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입사부터 퇴사까지 안내 책자 배포'
"48% 콜센터노동자, 극단적 선택 생각"

16일 을지로 씨티센터 빌딩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김준 기자
16일 을지로 씨티센터 빌딩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김준 기자

서울 곳곳에서 ‘지금소희’들을 위한 권리보장 캠페인이 열렸다. 민주노총은 콜센터노동자들의 감정노동보호와 건강권 보장, 실질임금 보장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노동자들에게 ‘콜센터 입사부터 퇴사까지’라는 안내 책자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벌였다.

16일 오전 8시, 직장인들의 출근길 발이 분주한 가운데 중구, 강남구, 송파구 등 서울 여섯 곳에서 콜센터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장, 감정노동보호, 고용안전, 인권존중을 촉구하는 ‘콜센터노동자 권리 찾기 수첩 배포 캠페인’이 열렸다.

콜센터노동자로 사회의 첫발을 내디딘 현장실습생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다음소희’가 지난 2월 개봉해 아직까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다음소희’는 실화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로 제75회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돼 개봉 전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2022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 국가인권위원회
2022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 국가인권위원회

하지만 이런 현실과는 다르게 콜센터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2022 국가인권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콜센터노동자 48%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해본 적 있다고 답했으며, 병원을 찾아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을 진단받았다고 답한 노동자는 12%에 그쳐 중재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면 곧바로 자살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이 맞물려 비대면이 기본 지침으로 설정돼 콜센터노동자들의 업무 강도는 더욱 가중됐다. 2021년에 발표된 2020 콜센터상담사 실태조사에서는 코로나 이후 업무 강도가 높아졌냐는 질문에 콜센터노동자 303명 중 177명(58.4%)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민주노총은 같은 원청 하나 아래 다수 협력업체가 경쟁하는 구조가 이런 경쟁과 실적압박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로 인해 콜센터노동자의 통상 근속기간은 6개월 정도이고 1년 미만 노동자는 전체의 89%에 달한다고도 전했다. 

또한, 이들은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콜 수를 받아야 하는 업무 구조로 화장실조차 허락받아야 하고, 제대로 된 휴식시간도 보장받지 못한다며 이들의 쉴 권리보장을 위해 ‘지금 소희들의 출근길 권리보장 캠페인’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캠페인을 벌이며 ‘2023 콜센터 입사부터 퇴사까지’라는 안내 책자를 배포했다. 이 책자에는 입사 시기 작성할 근로계약서부터 취업규칙, 휴게시설, 임신·출산·육아·돌봄과 직장갑질 대응, 퇴사 시 고용관계 종료까지 콜센터노동자로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내용이 상세히 담겨있다.

민주노총이 배포한 '2023 콜센터 입사부터 퇴사까지' 안내 책자 ⓒ 민주노총
민주노총이 배포한 '2023 콜센터 입사부터 퇴사까지' 안내 책자 ⓒ 민주노총
민주노총이 배포한 '2023 콜센터 입사부터 퇴사까지' 안내 책자 ⓒ 민주노총
민주노총이 배포한 '2023 콜센터 입사부터 퇴사까지' 안내 책자 ⓒ 민주노총

국내 콜센터노동자는 약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77%는 비정규직 노동자다. 영화 ‘다음소희’로 뒤늦게나마 그들에 관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다음소희’를 막기 위한 현실적 제도정비와 노동환경 개선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1년 전 대선 당시 후보들은 하청구조의 중간착취 문제에 대해 공감하며 해결을 위한 공약을 내놓았다. 정당을 떠나 이재명, 심상정, 유승민 후보 모두 공약을 내걸었지만, 윤석열 후보만이 이에 대한 공약을 내걸지 않았었다. 

그러던 지난 1월 민주당은 중간착취 방지 입법을 올해 상반기 목표로 내걸었다. 그 어느 때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관심이 높아진 만큼 입법부 또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을지로 씨티센터 빌딩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김준 기자
16일 을지로 씨티센터 빌딩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김준 기자
16일 을지로 씨티센터 빌딩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김준 기자
16일 을지로 씨티센터 빌딩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김준 기자
16일 대법원 등기소 콜센터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민주노총
16일 대법원 등기소 콜센터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민주노총
16일 센트럴타워 국민은행 콜센터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민주노총
16일 센트럴타워 국민은행 콜센터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민주노총
16일 영등포 현대 하이카 손해사정 콜센터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민주노총
16일 영등포 현대 하이카 손해사정 콜센터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민주노총
16일 중구 하나은행 콜센터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민주노총
16일 중구 하나은행 콜센터 앞에서 열린 '콜센터노동자 권리보장 캠페인'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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