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요청에도 일주일 째 무시하고 있는 정부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도 126일이 지났다. 하지만 참사에 대한 책임자는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유가족이 면담을 요청한 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유가족들의 절망은 분노로 뒤바뀌어 가고 있다.

2일 이태원참사 유가족 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대통령 공식 사과와 면담요청에 대한 응답을 촉구하며 ‘10.29 진실의 촛불행진’을 개최했다. 이 행진에는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도 함께 참여했다.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지난달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며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됐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장관 탄핵 심판 주심을 윤 대통령과 대학 동기인 이종석 재판관으로 지정했다. 2018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이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돼 일각에선 편향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에 이상민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한길리서치가 전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이상민 장관에 대한 사퇴를 묻는 질문에 65%가 찬성한다고 집계된 바 있다. 그중 52.5%로 절반이 넘는 대상이 ‘적극 찬성’한다고 집계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미디어토마토가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10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73.1%가 정부와 지자체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정부에 제대로 된 사과를 촉구하고 있지만, 이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은 23일, 윤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일주일 째 아무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촛불 행진을 개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그리스 중부에서 열차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확인된 사망자만 57명에 달해 그리스 역사상 최악의 철도 참사라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에 카라만리스 그리스 교통부 장관은 사고 다음 날 “억울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국가의 실수에 책임진다”며 사임했다.

이에 관해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리스에서 벌어진 참사로 그리스 교통부 장관은 억울하게 숨진 이들을 위로하고 존중하는 의미로 사임하겠다 밝혔다”며 “이게 상식”이라고 이상민 장관의 행보를 지적하기도 했다.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이들은 18시 34분에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행진 시작을 알렸다. 참사에 대한 첫 알림으로 이태원 참사가 처음 신고된 시간이다. 분향소를 출발한 이들은 서울역을 지나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도 이들의 요구는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와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였다. 구호를 외치는 동시에 틈틈이 참사 희생자들 이름을 부르며 “꼭 기억하겠습니다”, “우리는 지치지 않을 것입니다” 등의 구호도 함께 울렸다.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행진 중, 삼각지역 부근에서 맞불 집회를 놓은 극우 집단에 방해를 받기도 했지만, 이들은 굴하지 않고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한 이후엔 유가족협의회 이종철대표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종철대표는 “오늘 유가족들은 무너진 가슴을 쥐어잡고 대통령실로 고난의 행진을 했다”며 “국가의 사죄와 이상민 장관의 파면을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또한, “특수본과 국정조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수백 가지 의문들을 풀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기구 설치’와 ‘특별법 제정’을 대통령에게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고도 밝혔다.

이 대표는 “더 이상의 유가족들에 대한 방치는 직무유기이며 나라의 주권을 가진 국민을 기망하던 권력자들의 최후를 똑똑히 기억하라”고 경고했다.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정의당 류호정 의원도 발언대에 올라 “대오 제일 뒤에서 행진을 함께하고 있었는데, 도착해서 보니 많은 시민들이 함께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국회가 소란스러워 특별법 제정이 지지부진라고 잊혀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며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잘 챙기겠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진보당 홍의진 청년대표는 “참사가 발생하고 네 달이 지나도록 왜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지, 참사 직후 대통령과 정부가 답했어야 하는 것들을 아직까지 묻고 있는 것”이라고 정부를 향해 쓴소리했다. 이어 “대통령이 공식 사과하고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면담에 응할 것”을 촉구하고 “이 당연한 요구가 이뤄질 때까지 유가족분들의 곁에서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발언을 마친 이후, 이들은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와 특별법 제정,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대통령은 응답하라’ 촛불 메세지를 만들어 보였다.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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