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10주기를 앞두고 민주노총(위원장 양경수)을 비롯한 관련 단체들이 모여 ‘4.16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24일 오후 1시 서울시의회 앞 기억공간 앞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잊지 않고 행동하자고 했던 마음’을 다시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10주기 위원회는 지난 4월 16일 열린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에서 제안됐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 4.16재단 및 4.16운동 관련 주요 단체 대표와 각계 인사 약 100여 명이 고문, 10주기 위원, 공동위원장, 집행위원으로 함께했다.

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생명과 안전이 모두의 권리로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지난 9년을 달려왔음에도, 10.29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참사가 재발되고 세월호참사 피해자가 겪었던 권리 침해와 모독이 이태원 참사 피해자에게 재연되는 것에 개탄한다”라며 “세월호참사 10주기를 준비하며 한국사회에 반복된 수많은 재난참사의 피해자와 폭넓게 소통하고 더 단단하게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위원장 상임대표인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사가 벌어진지 9년이 지났지만 국가는 반성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로 나아가야 하지만 그 책무도 다하지 않았다”라면서 “세월호참사 10주기를 준비하며 국가책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밝히지 못한 진상규명, 수사 그리고 책임자 처벌을 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4.16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광화문광장과 팽목항, 그리고 국회에서 유가족이 투쟁으로 길을 열었다. 많은 국민이 그 길에 동참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는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서다”라면 “오늘 그 약속을 지키고자 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를 발족했다. 학교에서, 일상에서, 광장에서 기억하고 행동하는 수많은 노란 물결이 이어질 것이다. 이 물결이 더 큰 힘이 되고 파도가 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도록 기억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4.16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은 발족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세월호참사 10주기를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기억과 다짐을 새롭게 되살리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피해자와 시민들이 함께 걸어온 전인미답의 길, 진실과 정의, 안전한 사회를 향한 여정의 기록을 정리하고 나눌 것”이라며 “그날의 다짐과 그 후의 실천이 세월호참사 10년을 맞은 지금 여기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우리 자신에게 물을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10주기 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4.16세월호참사 10주기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오는 2024년 4월 열릴 10주기 기억식과 추모문화제를 필두로 진실마중 도보행진, 함께만드는 생명안전공원, 기억박람회 등의 중점사업과 생명안전버스, 안전사회를 위한 컨퍼런스, 10주기 백서와 영상 제작 등 기획사업, 시민합창 특별사업 등을 준비한다.

한편, 위원회가 이날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자회견 진행을 막으려는 서울시의회 사무처 관계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서울시의회는 ‘오는 6월 12일까지 세월호 기억공간을 자진철거하라’는 계고장을 지난 10일 유가족단체에게 보낸 바 있다. 시의회가 보낸 계고장에 따르면 ‘정해진 날짜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고 지금까지 부과된 변상금을 징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세월호 기억공간은 지난해 6월 30일자로 계약기간이 연장되지 않았다. 위원회 및 유가족단체 측은 세월호참사 피해자와 함께 시민들이 만든 세월호 기억공간이 온전한 기억과 추모, 후배들을 위한 교육공간으로 존재해야 해 기억공간 존치를 꾸준히 요청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