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안전 선포의달 기자회견
노동안전 선포의달 기자회견

매년 4월, 산재공화국의 나라에서 살고 일하는 우리 노동자에게 이 4월은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일할 수 있게 세상과 일터를 바꿔야 한다고 절규하는 달이다. 십수십년째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을 계속하고 있지만 산재공화국의 현실은 아직도 그대로이다. 오히려 시대를 역행하여 노동자 시민의 생명안전권을 박탈하려 하는 윤석열 정권이 출현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에는 다양한 서비스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11만 조합원이 함께 하고 있다. 택배, 돌봄, 학교 비정규직, 가전 설치/점검, 유통판매직, 관광레저직, 배달직 등등 우리 조합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성 집중직종이 많고, 이동노동을 하는 분들이 많다. 또한 저임금에 고용이 불안정하다보니 생활이 안정되지 않아 압축적으로 많이, 장시간노동을 하고는 한다.

위험은 더 불안정하고, 더 낮은 곳으로 흐른다고 한다. 지금 한국의 노동지형에서 서비스 노동자들은 바로 그 불안정하고 낮은 위치에 처한다. 점특고노동자를 차별하지 않고 온전히 포괄하는 법제도가 부재하다. 점점 갈수록 배송, 배달을 비롯해 호출·방문하며 일하고 한 공간에 정주하지 않고 일하는 이동노동자가 많아지는데, 이런 신종 노동형태를 고려한 제도는 아직 논의테이블에 제대로 올라가지도 않았다.

서비스연맹 정하나 정책국장
서비스연맹 정하나 정책국장

이런 한국사회의 부족함을 정부가 나서서 개선해 나가야 하건만,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노동시간·중대재해기처벌법 개악이다, 마트 의무휴업 무력화다 하며 그간 여러 투쟁의 성과로 안착되어 가고 있던 노동시간 단축과 쉴 권리,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더없이 훼손되고 있다. 이는 당장에 과로사 실태가 심각한 택배·마트 온라인배송 서비스노동자들에게는 치명적 위기감으로 작동하고 있다.

여성노동자의 몸과 삶에 맞는 안전보건 기준도 현저히 부족하다.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수행해 오던 밥짓고 청소하는 일, 누군가를 돌보는 일은 이제 임금노동으로 편입되며 ‘공식화’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노동의 유해위험요소에 대해서는 제대로 규정되지도 않고 인정되지도 않고 있다. 최근 크게 보도되며 여론이 집중되고 있는 학교 단체급식 노동자 직업성 폐암 문제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음식을 조리할 때 암까지 유발할 수 있는 많은 유해물질이 있다. 조리 열원인 가스를 킬 때부터, 재료를 고온의 기름이나 양념에 볶고 튀기고 지질 때 생기는 조리흄과 여러 유해물질들은 그 물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규명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측정도 어려웠다. 측정한다손 현재의 법제도로는 규제하기도 힘들다.

법제도가 뒤에서 미적거리고 있는 사이, 작년에 국가적으로 진행한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건강검진 최종 결과가 발표되었다(강득구 의원실 23년 3월 7일 기준). 수검자 42,077명 중 32.4%인 13,653명(34%)이 이상소견을 보였다. 또한, 폐암 확진자 포함 폐암 의심 노동자 수는 전체 341명에 육박한다. 친환경 무상급식 12년의 결과가 노동자의 폐암이라라니, 살 떨리게 무서운 ‘재난’의 수준이다.

어쩌면 예견된 재난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미 수년전부터 조리흄의 노출 빈도를 낮추기 위해 학교급식실 적정인력 충원할 것, 환기시설 개선과 그에 따른 예산 편성을 신속히 할 것, 폐암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학교급식노동자 전체 대상으로 정기적인 폐암 건강검진 실시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교육당국과 정부는 산재예방의 의무와 책임을 방기했다. 교육부와 노동부는 서로 책임 미루기를 하며 시간을 늦췄고, 윤석열 정권은 전수 폐암검진 결과가 나온 이 시점에도 학교급식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균열을 내고 한발 딛고 나아가고자, 서비스연맹은 이번 2023년 4월을 ‘서비스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로 선포한다. 학교급식노동자의 폐암 예방대책 마련을 위해, 이동노동이나 감정노동의 폐해를 근절하기 위해, 유통판매직 노동자의 주말휴식권을 위해 집중하여 투쟁할 것이다. 서비스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가치로운 삶을 침해하는 윤석열정권의 패악을 끊어내기 위해 서비스연맹이 앞장설 것이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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