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차별금지법 제정연대회의가 26일 이진숙 인권활동가와 임푸른 충남차제연 대표의 단식농성 중단과 함께 농성장을 정리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충남차제연은 “국민 70%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국민의힘 거대 양당은 차별금지법에 미온적이거나 반대했다. 시민의 열망을 받아들이지 못한 정치실패”라고 지적하며 민주당과 국힘당을 강하게 질타했다. 또한 “2022년 5월 차별금지법 제정을 하지 못했지만 이 법 제정에 동의하는 시민의 열망을 끌어안고 법 제정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푸른 대표와 충남인권활동가모임 ‘부뜰’ 이진숙 대표는 각각 17일과 21일간 단식농성을 진행했다.

[기자회견문 전문]

2022년 평등의 봄을 쟁취하기 위한 국회 앞 46일간의 단식 농성과 우리 지역의 20일 연대 농성 투쟁의 결과, 우리는 거대양당의 실체를 똑똑히 마주했다. 이 사회에 평등을 이루기 위한 의지가 없는 대한민국 정치의 실패를 목격했다. 15년동안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된 적 없는 차별금지법은 이제 시민들에게는 70%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지금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법으로 대두되었다. 그만큼 이 사회에 차별과 혐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었다. 우리는 불평등을 비롯한 사회 갈등을 해결할 방안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였고, 국회가 제대로 시민들의 뜻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정치는 이를 묵살했다. 이는 혐오와 차별로부터 국가가 시민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신호에 다름 아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 수순을 밟고, 대통령 취임사에서 평등을 언급조차 하지 않는 정부여당 앞에 더불어민주당은 과반 의석수를 가지고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견인하지 못했다. 시민들이 끌어온 힘으로 법 제정을 위한 의견수렴절차인 공청회가 개최되었으나 국민의 힘은 이마저도  거부함으로서 최소한의 역할마저 저버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핑계대며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 제정 계획조차 밝히지 못함으로써 법 제정에 대한 의지 없음을 확연히 드러내었다. 거대 양당은 평등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 책임을 팽개치고 권력다툼에만 골몰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지방선거는 시민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인지 아무런 대안과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혐오와 차별에 기대어 권력을 잡을 수 있다는 착각과 오판이 지역에서 보이고 있다. 우리는 엄중히 경고한다. 모든 사람이 인권을 누려야 하며, 예외는 없다. 성소수자든 장애인이든 누구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보장받아야 하며, 충남학생인권조례, 충남인권기본조례는 이를 위한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책무를 규정한 것으로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근거한 것임을 밝힌다. 인권조례들은 실효성을 높여 시민이 체감하도록 오히려 개정되어야 한다. 특정 집단의 소수자 혐오를 근거로 개악이나 폐지를 시도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과거의 경험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우리는 멈추지 않고, 동료시민들과 연대를 통해 고르게 평등한 사회로 계속 나아갈 것이다. 농성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를 확인했고, 평등한 사회를 위한 열망을 나눴다. 비록 법제정이 되지 않았지만, 평등의 요구가 무산된 게 아니라 더 크게 나아갈 힘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는 차별의 문제 앞에 차별금지법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우리는 서로를 돌보는 동료시민들과 더 힘찬 반차별과 인권의 연대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 평등이 이긴다. 차별금지법 쟁취!

2022년 5월 26일

충남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농성단 참여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