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현장실습생 사망 1주기 추모집회 열려
위법 업무 지시했던 사고 책임자 집행유예
직촉법 논의조차 안돼, 국회 또한 책임 방기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부실한 노동교육과 안일한 안전관리로 여수에서 현장실습생을 떠나 보낸 지 일 년이 지났다. 하지만 노동은 교육 총론에서 빠졌고 사고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로 끝나자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특고노조)과 특성화고 졸업생 및 재학생이 이를 규탄하며 촛불을 들었다.

특고노조는 홍정운 군의 사고 이후 일 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노동조합과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적게나마 결실을 본 ‘노동’ 총론 반영을 뒤엎고 지난 8월 교육과정 총론에서 ‘노동’을 빼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 학생, 교사, 시민사회로부터 지탄받고 있다.

또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직업계고 현장실습 관련 직업교육훈련촉진법(직촉법) 개정안으로 발의됐던 13건 중,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 소위에 상정됐던 법안은 4건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안건 순서가 밀려 다뤄지지 못해 국회 또한 책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더해 홍 군에게 위법한 업무를 지시한 요트업체 대표가 지난 7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자 특고노조와 특성화고 졸업생 및 재학생이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촛불 집회를 열었다.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최서현 위원장은 요트업체 대표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에 대해 “도대체 노동자 목숨값이 얼마나 값싸면, 산재기업 사업주가 6개월도 채 안 돼서 풀려나는 것이냐”며 산재 사고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규탄했다. 

또한, 최서현 위원장은 현재 학생들의 노동교육에 대해서도 비판하며 “총론 주요 사항에까지 담겼던 ‘노동’을 윤석열 정부가 뻔뻔하게 삭제했다.학생, 교사, 학부모, 노동조합, 시민사회가 함께 필요성을 절감하며 요구했던 노동교육을 윤석열 대통령이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최서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책임지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보장해야 하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에게 노동법을 적용시키고 양질의 안전한 고졸 일자리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특성화고를 먼저 졸업한 선배라고 밝힌 박동균 특고 조합원은 본인 또한 피해당한 사례가 있음을 밝혔다. 박동균 조합원은 “내가 현장실습을 진행하던 2018년에도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는 그냥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현장실습협약서는 물론 기본적인 근로기준법조차도 지켜지지 않았고 오전 11시 새벽 5시까지 근무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동균 조합원은 “친구들 또한 사장의 개인 텃밭에서 농약을 치거나, 원자로에 들어가 청소하는 위험한 현장실습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히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식 직원으로 취업을 안 시켜줄 뿐 아니라 교내로 돌아가서 끝나지 않는 반성문을 작성하는 등의 간접처벌이 자행됐다”고 전했다.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특고 김미성 조합원은 “홍정운 군의 이야기를 들으면 현장실습 때가 떠오른다”며 “회사에서 일이 미숙하단 이유로 막말을 듣고 무시당했다”고 말했다.

김미성 조합원은 “학교에서 노동교육을 받긴 하지만 1년에 몇 시간 안 되는 교육으로 실제 강의에 집중하는 학생은 몇 없다”고 밝히며 “이런 부실한 노동교육 말고 대다수 학생이 노동자가 됐을 때 주체적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노동교육을 위해 국가교육과정 총론에 꼭 ‘노동’을 명시해달라” 요구했다.

한편, 일 년 전 여수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여수의 한 특성화고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홍정운 군이 요트업체로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숨졌다. 당시 홍정운 군이 현장실습으로 나갔던 요트업체 대표는 잠수 자격증이 없는 홍정운 군에게 2인 1조 작업이 원칙인 잠수 작업(물속에서 요트에 붙은 따개비 제거)을 지시했고 혼자 작업하던 홍정운 군은 잠수장비를 고쳐 입다 물속에 가라앉아 숨졌다. 심지어 홍정운 군이 원래 하기로 한 실습은 잠수 작업이 아니라 ‘관광객 안내’라는 것이 알려져 더욱 공분을 샀다.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5일과 6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故 홍정운 군 기일 맞이 1주기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 김준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