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농·축협 암행감시 평가제도 저지 기자회견 개최

ⓒ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이재진)이 13일 오후 1시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고객만족도 실시를 위한 농·축협 암행감시 평가제도’ 저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고객만족도 암행감시 평가제도는 이미 2017년 지역농축협 노동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폐지된 제도다. 당시 지역농축협 노동자들은 농협중앙회가 이러한 평가제도를 앞세워, 친절도를 계량화하고, 등급화해서 지역농협 통제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관련 평가 보고서는 일부 지역농협 현장에서는 임금차별 도구로, 인권침해적인 창구직원 통제수단으로 악용됐다. 

그럼에도 현재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고객만족도 암행감시 평가제도를 부활시키겠다며 1,117개 지역농축협에 '농축협 업무위수탁' 계약서를 제출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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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사무금융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암행감시 평가는 평가단이 고객으로 위장하고 점포에 방문해, 직원이 매뉴얼대로 응대하지 않으면 낮은 점수를 주는 제도이기에, 고객 눈높이에 맞춘 능동적 대응이 아닌 매뉴얼에 적힌 수동적 친절을 강요하기만 하는, 한계가 명확한 제도"이며 "노동자들이 서로를 감시하고, 실수하는 직원은 조직 내에서 미운털이 박혀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반노동, 반인권, 전근대적 제도"라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이런 제도를 부활시키려 하면서, 현장에서는 지역농축협을 감시하고, 통제력을 높여 자신의 선거에 활용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현장 농축협에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농협중앙회가 이렇게 썩어빠진 구태를 답습한다면 사무금융노조.연맹은 끝까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서진호 협동조합특별위원회 위원장 역시 "기존 현장 사례를 보면 화장이 진해서, 머리 색이 너무 밝아서 고객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이유로 암행평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현장 직원들도 있다"며 "그런데도 그 평가를 근거로 직원들은 매번 조합장에게 불려가 시말서와 반성문을 쓰고, 인사고과, 상여금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서진호 위원장은 "전직 중앙회장은 최소한 현장 노동자들이 문제제기를 하면 대화를 하고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성희 회장은 감정노동자보호법까지 이미 제정된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대화 요구에 어떤 대답도 변명도 없다"며 "만일 농협중앙회 노동자들에게도 이런 부당한 평가제도가 적용되고 있다면, 지역 농축협 노동자들의 제도 폐기 투쟁에 함께해 달라"고도 말했다. 

ⓒ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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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은 문명학 광주전남지역본부 본부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문 본부장은 "직장갑질과 고객으로부터 감정노동자 보호가 시대정신인 지금, 농협중앙회가 폐지된 암행감시 평가제도를 재활용하기 위해 지역농축협에 업무 위수탁 계약서 체결을 강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며 역행하는 것"이라며 "‘고객만족도 실시를 위한 농·축협 업무협약’ 저지투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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