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금융서비스 보험설계사 부당행위 규탄 기자회견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이재진) 보험설계사지부(지부장 오세중) 한화생명지회(지회장 김태은)는 21일 오전 11시 여의도 63스퀘어 서문 입구에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보험설계사(팀장)에 대한 부당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9월 1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구리지역단 별내지점에서 일하던 팀장급 보험설계사 두 명이 사전에 어떠한 통지나 사유 안내도 없이 일반 설계사로 강등됐다. 통상 보험사 영업조직에서 팀장은 지점장이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영업실적과 팀원 리쿠르팅 실적 등을 근거로 자신의 영업팀을 온전히 꾸릴 수 있는 실력이 있는 이들이 팀장이 된다.

강등 피해를 입은 팀장은 앞서 자신의 팀에 한 신입 설계사를 입사시키려 했다. 그러나 지점장은 해당 신입 설계사 등록을 거부했다. 사유는 불분명했다. 노조 가입 관련 상담을 해 지점장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 팀장이 지점장에게 대들었다는 소문이 돌았을 뿐이다.

피해를 입은 팀장은 강등 사유를 서면으로 받아보고자 했다. 강등 직전까지 어떠한 사전 통지도 없었으며, 그 사유조차 안내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러한 부당행위에 대해 사측에 감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회 역시 회사에 팀장 강등 사유가 무엇인지 확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직무전환은 회사 권한', '팀장들이 회사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등의 납득하기 어려운 대답을 반복하며 노조와 당사자의 당연한 요구를 지금까지 무시하고 있다.

김태은 지회장은 “보험사 영업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팀장이다. 영업 실적을 내야 올라갈 수 있는 자리다. '지점장에게 대들었다'는 말 한 마디로 해임까지 될 자리가 아니다. 그 자리에서 내려오려면 실적을 내지 못했다거나 중대한 잘못을 했어야 한다. 우리는 그 잘못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일방적으로 팀장 강등을 당해야 하는지 공식 사유를 묻고 있는 것이다. 사유를 보고 문제가 정말 크다면 수용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공식 사유조차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지회장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점장과 면담을 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지점장은 해당 팀장들에 대해 인신공격과 개별 고소를 강행하고 있다. 회사는 이 모든 상황을 알면서도 방관하고 있다. 우리는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노조를 시작했다. 임금도 교섭도 중요하지만 조합원들의 이러한 억울함을 노조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노조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억울하게 강등 당한 두 팀장의 지위가 원복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승현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은 "처음부터 회사가 노조의 요구대로 진상조사위를 꾸려 공정한 판단을 했다면 오늘의 이런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았을 것이다. 회사는 상호 신뢰를 운운하지만 노조가 부당한 일을 당한 노동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떻게 상호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인가? 오히려 보험설계사 노동자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하는 회사의 이러한 태도가 상호신뢰를 훼손하는 태도"라 비판했다.

또 "우리는 지난 1년간 천막투쟁을 통해 회사와 대화 파트너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 여전히 한화생명은 보험설계사를 노동자로도, 대화 상대로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회사가 문제 해결을 계속 외면한다면 대화가 아닌 투쟁에 나설 것"이라 경고했다.

오세중 지부장도 "조합원들은 회사가 부당행위를 감사해 잘못된 지점이 있다면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감사는 '이 사건으로 지회장이 신났다. 노조에 이용당하는 것이다'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게 과연 대기업의 감사가 할 수 있는 말인가? 명백하게 이는 지회장에 대한 모욕이나 명예훼손이며 노조 활동에 대한 탄압"이라 지적했다.

피해 당사자들의 현장 발언도 이어졌다. 별내지점 강미선 팀장은 "통상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보험설계사를 보면, '실적이 안 나오니까 회사에 따진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지점에 있는 총 5개의 팀 중, 우리 3팀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내는 팀이었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강 팀장은 "7월 말 리쿠르팅을 통해 새로운 직원을 데려왔고, 지점장에게 등록계약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점장은 일방적으로 등록을 거부했다. 추후 들리는 이야기로는 내가 노조 상담 전화를 했다는 이유 때문이라고도 했다. 지점장과 소통이 되지 않아 구리지역단 단장과 면담했고, 단장은 중재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단장의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그 결과 나는 수석 팀장이 내 책상을 빼는 모습을 봐야 했다. 왜 내가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물었지만 9월 1일자로 해임처리를 할 것이라는 일방적인 통보 이외에는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 서면으로 사유를 안내해 달라는 말에는 보안상 불가하다는 답변이 나왔고, 가장이기에 계속 일하고 싶다는 호소는 '돈에 미쳐 자식을 판다'는 유언비어로 돌아왔다. 일한 것 이상의 대가를 바란 적도 없다. 그저 정당한 사유를, 이런 상황에 처한 이유를 알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는 동료를 돕다가 함께 강등된 박미경 팀장 역시 "절차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고 소통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면담자리에 동행했을 뿐이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우리가 지점장을 잘라달라고 면담했다는 유언비어와 무례하게 행동했다는 각종 소문들이었다. 금전적 보상을 바란적도 없다. 그냥 왜 우리가 이렇게 강등되어야 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고, 절차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오죽 억울하면 우리 둘이 회사 앞에 앉아 땅을 치며 울었겠는가? 억울하면 나가면 된다지만 이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피해를 입은 이들이 매번 회사를 떠나면서 이런 상황이 반복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것은 알지만, 끝까지 투쟁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별내지점 투쟁에 동참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기자회견문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조합원들은 "지금의 이 사태는 회사가 여전히 설계사들을 노예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회사가 관리자들의 부당행위 감싸기를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별내지점 팀장에 대한 부당행위를 즉시 철회하고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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