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지났지만 직고용 약속 안지켜"
"이 투쟁에 무엇을 걸었는지 보여주겠다"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가 원청 LG헬로비전이 약속한 300여 명 노동자에 대한 직접고용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더불어 20여 명의 조합원은 집단단식농성에 돌입했다.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는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가 개최됐다.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이들은 지난해 11월, 원청인 LG헬로비전과 고용구조 개선 협의체를 꾸려 고용구조 개선, 즉 직접고용을 위한 논의를 올해 3분기(9월) 안에 마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12월이 된 지금까지도 LG헬로비전은 ‘지금은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작년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사측이 약속을 지킬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규탄하며 집단단식에 돌입했다.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1년을 기다리라는 원청이 한걸음 물러나 23년 6월부터 논의를 이어가자고 했지만 이미 한차례 약속을 어긴 상황에서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전원 즉각 직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9월 28일 1차 총파업과 10월 27일 LG헬로비전 본사 앞 노숙농성에 이어 12일에는 3차 총파업을 결의하고 20여 명의 조합원은 “죽을 수 있어도, 물러날 수 없다”며 집단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번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정의당, 노동당, 진보당,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전국민중행동이 참석해 함께 연대했다.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서광순 희망연대본부 공동본부장은 여는 발언을 통해 최근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권고한 주 69시간과 성과급제를 이야기하는 윤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서광순 본부장은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순간 노동자들은 피가 말라갈 것이고 피폐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화물노동자 파업 당시 민주노총 때려잡겠다는 윤 정부에게 싸울 준비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서광순 본부장은 “처음, 노동조합을 만들었을 때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1500명이었는데 30% 이상이 그만뒀다” 말하며 “남은 우리끼리 똘똘 뭉쳐 LG헬로비전과의 투쟁에서 승리하자”고 조합원들의 사기를 드높였다.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민주노총 이태의 부위원장은 결의대회에 연대한 조합원들을 보며 “당찬 결의를 보니 3년 전 직접고용 쟁취를 약속받았던 때가 생각난다. 하지만 다시 죽기를 각오하고 3차 파업을 넘어 집단단식을 하려는 모습을 보니 3년 전이 아니라 그 투쟁을 승리로 만들기 위해서 투쟁했던 동지들이 생각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화물연대를 힘으로 제압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며 노동자의 눈치조차 보지 않는 정권이라며 비판했다. 이태의 부위원장은 “윤 정권이 화물 파업을 짓밟고 노동자의 살고자 하는 투쟁을 북핵에 비유하며 악다구니를 쓰고 있다”고 지적하며 “윤 정부의 가장 걸림돌인 우리 민주노총이 함께 싸워 함께 연대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공공운수노조 박해철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자가 한 발을 뛰고 디디려면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고 백기완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희망연대본부 동지들은 지금까지 한 발씩 잘 전진해왔다”고 위로했다. 또한, 박해철 수석부위원장은 “우리 한국 사회는 이미 자산과 임금의 불평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노동소득 분배율은 계속 하향을 달리고 있다”며 “더는 뺏길 것도 없는 상황에 민주노총이 쟁취한 것들을 순순히 넘길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해철 수석부위원장은 희망연대본부에게 “여러분이 밀리면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까지 밀리게 되는 것”이라고 당부하며 “끝까지 지지하고 엄호할 테니 꼭 승리해달라” 부탁했다.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희망연대의 전신인 희망연대노동조합의 창립 멤버였던 민주노총 김진억 서울본부장도 발언을 이어갔다. 김진억 본부장은 LG헬로비전이 CJ헬로비전이던 2019년 2월 노동조합을 설립한 창립 멤버다. 김진억 본부장은 “노동조합이 없었을 때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했었다. 장시간 노동, 저임금도 마다할 수 없이 일했지만,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의지가 모여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진억 본부장은 “2020년 3월 노사협의체를 꾸려 2년간 논의했지만 사측이 약속이 지키지 않고 합의 결과를 뒤집었다”고 지적하며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고, 더 강고한 투쟁으로 함께 맞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마지막으로 이어진 단식자 결의 발언은 유희원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장이 맡았다., 유희원 지부장은 “우리와 약속을 지키지 않은 LG헬로비전을 상대로 총파업을 시작한 지 3개월째 접어들었다”고 밝히며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냐”며 되물었다. 이어 “현실과 실적, 지표에 떠밀려 고객과의 약속시간을 맞추려 작업 시간에 쫓기면 나의 안전은 뒤로 하고 목숨은 운에 맡긴 채 담벼락을 업고 전봇대를 기어 올라가야 하는 이 현실은 우리가 바라던 삶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또한, “우린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권리와 자격이 있다”고 외치며 “저들에게(사측)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맡기지 않을 것이고, 정당한 요구에 묵묵부답인 LG헬로비전에 죽기를 각오하고 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발언이 종료된 뒤 20여 명의 단식자는 ‘단식 1일 차’라는 조끼를 메고 곧바로 농성에 들어갔다. 이번에 함께 단식에 들어간 김수진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 부천지회 조합원은 “며칠이나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 투쟁이 이겼으면 좋겠고 그걸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농성장으로 들어갔다.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12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열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3차 총파업 결의대회' ⓒ 김준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