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재판을 버텨야만 노동자성 인정
노동자성 부정하며 악용하는 원청
우원식의원 민주노총에 릴레이 제안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제안을 받은 직후 바로 릴레이에 동참했다. ⓒ 김준 기자

노동자들이 적게는 길게는 10여년에 걸쳐 고된 재판 싸움에서 승소해 노동자로 인정받고 있지만, 사측은 여전히 노동자성을 부정하며 ‘불법파업’으로 몰아 긴 싸움을 강요하고 있다.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가 노동자의 권리보장을 위해 노조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에게 ‘가혹한 손배소 탄원 릴레이’를 제안했다.

노조법 2,3조 개정운동운부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설립신고 된 노동조합이 활동하는데 노동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교섭을 거부하고,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낙인찍어 손해배상청구로 괴롭히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07년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은 임금삭감에 반발해 파업을 벌였지만, 재능교육 측은 이들의 파업이 불법이라며 해고를 통보했다. 교사들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지만, 노동위원회는 학습지 교사들이 특수고용노동직인 개별사업자로 위탁을 받아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해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학습지 교사들은 이에 불복하며 지난 2011년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후 대법원은 7년만에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노동3권 보호의 필요성이 있으면 노조법상 노동자에 해당할 수 있다"며" 학습지 교사들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했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만에 노동자로 인정 받은 것이다.

또한, 2018년 택배노조 울산지회 노동자들이 터미널 분류 작업이 노동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하루 4∼6시간 동안 무임금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청인 CJ대한통운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CJ대한통운은 마찬가지로 이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이들의 쟁의행위를 불법점거로 규정, 16억여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 또한 재판부에서 “택배노조도 노조법상 노동조합이고 분류작업 거부는 근로조건 개선사항이므로 쟁의행위 대상에 포함돼 적법할 여지가 크다”라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운동본부는 “이러한 판결이 있음에도 특수고용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에 대해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교섭에 나서 않으며 정당한 쟁의행위를 불법으로 낙인찍고 있다. 2018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미 보장받아야 했을 교섭과 파업의 권리를 지금 당장, 노조법 개정을 통해 이미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노동조합에 가입한 특수고용 노동자들에게 교섭과 파업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주장했다.

이처럼 사측은 노동자들이 수년에 걸쳐 긴 싸움을 버텨야만 노동자성을 인정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 우원식 국회의원은 자신의 SNS에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에게 제기된 470억 손배소 탄원서 릴레이를 시작한다” 전하며 ‘가혹한 손배소 탄원 릴레이’를 제안했다.

ⓒ 우원식의원 SNS
ⓒ 우원식의원 SNS

우원식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여실히 드러났다. 약 5년간 누적된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 하청회사의 임금체불은 전체 하청사의 10개 중 4개의 회사꼴로 빈번히 발생하였고, 임금체불액은 약 115억, 임금체불 피해 하청노동자들은 2,461명에 달했다”고 밝히며 “일자리를 지키게 해달라던 하청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는 옳았다”고 전했다.

특히 “원·하청 사측이 입을 모아 적지 않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던 하청노동자의 월급은 기본급에 모든 수당을 더해도 260여만원 밖에 되지 않았고, 이들의 22년 월급 263만원 기준으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1명이 원금만 1489년을 갚아야 하는 금액”이라고 말하며 “그들을 위해 노란봉투법은 꼭 필요하고 그들이 농성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절박한 이유를 다같이 호소해달라” 부탁했다.

우원식의원은 다음 릴레이 제안으로 손잡고 상임대표  박래군 대표, 생명안전 시민넷 송경용 신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진성준의원, 국회 법사위원  박주민 의원, 그리고 대한민국의 노동자를 대표해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을 지목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제안을 받은 직후 바로 릴레이에 동참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함께 릴레이에 동참할 다음 사람으로 진보당 윤희숙 대표, 노동당 나도원, 이종희 대표, 녹색당 김찬휘 대표,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을 뽑았다. 

가혹한 손배소 탄원 SNS 릴레이 및 탄원서 동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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