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 가족대책위 발족
"모욕적 강제인치 과정에서 가족들 부상 입어"
국정원, 조사 과정에서 진술거부권 침해하기도
진출입로 확보 명목 경찰력 투입…1명 부상

제주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 가족대책위 및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가 4일 오후 1시 제주교도소 앞에서 가족대책위 발족을 알리고 공안당국의 폭력적 강제인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제주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 가족대책위 및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가 4일 오후 1시 제주교도소 앞에서 가족대책위 발족을 알리고 공안당국의 폭력적 강제인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달 국정원과 경찰에 의해 강제 인치된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과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등 ‘제주 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 가족들이 '제주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 가족대책위’(이하 가족대책위)를 구성하고, 국가정보원 제주지부와 제주경찰청 소속 합동수사팀의 불법폭력 만행에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대책위는 4일 오후 1시 제주교도소 앞에서 가족대책위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피의자의 속옷이 벗겨지는 등 비인도적이며 모욕적인 피의자 연행으로 가족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었다”며 “이러한 모욕적인 강제인치과정에 항의한 피의자 가족들이 (경찰에 의해) 목이 조이고 팔이 꺾이는 등 부상을 입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정보원 제주지부와 제주경찰청 소속 합동수사팀은 지난달 27일 국가보안법 위반 피의사실에 대한 피의자신문을 진행한다는 명목으로 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들을 제주교도소와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국정원 제주지부 조사실 및 제주경찰청 안보수사과 진술녹화실로 강제인치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피해자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피해자를 연행하던 중 피해자는 물론 그 가족들에게까지 비인도적이며 폭력적인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가족대책위에서 나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현우‧고창건 두 활동가의 가족들의 입에서 공안당국의 폭력만행에 대한 고발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박현우 위원장의 배우자 A씨는 “지난달 27일 제 눈 앞에서 국정원은 박현우를 폭력적으로 강제인치했다. 경찰을 온몸으로 막아섰지만 경찰에 의해 질질 끌려나왔다”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갔으며 그 과정에서 상해를 입히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현우의 증언에 따르면 한 수사관은 출석요구를 거부하면 불상사가 있을 것이라고 협박을 하는가 하면, 사지가 붙들려나가는 과정에서 경찰이 본인의 허리를 놓쳐 복도 바닥에 떨어지는 등 고통을 호소했지만 강제로 차 뒷좌석에 집어넣었다”며 강제인치 과정이 총체적인 불법과 폭력으로 점철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창건 사무총장의 배우자 B씨와 아들 C씨는 “간첩조작 피해자 가족들은 청천벽력과 같은 사건을 접하면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며 “고창건은 제주에서 태어나고 50년 넘게 제주에서 살아온 제주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대체 무슨 간첩활동을 했다는 말이냐”고 항의했다.

이어 “수차례 진술거부를 강력히 주장했음에도 국정원과 경찰은 피해자의 요구를 무참히 짓밟았으며, 이에 항의하는 제 아들의 목을 조르고 손목과 팔목을 꺾는 등 파렴치한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피해자들의 변호인은 헌법상 보장된 진술거부권을 공안당국이 제대로 보장하고 있지 않다며, 피의자에 대한 자백 강요라는 낡은 수사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부건 변호사는 “진술거부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사람을 조사실에 강제로 앉힌다는 것은 자백을 강요하는 수작일 뿐”이라며 “잠을 안 재우고 사람을 폭행하는 것만 고문이 아니라 진술을 거부하는 이를 강제로 조사로 끌어와 앉히는 것도 고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즉각적으로 불법 강제인치 시도를 중단할 것을 호소한다. 두 번 다시 자백 강요를 목적으로 불법적인 강제인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피해자 가족들은 간첩조작 피해자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을 진행하기 위해 제주교도소를 빠져나오려 하던 공안당국 차량을 가로막고 “불법적 폭력적 강제인치 규탄한다”, “헌법상 진술거부권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당국의 폭력만행을 거듭 규탄했다.

경찰은 진출입로 확보를 명목으로 다수의 경찰력을 투입해 저항하는 피해자 가족들을 강제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공안탄압저지 제주대책위 관계자 1명이 부상을 입는 등 경찰의 폭력행위가 계속됐다.

가족대책위와 공안탄압저지 제주대책위는 “불법적인 강제인치와 피의자신문을 강행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 모든 법적대응은 물론 국가정보원 제주지부와 제주경찰청 소속 합동수사팀을 상대로 끝까지 항거‧항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 가족대책위 및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가 4일 오후 1시 제주교도소 앞에서 가족대책위 발족을 알리고 공안당국의 폭력적 강제인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제주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 가족대책위 및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가 4일 오후 1시 제주교도소 앞에서 가족대책위 발족을 알리고 공안당국의 폭력적 강제인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가족대책위 관계자들이 제주교도소 정문을 가로막고 폭력적 강제조사, 강제인치를 규탄하고 있다.
가족대책위 관계자들이 제주교도소 정문을 가로막고 폭력적 강제조사, 강제인치를 규탄하고 있다.
가족대책위 관계자들을 경찰이 폭력적으로 끌어내고 있다.
가족대책위 관계자들을 경찰이 폭력적으로 끌어내고 있다.
가족대책위 관계자들을 경찰이 폭력적으로 끌어내고 있다.
가족대책위 관계자들을 경찰이 폭력적으로 끌어내고 있다.
경찰력 투입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공안탄압저지 제주대책위 관계자의 모습
경찰력 투입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공안탄압저지 제주대책위 관계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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