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 케어하는 필수노동자지만 건강권도 보장 안 돼
노동 저평가에 시장, 정부 급여 착복 심각
돌봄시대 돌봄국가책임 실현, 노조 힘으로 직접 쟁취할 것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출범을 선포한 간부들이 새 깃발을 펼치고 있다.

18일 (토) 서비스연맹 산하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이하 돌봄서비스노조)가 출범했다. 오후 1시 서비스연맹 돌봄서비스분과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사회서비스원노동조합이 통합조직 출범에 관한 투표를 진행, 만장일치로 돌봄서비스노조 산별 전환에 찬성했다. 이로써 돌봄서비스노조는 어린이부터 노인 케어까지 110만 돌봄노동자 대표 노조로서 첫 포문을 열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돌봄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출범식에서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오늘 출범이 돌봄서비스노조 1만 조합원 성장의 첫걸음"이라며 출범식에 모인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강규혁 위원장은 서비스연맹 대산별 전환 계획과 함께 돌봄서비스노조의 1만 성장, 20만 성장 도약을 이루자며 이를 위해 서비스연맹 중앙도 적극 엄호할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노동조합은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마지막도 단결해서 투쟁하는 것"이라며 "오늘을 잊지 말고 뜨거운 가슴으로 현장에서 치열하게 조직하자"고 독려했다.

노우정 돌봄서비스노조 위원장의 투쟁사와 대정부 요구안 발표가 있었다. 노우정 위원장은 코로나 확진 시 7일 격리 의무가 상식임에도 "어르신 케어를 해야 하는 요양보호사는 격리 의무를 다하지 않고 출근하라고 지시하는 요양원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라는 말로 돌봄노동자의 처우를 축약했다. 또한 이런 사태의 원인은 "아이돌봄부터 노인돌봄까지 돌봄을 이윤 창출이 목표인 민간 시장에 내맡긴 결과"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18년 노인장기요양기관 부정수급율 94.4%라는 보건복지부 발표 후에도 아무 조치가 없어 요양보호사는 연 400만 원 임금을 정부로부터 착복 당하고 있다"며 돌봄을 책임져야 할 국가가 돌봄노동자를 수탈하는 현실을 고발했다. 

노우정 돌봄서비스노조 위원장과 간부들이 새로운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아울러 "아무나 할 수 있는 노동이 아님에도 저평가 당하고 무조건 헌신을 강요당해 왔으나" "전국 돌봄서비스 노조 출범과 함께 우리는 달라질 것"이라며 새로운 노조로 거듭날 것을 결의했다. "빠르게 늙어가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우리 돌봄노동자가 구하고 있다" "돌봄을 책임지는 당당한 돌봄노동자로서 투쟁하고 승리하자"며 참가자들에게 자부심과 투쟁 의지를 불어넣었다.

돌봄서비스노조 각 지부 지부장과 간부들이 단상에 올라 소개와 투쟁의지를 다졌다. 출범식을 마친 후 돌봄서비스노조는 오후 3시부터 용산 국방부로 행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출범선포대회를 개최했다.

돌봄서비스노조 출범식 참가자들이 '돌봄국가 책임실현' 피켓을 장착한 보행기를 밀며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행진하고 있다.

출범선포대회에서는 ▲국공립 요양기관 30% 확충 ▲사회서비스원 확대 ▲돌봄정책기본법, 돌봄노동자기본법 제정 ▲요양보호사 처우 제도 개선 ▲인력 확충 보장 ▲재가방문요양보호사 월급제 보장, 인권보호메뉴얼 마련 ▲노조할 권리 보장 등 전 돌봄노동자에게 시급한 요구안을 발표하고 정부의 실천을 촉구했다. 

이영숙 돌봄서비스노조 부위원장이 돌봄사업을 이익 창출 도구로 전락시킨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출범선포대회 대회사를 맡은 이영숙 돌봄비스노조 부위원장은 "코로나 재난을 겪으며 돌봄은 멈출 수 없다, 돌봄 국가 책임에 대한 전 국민적 요구가 높아졌으나 현실은 참담하다"며, 돌봄국가책임과 돌봄노동자기본법 쟁취를 위해 돌봄서비스노조로 단결했음을 알렸다. 또 "윤석열 대통령도 돌봄은 국가책임이라고 말하고는 오히려 민간사업주의 돌봄사업참여를 권장해 이익 창출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노동자 처우 개선과 돌봄노동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법, 제도 마련과 시행까지 전국 돌봄노동자들은 힘 모아 투쟁할 것이라며 돌봄서비스노조가 앞장서겠다고 선포했다.

