 행진을 벌였다.

[사진4]
[사진5]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6천500여명이 도심 의사당 앞에 집결해 집회를 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약 400명이 도심에서 경제 위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표시작]◇ G20 어떤 기구?

G20은 G7을 확대 개편한 세계경제협의기구로, 선진 신흥경제 2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일컫는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등과 같은 주요 국제 금융현안과 특정지역의 경제위기 재발방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한 선진 신흥경제 20개국의 협의체 성격이다.

한국은 선진 7개국(G7: 미, 일, 영, 독, 프, 이, 캐)과 중국, 인도,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터키,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11개 주요 신흥시장국이 첫 회의를 열 때 회원국으로 결정됐다. 이후 인도네시아가 추가로 회원국이 됐다. 그리고 국제기구로 IMF(국제통화기금), IBRD(세계은행), ECB(유럽중앙은행)이 참여한다.

G20 국가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차지하며 EU 역내 교역을 포함해 전세계 교역의 80%를 점한다. 또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포괄하고 있다.

◇ 국제공동행동 배경 및 경과

-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확산되자 G20은 11월 15일 워싱턴에서 긴급하게 정상회의 개최.

- 워싱턴 정상회의에서는 △투명성 및 책임성 강화 △금융규제와 감독 개선 △금융시장의 신뢰성 제고 △국제협력 강화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 5개 공동원칙과 47개의 중단기 실천과제 합의.

- 그러나 워싱턴 정상회의는 ‘새로운 브레튼우즈 체제의 설립’이라는 기대치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번 4월2일 런던 정상회의로 중요한 논의가 미뤄진 상태.

- 세계사회운동은 “G20의 논의가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표피적인 개혁으로 위기를 불러일으켜 온 국제금융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음. 현 위기를 발생시킨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금융자본’의 책임이 분명히 제기되지 않았고, 오히려 ‘자유시장’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

- 이에 유럽 사회운동들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 자본주의의 위기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시도에 맞선 각국 노동조합의 투쟁을 연결하고 전 세계적인 대안 형성을 위해, 4월2일 런던 G20 정상회의에 맞서는 공동행동을 조직하기로 결의.(2009년 1월 15일, 프랑스 파리 유럽사회포럼 준비회의)

- 또한 2009년 1월27~2월1일,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서는 3월 28일~4월 4일을 ‘자본주의 위기와 전쟁에 맞서는 국제공동행동주간’으로 설정하고, 3월28일에 각 국에서 위기를 일으킨 주범인 G20에 맞서 싸우는 투쟁을 전개하기로 함.[표끝]
강상철 기자/노동과세계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