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방지부, 3조1교대 근무 도입 촉구 기자회견
"3조 1교대제, 93.2% 현장소방관 찬성.. 제주소방만 요지부동"
제주소방, 항의서한 전달차 방문한 노조 관계자 가로막아
"노조뿐만 아니라 현장소방관 무시" 거센 항의 쏟아져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제주소방지부,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공동주최한 '현장 소방관 의사를 반영한 근무체제 전환촉구 기자회견'이 5월 2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앞에서 진행됐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제주소방지부,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공동주최한 '현장 소방관 의사를 반영한 근무체제 전환촉구 기자회견'이 5월 2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앞에서 진행됐다.

제주소방안전본부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제주소방지부(이하 제주소방지부) 조합원 93.2%가 찬성한 3조1교대 근무체계 도입을 거부하는가 하면, 항의서한 전달차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방문한 노조 관계자들을 문전박대하는 등 잇단 노동조합 무시 행위로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소방지부와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5월 25일 오후 1시 30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소방안전본부를 상대로 도내 현장소방관 절대다수가 찬성한 3조1교대 근무체계 도입에 즉각 착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간 소방공무원들은 ‘3조2교대 근무체계’에 따라 주·야간 근무와 비번으로 이어지는 순환근무를 해왔다. 직업 특성상 갑작스러운 현장 출동이 잦고, 근무시간은 불규칙한 탓에 많은 소방공무원들이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소방공무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OECD 국가 중 평균수명이 가장 낮고 건강이상자 비율은 65%에 이르며 자살률 또한 2.6%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지난해부터 소방청을 상대로 3조1교대 근무체계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광주, 전남, 세종, 강원, 울산, 대구, 중앙구조단 등 대다수 소방관서들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3조1교대 근무체계를 시험운용 중에 있고 현장의 만족도 또한 높다.

이처럼 3조1교대 근무체계에 대한 호의적인 현장 반응에도 불구하고, 유독 제주소방안전본부만 3조1교대 근무체계 도입을 뚜렷한 근거 없이 거부하는 실정이다.

제주소방지부 고인홍 지부장
제주소방지부 고인홍 지부장

제주소방지부 고인홍 지부장은 “93.2%의 현장소방관들이 찬성하고 타 지역 일선 관서장들도 지지하는 3조1교대제에 대해 제주소방본부만 요지부동이다. 어떠한 객관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안전사고 우려만 반복하고 있다”며 “교대 근무 방식의 개선이 (업무 수행에 있어)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소방청의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임기환 본부장
민주노총 제주본부 임기환 본부장

민주노총 제주본부 임기환 본부장은 “소방본부는 ‘모범 사용자’로서 합리적인 노동조건을 제공하는 것이 국가기관의 책무다”라고 주장했다.

임 본부장은 “현장의 상황은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가장 잘 안다. 그런 노동자들이 절대다수가 3조 1교대 근무체계를 원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제주소방본부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주를 찾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박현숙 부위원장과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김주형 본부장도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박현숙 부위원장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박현숙 부위원장

박현숙 부위원장은 “정식 출범한 지 1년이 안 된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가 1만 5천명을 넘어섰다는 것은 그동안 소방공무원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와 고충을 해결하는 데 있어 소방청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주소방본부는 근무체계 전환에 관한 소방청 공문을 담당자 이외에는 열람조차 하지 못하게 막는가 하면, 소방공무원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현행 근무체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며 제주소방본부의 불통행정을 거세게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김주형 본부장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김주형 본부장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김주형 본부장은 “전국 18개 시·도 중에서 제주소방본부만큼 저열한 의식을 가진 곳은 보지 못했다”면서 “노조 설립 이전부터 현장 소방관들의 숙원이었던 3조 1교대 근무체계에 소방청도 동의하여 마침내 전국 각지에서 시험 실시되고 있음에도, 제주는 상급기관의 지시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제주소방본부장의 직위해제를 주장했다.

이날 제주소방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압도적 다수 당사자와 현장 지휘관이 지지하는 3조1교대 근무체계의 전면적 시행 ▲직접 복무관리 책임이 있는 해당 관서장에 대한 근무체계 결정 재량권 부여 ▲현행 근무체계 유지가 민주적 절차와 과정에 입각했는지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항의서한 전달차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방문한 노조 관계자들을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들이 가로막고 있다.
항의서한 전달차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방문한 노조 관계자들을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들이 가로막고 있다.

이후 노조 관계자들은 제주소방안전본부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제주소방안전본부를 방문했다. 그러나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들이 “본부장이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다”, “공문을 발송하여 정식으로 면담을 요청하라”는 등의 핑계로 입구를 가로막는 바람에 예기치 못한 대치 상황이 조성됐다. 소방안전본부 정문은 이미 잠긴 상태였다.

노조는 “제주소방안전본부가 노조를 대등한 관계로 보고 있지 않다”, “민원인도 이런 식으로 대하는가”, “노조뿐만 아니라 현장 소방관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제주소방안전본부의 대응에 강력히 항의했다.

입구를 가로막은 제주소방안전본부의 조치에 노조 관계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입구를 가로막은 제주소방안전본부의 조치에 노조 관계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항의서한 전달차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방문한 노조 관계자들을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들이 가로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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