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테스트테크내에서 벌어진 청년노동자들에 대한 직장갑질과 폭력, 성희롱이 드러나면서 MZ세대의 노동현실이 공론화되고 있다. 이들 테스트테크 청년노동자들은 눈치보지 않고 할말 다한다며 여러 매체에서 묘사하고 있는 MZ세대들의 특성과는 전혀 달랐다.

지난 26일, 테스트테크 신종노조파괴중단 및 민주노조사수 충북대책위(이하 대책위)는 테스트테크 투쟁을 계기로 충북지역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노동자들을 모아 집담회를 열고 MZ노동의 현실과 노동조합에 대한 이들의 생각, MZ노동을 대하는 왜곡된 시선과 담론에 대한 청년노동자들의 생각을 직접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김현이 총무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집담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지역 단체 활동가를 포함하여 총6명의 이야기 손님이 초대되었다. 이들은 각자 일터에서 겪었던 노동현실을 이야기하며 정부와 언론이 청년세대를 이용하여 노조 혐오를 키우고 노동자들을 갈라치기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아 비판했다.

‘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일터에서의 차별과 불평등은 은폐한채 노동자들을 갈라치기 하고 있어

전교조 충북지부 김지연 조합원은 “MZ세대 노동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갈라치기라고 생각한다. 일터에서의 각종 차별과 불평등을 은폐한 채 마치 청년노동자들이 성과주의 임금체계나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원하고 선택하는 것처럼 잘못 묘사된다”며 정부가 나서 세대갈등을 부추기고 청년노동자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동조합의 역할도 주문했다. “청년노동자들이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에도 평등한 조직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여성이라고, 나이가 젊다고 편견을 갖는 게 아니라, 동등한 동지로 바라보는 시각부터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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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노동의 허구와 왜곡된 프레임이 MZ세대들을 노동조합과 거리두게 만들어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계희수 활동가는 정부와 언론 만든 MZ세대 노동의 허구와 왜곡된 프레임은 MZ세대들로 하여금 노동조합 운동과 거리를 두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비판하며 “이른바 ‘MZ노조’라 불린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도 정부의 주 69시간제 시도에 반대하며 기존 노조와 연대가능성도 일정하게 열어두기도 했다. 언론에서 재생산하는 ‘MZ노동자’ 프레임은 실제 청년노동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MZ세대 노동자들을 ‘기행을 일삼는’ ‘비상식적’인 것처럼 묘사한다고 지적하며 청년노동자들의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언론보도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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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모여 얘기하는 자리가 청년노동운동 확대의 시발점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평등지부 금강물환경연구소지회 김정환지회장은 호봉제에서 직무급제로 전환된 결과 급여가 20% 깎인 경험을 이야기하며 윤석열정부의 직무성과급제는 허상이라고 했다. 김 지회장은 “직무급제의 핵심은 ‘공정하게 직무를 평가할 수 있느냐’인데, 직무평가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 평가 기준이 자의적일 때도 많다”고 지적하며 “청년노동자들의 입장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렇게 함께 모여 얘기하는 자리가 청년노동운동을 확대하는 시발점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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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이라는게 원래 욕먹고 꼬집히고 얻어맞고 하는 건줄 알았어요.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테스트테크지회 김민희, 최도현 조합원은 “MZ세대는 직장에서 할 말 다 하면서 일한다’고 묘사되지만, 실제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노조를 만들고 간부활동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관리자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그저 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테스트테크에는 사회생활 첫발을 딛는 청년노동자가 많다. 그러다 보니 사회생활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욕먹고 꼬집히고 얻어맞고 하는 건줄 알았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하면서, 그간 회사에서 관리자들에게 겪었던 일이 모두 부당행위라는 걸 알게 됐다. 관리자들의 괴롭힘이나 갑질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학생 때부터 노조할 권리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며 정규교육과정안에서 노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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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노동자의 권리는 곧 모든 노동자의 권리

음성군 생활폐기물 수집운반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민주연합노조 음성지부 윤성훈 조합원은 청년노동자들이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는 것부터 힘든 현실에 대해 하소연했다. “청년노동자의 권리는 곧 모든 노동자의 권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실습생이나 병역특례로 산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등 수많은 청년노동자들이 무권리 상태에 있다. 이 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보장받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테스트테크지회 김영성지회장은 집담회를 마무리하며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던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준 건 그 어떤 정부기관도 아니었고 바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였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하면서 그간 우리가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음을 깨닫게 됐다. 우리보다 앞서 선배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닦은 길 위에서 우리가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테스트테크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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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책위는 이날 집담회를 앞두고 2주간 지역의 청년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MZ세대와 노동, 노동조합’ 관련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했다. 220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언론과 각종 매체에서 묘사하고 있는 MZ세대의 특징은 세대의 특징이라기보다는 개인에 따른 편차가 크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202명중 109명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8%가 적은 임금을 가장 큰 불만으로 느끼고 있었으며 87%가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129명의 청년들은 노동조합이 저임금개선을 위한 활동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51%는 노조가입으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어 법이 보장한 노조할 권리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MZ세대 노동조합을 만나다’ 충북 청년노동자 집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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