안은정 울산 병영요양원분회장이 31명 전원 해고를 자행한 사측과 이를 방치한 울산시 북구청을 규탄하고 있다.

안은정 울산 병영요양원분회장은 31명 종사자 전원이 해고당한 울산 병영자연요양원 사태를 알리며 돌봄노동자가 직면한 고용불안정에 대해 알렸다. 사측은 "시설장 비리로 1억 2천만 원 추징금과 82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음에도 영업정지를 노조 결성 탓으로“ 돌리고, "휴업 수당 없이 종사자 전원 해고, 영업정지와 폐업 신고"를 단행했다고 규탄했다. "세금으로 만든 요양시설이 쉽게 폐업하게 두는 이런 법으로 무슨 존엄케어를 한단 말인가"라며 이를 방치한 울산시와 북구청 역시 강력 비판했다. "열심히 일한 죄로 파리목숨이 된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외치며 질기게 투쟁해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영숙 하동한사랑요양원 분회장이 노조로의 단결과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오영숙 하동한사랑요양원분회장은 노동조합 단결로 수수방관하는 정부에 맞서 투쟁하자고 촉구했다. "근무 중 의자에 앉을 수 없고, 휴대폰 소지도 금지하며, 15~16시간 야간 근무 중 커피 한 잔 마셔도 감시하고, 이 지역에서 살 수 없게 만들겠다 협박을 일삼던 사측을 노조 결성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며 노조 조직 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깨달은 것은 살아남는 방법은 투쟁뿐"이라며 단결된 힘만이 우리의 무기가 될 것이라며 투쟁을 결의했다. 

김정은 경기지부 전사원분과장이 사회서비스원의 고용불안 실태를 알리고 있다.

김정은 경기지부 전사원분과장은 한국의 공공 요양시설마저도 노동자 권리 보호는 외면하는 현실을 규탄했다. "19년 근무 시작해 지금까지 계약서를 6번이나 썼다"며 비정규 계약직으로서 당한 설움을 전했다. "공공성 강화 처우개선이 슬로건인 사회서비스원은 기다리면 (정규직 전환) 해줄 거라고 했으나" "또 기간제 11개월을 뽑아 기존 종사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발했다. "단시간 노동, 11개월 기간제 양산은 사회서비스원 취지와 너무나 벗어난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서울, 경기 제외한 전국 10여 개 지역 사회서비스원 모두 시급제, 기간제"인 현실에 지친 노동자가 스스로 민간 시설로 이직하는 경우가 허다함을 알렸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에게 돌봄기본법 제정, 차별 없는 일터, 공공성 강화와 고용 안정, 처우개선을 촉구했다.

사이 돌봄서비스노조 부산경남지부와 서울지부가 공연으로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늙은 군인의 노래'를 개사한 합창과 '우리는 가지요' 노래에 맞춘 율동에 참가자가 박수와 어깨춤으로 화답하며 단결과 투쟁 의지를 다졌다.

노우정 위원장이 출범선포대회에서 힘찬 투쟁사를 하고 있다.

이어 참가자 전원 함께 윤석열 정부에 전하는 요구안▲돌봄 국가책임제 실현 ▲돌봄노동자기본법 제정 ▲노동3권 전면 보장 ▲ 돌봄임금 법제화를 구호로 외쳤다. 노우정 위원장의 투쟁사와 정부 측에 요구안을 전달하는 것으로 출범선포대회를 마쳤다.

돌봄서비스노조의 요구안을 정부측 인사에게 전달하고 있다.
돌봄서비스노조의 요구안을 정부측 인사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후 돌봄서비스노조는 돌봄 국가책임제 실현과 모든 돌봄노동자의 노동3권 전면 보장, 처우 개선을 위해 조직화, 투쟁할 예정이다.

행진 참가자들이 행진 전 대오를 정렬하고 있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돌봄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이 출범선포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돌봄서비스노조 부산경남지부 조합원들이 합창으로 조합원들을 위로하고 있다.
돌봄서비스노조 부산경남지부 조합원들이 합창으로 조합원들을 위로하고 있다.
돌봄서비스노조 서울지부 조합원들이 율동으로 조합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돌봄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로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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