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3.8 세계여성의날 정신계승 기자회견 열어
자살 생각하는 콜센터 노동자들 "다음 소희 막아야"

공공운수노조가 7일 민주노총에서 콜센터노동자들과 함께 ▲콜센터 사업장 노동자들의 여성친화정책 마련 ▲최저임금을 기준으로한 임금체계 개편과 고용안정 및 실질임금 보장 ▲감정노동자를 위한 사업장 내 건강권 보호조치에 대한 원청 책임성 부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지금 소희, 콜센터 사업장을 고발한다 기자회견
▲ 지금 소희, 콜센터 사업장을 고발한다 기자회견

지난 2월 8일 개봉한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는 3월 6일 현재 94,176명의 관람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쟁쟁한 흥행작품과 어깨를 나란히한 영화의 흥행을 통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특히 감정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공운수노조 김영애 부위원장은 “다음 소희에 이어서 지금소희들이 이자리에 있다. 이제 산업의 변화로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상담종사자는 8만명이 넘는다. 강산이 변해도 여성 집중 노동에는 괴물처럼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저임금. 노동착취다. 여성노동자들은 비정규직, 간접고용, 전자감시, 감정노동, 높은 이직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반문했다.

또 “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행한 <콜센터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담 내용은 더욱 전문화되고 콜당 상담 시간도 증가하는 등 업무 난이도와 전문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직접고용 콜센터에 비해 간접고용 콜센터 상담사가 임금 등 노동조건이 더 열악하고 고용불안감과 노동강도도 강하며 직무불만족과 스트레스 수준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체 상담사의 18%가 자살 생각을 경험하였다고 한다”며 “지나치게 많은 콜 수, 실적 압박,  과도한 모니터링,  회사의 부당처우,  업무상 불이익, 조롱과 모욕, 직장내 괴롭힘호소 마저 유명무실한 이런 일자리를 사직을 꿈도 못꾸는건 대안적 직업전망조차 없는 여성산업이 작금의 현실”을 비판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김금영 서울지회장은 “건강보험고객센터는 2006년 설립되어 현재 1,600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사회보장서비스의 일선에서 국민들의 보건안전을 지키기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1천69개의 업무를 17년이 넘도록 수행하고 있지만, 무늬만 사장인 12개의 용역업체에 분산 운영되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통제받는 노동 착취를 당해오고 있다”고 현실을 폭로했다.

희망연대본부 더불어사는지부 이하나 조합원은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에서 작년 말 업체 변경 과정에서 1월부로 부당해고 됐다”고 밝히며 “새 업체 효성ITX는 헬프팀 10명은 전원 고용승계했으나 디지털뱅킹팀은 업체 비전과 맞지 않다며 4명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했다. 합격 통보했던 6명이 업무공백을 우려해 전원 고용승계를 요구하자 다시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심야상담사 중 3명은 업체 변경으로 근무시간 변경 우려로 자진퇴사해 결국 디지털뱅킹팀 16명 중 3명만 재계약한 상태”라고 상황을 전했다.

대전지역일반지부 하나은행콜센터지회 현진아 지회장은 “얼마 전 하나은행이 ‘3조클럽’을 달성하며 은행 중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해 처음으로 ‘리딩뱅크(금융시장에서 선도 구실을 하는 우량은행)’ 자리를 차지했다. 순이익이 3조 이상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하지만 고객과 가장 가까이 응대하고 있는 고객센터 직원들은 원청 하나은행이 요구하는 업체 평가 기준이 낮다는 이유로 그동안 지급한 명절 상여금 조차 지급 받지 못했다. 업체평가 점수가 낮아 이익이 마이너스라는 이유였다. 그렇다고 평가 좋았을 때 업체는 인센티브를 받았으나 그에 대해서는 지급되는지 알지도 못했으며 오로지 회사 이익으로만 사용됐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분노했다.

희망연대본부 우리는LG헬로비전콜센터지부 김승진 지부장은 “고객의 강성민원 등을 담당하는 클레임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룹과 계열사 차원에서 ‘성과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LG의 실적압박과 각종 현안이 이어지고 있다. 팀 목표, 개인 목표를 맞추지 않으면 고객사인 LG헬로비전과의 계약을 이유로 압박이 심각하다. 중단하기로 했던 해지 이월이 계속되고 있다. 고객의 해지 요구를 반영하지 말라고 하여 해지 방어 부서만이 아닌 각 부서가 해지 응대를 주저하게 된다. 회사는 해지 응대율이 하락했다며 돌려막기까지 하고 퇴사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우리는 저임금 비정규직 감정노동자라는 현실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하루 평균 10시간, 헤드셋을 끼고 행정 절차나 민원 해결을 하며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는 콜센터 노동자다. 2021년 기준 성별임금격차는 31.1%로 남성의 7할밖에 되지 않는다. 더불어 콜센터 노동의 직무능력가치를 저평가하고, 기본급의 상승이 아닌 성과급에 기대어 동료끼리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노동현장은 화장실 하나 편하게 갈 수 없게 만들었다. 직영 전환시에도 고용승계, 경력인정이 보장되지 않는 불안정한 고용조건은 콜센터 노동자로서의 자긍심을 갉아 먹게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또 “사무직 노동자로서 근골격계 질환과 난청, 수면장애, 정신건강의 저하 등의 어려움을 겪지만, 임금과 고용에서 비롯된 불평등이 노동안전보건에도 영향을 미치고, 산업재해 인정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탓에 필요한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지원되지 않는 사업장에서 여성노동자의 경력중단은 가속화 되어가고 있다. 이에 더 이상 한 사람도 놓치고 싶지 않은 ‘지금의 소희’들은 전국 콜센터 노동자를 대변하여 성평등한 사업장을 위한 한 걸음, 콜센터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건강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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