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대구방문, "잊지않고 함께 해달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만이 진정한 추모
특별법 제정위한 서명운동 동참 호소해
대통령 공식면담·사과, 이상민 장관 파면,
독립조사기구 설치 요구도 '연대로 함께'

15일 18시 30분, 대구시민공익센터 상상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대구간담회가 진행됐다
15일 18시 30분, 대구시민공익센터 상상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대구간담회가 진행됐다

15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대구시민이 만났다. 유가족은 "잊지않고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희생자 추모와 진상규명·책임자처벌을 위해 시민의 힘을 모으는 전국 순회간담회 중 두 번째 지역이다.

한편, 같은 날 서울시청 앞 시민분향소에서는 유가족들이 서울시의 분향소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고 분향소를 사수하고 있다.(관련기사)

이날의 간담회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날의 간담회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박신호 대구4.16연대 상임대표가 유가족에 연대사를 했다. “2.18대구지하철화재참사 20주기 추모주간이다. 대구에서 2.18참사를 잘 해결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슬픔이 반복되었을지 되묻게 된다. 4.16세월호 서명운동과 함께 10.29이태원참사 서명운동을 하다보면 시민들의 안전사회에 대한 열망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오늘로 대구경북유가족과 시민들이 연결되었으니 함께 해나갈 일만 남았다”라고 했다.

 

(왼쪽에서 세번째) 송채림 희생자의 아버지인 송진영씨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협의회) 부대표이기도 하다.
(왼쪽에서 세번째) 송채림 희생자의 아버지인 송진영씨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협의회) 부대표이기도 하다.

송채림 희생자의 아버지인 송진영씨는 “대구간담회 일정이 확정되고 꼭 와서 유가족의 겪는 현실을 전하고 싶었다. 방송에 나오는 것과 유가족이 겪는 일들은 너무나 다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가족이 대화를 거부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족은 서울시청 바로 앞 서울시청 광장에 있었고 지금도 그 곳에서 시민분향소를 지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유진 희생자의 아버지인 최정주씨도 협의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오늘 2.18대구지하철참사로 아이와 아내를 잃은 유가족을 만났다. 분명히 20년 전의 그 때는 분명 가슴 아파하긴 했지만, 나의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었다. 오히려 그 분은 나에게 ‘바꾸고자 그렇게 노력했는데 바뀐 것이 없는 것 같다’라며 미안함을 전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시민활동가들, 민변처럼 조력해주시는 분들이 없었다면 유가족들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대책위에 함께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있어 위로받고 힘받고 있다. 대구에서도 많이 알려주시고 함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15일 18시 30분, 대구시민공익센터 상상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대구간담회가 진행됐다
15일 18시 30분, 대구시민공익센터 상상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대구간담회가 진행됐다

이승헌 희생자의 어머니 이향숙씨는 참사 이후 ‘승헌이와 159명 희생자를 모두를 위한 기도를 하며 지낸다’며 근황을 전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그 때는 국가는 없었고, 지금도 없다라는 사실이다. 지금 시민분향소 앞에 죽치고 있는 그 경찰들이 참사 당일 이태원에 있었다면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희생자와 유가족들은 시민들에게 빨리 잊혀지는 것 같아 서글프고 안타깝다. 여러분과 시민들이 좀 더 오래 기억해주시기를 바란다. 진상규명,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만이 진정한 추모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산하 희생자의 아버지인 김운중씨는 “부산사람인 산하는 첫 직장생활을 위해 서울로 갔다. 참사 당일은 생각지 못하다가 다음 날 아침에서야 아이에게 연락을 했다. 아이의 휴대폰 전화를 받은 용산경찰서는 아이의 생사도 희생자명단도 ‘모른다’고 할 뿐이었다. 갈수록 ‘왜’라는 질문이 쌓여 간다. 우리 다음 세대는 우리와 같은 아픔이 겪지 않도록 유가족은 계속해서 침묵을 깨고 이야기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60여명의 대구시민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60여명의 대구시민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홍두성씨는 홍의성 희생자의 동생이자 생존자다. “쌍둥이 형과 골목에서 끼여있을 때는 버티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점차 숨을 쉴 수 없고 잠도 왔다. 골목을 빠져나와서는 형이 보이지 않아 그제서야 큰일임을 직감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서울에서 매일 같이 자고 함께 살았는데 그런 일들은 기억이 잘 나지 않고 마지막 모습만 기억이 난다. 가장 바라는 일은 가족이 돌아오는 것이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선우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위의 조직팀장이 특별법제정운동을 설명하고 있다.
김선우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위의 조직팀장이 특별법제정운동을 설명하고 있다.

유가족의 이야기시간 후, 김선우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위의 조직팀장(4.16연대 사무처장)이 시민대책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시민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진상규명‧책임자처벌, 피해자권리보장‧지원, 추모행동 확산에 힘쓰고 있다. 독립적인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제정운동을 펼치고자 한다. 국회 상황이 좋지 않기에 당장은 국민들이 직접 입법청원부터 하려하니 많이 알리고 동참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민대책회의는 ▲대통령의 책임 인정과 사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파면 ▲독립적인 조사 기구의 설치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서명참가하기

 

 

 

*위 기사는 민주노총 대구지역 기관지 '대구노동히어로'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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