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거절하면서 유명 밈 패러디, 상반된 모습
매일 19시 참사 분향소 앞에서 추모제 열릴 예정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15일이 지났지만, 시민들과 유가족이 물러나지 않겠다고 강경하게 대응하자 서울시는 강제철거를 보류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측도 “엄격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고집하고 있어, 언제 강제철거가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는 민주노총이 주최한 추모 촛불문화제가 개최됐다.

좌측 지난해 11월 눈물을 보인 오세훈 시장, 우측 16일 올라온 유명 밈을 패러디하는 오세훈 시장의 모습 ⓒ 오세훈TV
좌측 지난해 11월 눈물을 보인 오세훈 시장, 우측 16일 올라온 유명 밈을 패러디하는 오세훈 시장의 모습 ⓒ 오세훈TV

지난해 11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3일이 지난 2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눈물을 보이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그런 오 시장에게 유족들은 한 번 만나달라며 시청 앞 분향소를 지키고 있지만, 오 시장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그러던 16일 오세훈 시장의 유튜브 계정에는 하나의 짧은 영상이 올라온다. 복도를 걸어가던 오 시장에게 직원이 “시장님 어디가세요?” 묻자 오 시장은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답하며 음악이 재생 중인 스마트폰을 보여준다. 일명 ‘하입보이 밈’이다. 유족은 아직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오 시장에게 대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지난 11월 눈물을 흘리는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유명 밈을 패러디한 것이다.

서울시 측은 “고인들에 대한 추모 또한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15일까지 시청 앞 분향소를 자진철거 하라 통보했다. 반면 유족들은 “분향소 설치는 관혼상제에 해당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신고대상이 아니기에 적법하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또한 “서울광장 분향소는 헌법과 법률로 보호받아야 할 관혼상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문화제에 참석한 유족, 고 이남훈 님의 어머니는 “이게 무슨 정부이고 나라냐”며 “왜 유족이 길거리에 내몰려야 하냐”고 정부를 규탄했다. 또한, “차디찬 바닥에 엎드려서 아이들을 향해 절하시는 분도 있고 눈물 흘리고 지나가시는 엄마들도 봤는데, 왜 오세훈 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은 공감을 못 하는 것이냐” 따졌다. 

어머니는 “아들을 보내고 나서, 자신에게 국가는 그저 살아가는 나라가 아니라 살아 내야 할 나라가 됐다”며 “이 나라 이 정부에 당당하게 엄마로서 저희 엄마들은 이 아이들을 지킬 것”이라 다짐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저희는 아이들을 지킬 것이고 서울시는 유족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유족의 뜻이 반영된 대안을 가지고 내려오라” 강조했다.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자리에 참석한 민주노총 이양수 부위원장도 연대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이 부위원장은 “아무리 노력하고 개인이 열심히 살아도 이런 사회적 참사를 한번 겪으면, 개인의 노력만으로 안전한 삶을 살 수 없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이 자리를 민주노총이 주최했고, 아시다시피 민주노총 조합원이 매우 많지만 적은 수의 조합원들이 와서 한편으로 아쉽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이어 “말씀드린 대로 민주노총이 아직 부족하지만 더는 한국 사회를 이대로 둘 수 없다” 주장하며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함께 힘을 모으고 민주노총 또한, 국민의 목소리,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민주노총이 주최한 추모제는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의 다른 연대 단위 단체들이 이어서 시청 앞 분향소 추모제를 매일 밤 7시에 개최할 예정이다.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17일 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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