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열린 남북 노동자대표자회의, 남북노동자 단결연대로 조국통일의 새 전기를 연다

3월 14일 개성에서 역사적인 남북노동자 대표자회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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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첫 대표자회의 이후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남북 대표자회의를 하려고 할 때 마다 한미합동군사훈련등 미국의 대북 정치,군사적 압박 정책으로 인해 번번이 연기되다가 다시 열린 것이다.

이번 ‘6.15 공동선언 관철을 위한 2006년 남북노동자대표자회의’ 또한 어려운 고비를 넘겨서 열리게 됐다. 미국과 한국 당국이 3월 25일부터 31일까지 1주일간 한미연합전시증원(RSOI) 연습과 독수리훈련(FE)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미 당국의 합동군사훈련 계획 발표 후 장관급 회담, 장성급 회담 등 남북 간의 정치적 교류는 모두 중단됐다. 다시 한 번 남북 노동자대표자회의가 무산되는가하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북측은 지난 3월 7일 개성에서 대표자회담을 열자고 제의해 오면서 3년 만에 남북노동자대표자회의가 극적으로 열리게 됐다.

미국이 정치,군사적 긴장을 걸고 이에 따라 남북간의 교류,협력이 냉각되는 악순환 구조를 노동자가 앞장서 교류함으로써 민족공조를 강화해 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표자회의에서는 ‘우리민족끼리 기치높이 민족의 자주와 평화, 대단합을 이룩하기 위한 남북노동자들의 과업에 대하여’라는 의제로 남측 4명(민주노총2, 한국노총2)이 발표를 했고 북측이 2명이 발표했다. 그리고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여 회의를 성과를 갈무리 했다.

회의에서 남측 노동자들은 남북대표자회의의 정례화와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남측에서 개최하는 것, 산업별 및 지역별로 교류의 폭을 확대하는 것을 제안했다.

북측은 현재 한미군사훈련이 열리는 긴장된 정세에서 대표자회담이 열린 것이 소중한 성과라고 하면서 ‘남북 노동자 단체들이 6.15 통일시대의 요구에 맞게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고 모든 접촉과 행사들을 조국통일의 새로운 전기를 열어가는데로 적극 지향시켜 나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원칙적 찬성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교류,협력 사업의 내용에 대해서는 긴장된 정치,군사 정세를 들어서 북측이 논의에 난색을 표하면서 차후의 과제로 남게 됐다.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은 “98년 통일축구 실무회담을 위해 북으로 갈 때는 중국에서 협상하고 평양에서 회담하기 까지 매우 힘든 여정과 논의를 거쳤다”며 “이제 직접 뚫린 도로로 순식간에 방북하여 대표자회의에 참가하니 감격스럽다”며 소감을 말했다. 조준호 위원장은 98년 금속연맹 통일위원장 시절 이규재 당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함께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위해 방북한 바 있다.

조준호 위원장은 “대표자회의가 3년 동안 중단되었다가 다시 열렸다는 것이 중요한 성과”라면서 “남북 노동자 회의가 냉각된 정세를 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내외 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적, 정기적인 노동자의 교류를 통해 통일조국을 앞당겼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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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작]<B>■6.15 공동선언 관철을 위한 남북 노동자 대표자회의 공동보도문</B>

<6.15 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노동자분과위원회와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노동본부는 2006년 3월 14일 개성에서 6.15 공동선언관철을 위한 남북노동자대표자회의를 진행하였다.

회의에서 남북노동자단체들은 6.15 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맞게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민족의 자주와 평화, 민족대단합을 실현하기 위한 통일애국운동에 앞장설 결의를 표명하였다.

남북노동자단체들은 또한 <6.15 민족공동위원회>를 명실공히 전민족적 통일연대조직으로 강화해 나가기위하여 남북노동자단체들의 역할을 더욱 높여 나가기로 하였다.

남북노동자단체들은 6.15 통일시대의 요구에 맞게 올해에 연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모든 접촉과 행사들을 조국통일의 새로운 전기를 열어나가는데로 적극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B>2006년 3월 14일
개성</B>[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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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작]<B>■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 모두발언 전문</B>

이 자리에 모이신 남북노동자대표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북의 노동자대표자여러분께 남측 노동자의 간절한 통일염원을 모아 힘찬 단결과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유서 깊은 역사의 고도 개성에서 진행되는 2006년 남북노동자대표자회의는 지난 2003년 대표자회의에 이어 3년 만에 개최되어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대표자회의는 3년 만에 개최되지만 그동안 남북노동자는 5.1노동절에도 만나고 6.15, 8.15민족공동행사에서 감격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 따뜻한 동포의 정도 나누고 노동자 통일사업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지난해에는 특별히 남측의 노동자들이 북의 아리랑공연을 관람하고 큰 반향을 일으켜 통일의 열기가 더욱 뜨거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2003년 남북노동자대표자회의에서 남북노동자통일선언문을 발표하였습니다. 통일선언문에서 우리 노동자는 민족의 자주와 평화, 민족대단결 원칙에 기초하여 통일투쟁에 앞장설 것을 대해 내외에 천명하였습니다.

통일선언문기치에 따라 남쪽에서는 노동자통일운동의 대중화와 실천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힘차게 전개되었고 그 결과 통일운동역량이 해가 갈수록 배가되었으며, 남북노동자간의 연대와 협력도 보다 높은 신뢰관계 속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민족 앞에 놓인 엄중한 정세는 남북노동자들에게 미국의 대한반도침략정책을 무력화시킬 때 비로소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2006년 우리민족에게 조성된 현실은 엄혹합니다.

북은 미국과 정치, 군사적으로 첨예한 대결전을 수십년 동안 펼쳐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이 제4차 6자회담의 결실인 9.19 공동성명은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인권문제와 금융재제로 대북강경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남측 또한 한미FTA협상이 본격화되면서 미국독점자본이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해 노동자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으며, 또 동북아패권을 장악하려는 미국은 자신들의 침략적 세계전략을 실현시키기 위해 평택을 전초기지화, 병참기지화 하는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민족에 대한 외세의 전쟁위협과 통일방해책동은 날이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 내부에서도 공공연히 6.15공동선언을 흠집내고 통일을 방해하려는 세력들의 준동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노동자들의 통일운동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그 답은 분명합니다. 외세의 간섭과 방해를 극복하고 전쟁책동을 분쇄하는 전민족의 단결과 투쟁을 조직하는데 실천적으로 앞장서는 것입니다.

지금은 남북 노동자의 연대협력운동이 보다 성숙해져야 할 시기입니다.

남북노동자3단체 중앙위주의 접촉만이 아닌 노동자 대중들의 직접적 만남의 계기를 제공하는 산별, 지역별 교류로 확대되어야 하고, 이 힘이 현재 남북해외의 상설적 통일운동조직으로 건설된 6.15민족공동위원회의 실질적 강화에 이바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당면한 엄중한 과제들에 대해 어렵다고 피해갈 것이 아니라 앞장서 돌파하는 힘든 역할을 우리 노동자가 짊어져야 합니다.

외세의 전쟁책동, 통일 방해행위를 분쇄하고 민족의 대단합을 가로막는 법적, 제도적 장벽들을 허물어냅시다. 6.15공동선언이 제시한 ‘우리민족끼리’라는 구호를 더욱 높이 들고 남과 북의 노동자가 민족의 자주와 평화, 통일을 이룩하는 데 앞장서 나갑시다.[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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