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노동자 치유 프로그램

통통톡의 노동자 마음건강
통통톡의 노동자 마음건강

콜센터 미조직노동자 치유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2021년에 시작하여 2년 차에 접어들었고, 투쟁하는 콜센터노동자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우분투재단의 지원으로 통통톡 프로그램운영팀에서 기획부터 모집과 진행까지 맡고 있다.

콜센터노동자들은 고객갑질, 실적 압박, 직장내 괴롭힘 등 업무 스트레스가 크고, 하루종일 콜상담을 하다보니 말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퇴근 후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참여자도 있을 정도다. 이런 조건의 노동자들이 일이 끝난 후 프로그램 참여를 할 수 있을지, 참여한다고 해도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여러차례 논의 후 콜센터노동자들의 상황을 고려하여 한번 참여하더라도 충분한 체험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완성도를 갖추고, 1회 이상 참여 가능하도록 유연하게 하고, 단시간 경험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도구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그 결과 프로그램 구성은 콜센터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작업환경을 고려하여 외부로부터 온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자신과 분리시키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몸과 마음이 지친 평일 저녁에 프로그램을 참여하게 하려면 기대와 재미가 갖춰져야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명상과 소리(싱잉볼)치유, 향(아로마)치유, 미술(꼴라쥬)치유, 원예치유, 타로상담, 몸마음 쉬고 보듬기’로 내 몸-마음 알아차리기를 체험하는 것이었다.

21년 6월 본격적으로 모집이 시작되었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치유프로그램은 시작되었다. 21년은 코로나로 모집과 진행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22년은 시작부터 모집인원 12명보다 신청자가 초과하며 성황을 이뤘고, 준비와 홍보, 진행 또한 익숙해져 가고 있다.

콜센터노동자들이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한 동기는 “마음 속의 화가 너무 쌓여서 성격이 바뀌는 것 같다. 콜센터 근무로 지치고 힘들어서, 회사의 괴롭힘으로 죽을 만큼 힘들다. 감정노동으로 삶의 의욕이 없다. 콜센터 근무로 번 아웃이 왔다. 조금이라도 숨이 트이고 싶다. 마음의 평안을 찾고 싶다. 나를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싶고, 치유를 받고 싶다” 등 감정노동 및 업무 스트레스로 힘들어 치유를 하고 싶다는 바램에서였다.

프로그램을 참여한 후 속마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제안도 주었다.

22년 11월에는 4회 모두 참여 가능한 ‘마음토닥 1기’를 모집하였다. 도구로 하는 프로그램과 함께 속마음 나누고 비우기 프로그램을 결합하였고, 콜센터노동자들이 연결감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시도였다. 4회 연속 참여자들은 한 달 동안 따뜻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고, 매회 프로그램을 마친 후 얼굴 표정이 밝아져 돌아갔다.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콜센터노동자들은 따뜻한 위로, 공감, 격려가 좋았다는 것은 기본이고 “화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 잠시 동안 경험하는 것이 놀랍다. 몸이 행복해 하는 것을 느꼈다. 완전 몰입하니 아무 생각이 안나고,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그런 분들이 많구나!. 다양하게 참여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고 공감하고 격려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어떤 때 힘들고, 어떤 때 좋은지, 나에게 집중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등의 경험을 나누었다.

참여자들은 진행하는 강사들을 무엇보다 편안해했다. 아마도 노동자들에 대한 이해와 상담에 대한 이해를 모두 갖춘 통통톡 치유활동가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콜센터노동자들에게 따뜻하고 지지하는 에너지를 보내주고, 함께하는 마음으로 반겨주고, 연결의 마음으로 안내하며 함께 하고 있는 마음이 전달되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일상적으로 스트레스에 장시간 노출되어 지낼 수밖에 없는 콜센터노동자들이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경험하였기에 만족감이 높았을까? 여러 가지 치유원리가 있으나 주요한 것은 외부로부터 온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내 몸-마음 알아차리기를 통해 나와 분리시킨 후 느끼게 되는 편안함, 고요함, 행복감을 경험한 것이다. 짧은 시간의 체험이지만 이 경험을 통해 치유와 힐링의 원리가 무엇인지 이해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 체험 중 본인에게 맞는 것을 찾아 일상에서 적용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원리를 자신의 일상의 시간표 안에 넣어두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과 적정한 노동시간으로 개선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콜센터노동자들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고,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집단적 치유가 가능한 조건이 마련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하는 주체들이 즐겁고 의미 있게 투쟁할 수 있도록 쌓이고 넘치는 스트레스를 비워주는 것을 돕는 것 또한 통통톡 치유활동가들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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