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전회장 2억7,600만원 퇴임공로금 지급 확인
-농협중앙회 이사회 업무상 배임 책임 피할 수 없어
-농협하나로유통 1800여명 비정규직에겐 명절상품권도 차별지급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2021년7월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김병원 전)회장에 대해, ‘공공단체 위탁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확정했고, 김회장은 임기만료를 몇 달 앞둔 2019년 12월말 공직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였지만, 농협중앙회는 당선 무효형을 받고 개인적 사유로 사퇴한 김회장에게 2억7천6백만원의 퇴임 공로금을 지급했다.

농협 조합장의 퇴임 공로금 지급을 위한 규약에 따르면, 당선취소 당선무효 등의 사유로 인하여 퇴임하는 경우와, 이 사유로 인하여 재판이 진행 중인 때에는 그에 대한 무혐의가 확정 될 때까지 “퇴임공로금의 지급을 유예한다.”로 하여,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농협과 농민 조합원 정서를 감안하여 선거법 위반자에 대한 퇴임 공로금 지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과거 정대근 전)회장은 2007년 재직기간 중 뇌물수수로 구속 해임되자 6년을 근무했음에도 퇴임 공로금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김병원 전)회장은 개인적인 사유로 중도 사퇴하고, 당선 무효형까지 받았음에도 농협중앙회 이사회는 재판기간 중 퇴임공로금을 지급한 것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이재진) 협동조합특별위원회(위원장 서진호)는 8일 오전 11시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전농협중앙회장 퇴임공로금 지급 업무상배임 책임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중앙회에 지도감독 권한을 가진 농림축산식품부와 현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은 농협중앙회 이사회에 업무상 배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며 지급된 퇴임 공로금을 회수 할 것과 210만 농민 조합원과 1,115개 지역농협 임직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김필모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017년 1월에 이미 서울중앙지법에서 김병원 전 회장에 대하여 벌금 300만원이 선고된 바가 있고 대법원에서 최종 당선 무효형 판결을 받았다. 그 사이에 김병원 전 회장은 퇴임을 했고, 퇴임 공로금이라는 명목으로 농협중앙회 이사회를 거쳐 부당하게 집행된 것이다"라며 "저희는 명백하게 배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곧바로 환수 조치를 해야 한다. 퇴임공로금 지급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배임으로 고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꼼수 지급이 가능했던 것은 법의 허점 때문"이라며 "조속히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은 소송처리시한을 6개월로 한정하고 있으나, 농협 등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는 소송의 처리시한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조합장들이 이 법적 빈틈을 이용해 직을 유지하며 물의를 일으키고, 김 전)회장처럼 임기가 끝났어도 재판이 확정되지 않아 ‘퇴임공로금 먹튀’를 합리화하고 있다.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서필상 부울경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농협 하나로 유통에 1800명의 비정규직들이 있다. 명절 때 정규직은 100만원짜리 상품권을 주면서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20만원만 지급하라고 문서를 내리고 있다."라며 "농협중앙회는 회장 퇴임공로금에는 이토록 관대하면서 자회사인 농협 하나로 유통 비정규직 중식비와 교통비는 물론 명절 상품권까지 차별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까?"라고 비난했다. 

이어 "김병원 전)회장은 농협중앙회장과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직하며 농민신문사 퇴임공로금은 꼼수로 받아갔다"며 "과거 과도한 퇴임 공로금 논란으로 해당 공로금을 없앴다고 했지만 대신 연봉을 인상해 공로금을 반영한 것으로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지난 6년간 회장 연봉 인상률을 비교했을 때 농협중앙회는 8%, 농민신문사는 36%다. 김 전 회장은 퇴직 당시 농민신문사로부터 3억79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았다.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하원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연일 떨어지는 쌀 값에 오늘도 전국의 농민들이 트랙터에 나락을 싣고 용산으로 온다.  이렇게 농민들이 삶이 암담한데도 농협은 자기네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대 중앙회장들치고 비리에 연루되지 않고 구속되지 않은 사람이 없다"며 "농민들이 직선제를 요구한 지가 언제인데 국회는 들은 척도 않고 온갖 로비로 또다시 연임을 이야기하고 법까지 만들려고 한다."며 "모든 원인인 농협중앙회장 직선제로 농협을 바꿔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김병원 전 회장에게 지급된 퇴임공로금을 환수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농민과 농협노동자들의 분노를 마주하게 될 것이며 농협중앙회장과 이사회 전부를 형사고발하고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