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이 아닌 학교 안에서부터 정책 출발 필요해
교육부 답습 정책 중단, 교육주체 목소리 귀 기울여야

6월 29일 오후 4시, 화서다산도서관 강당에서 ‘임태희교육감 1년 정책평가 및 경기교육 방향 토론회가 경기교육연대와 경기도의회 최효숙 의원의 공동주최로 개최되었다. 각계 각층의 시민들과 경기지역 교육, 시민사회단체, 교사, 학부모, 기자들까지 약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경기도교육청 임태희교육감의 정책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깊이있는 고민을 통한 발전적 제언을 함께 나누었다.

이번 토론회는 단순한 성토의 자리가 아니라 교육 민주주의 위기를 직면하고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와 실천을 함께 논하는 자리였다.

‘임태희교육감 1년 정책평가 및 경기교육 방향 토론회가 경기교육연대와 경기도의회 최효숙 의원의 공동주최로 개최되었다.
‘임태희교육감 1년 정책평가 및 경기교육 방향 토론회가 경기교육연대와 경기도의회 최효숙 의원의 공동주최로 개최되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임태희교육감의 1년은 "비전과 철학이 없는 미래교육, 자유가 없는 자율, 중도가 없는 균형"이라면서 "신자유주의 체제 이후 불평등이 극대화되는 가운데 현 경기교육이 경쟁과 이기심을 증대하고 교육의 가치보다 경제적 가치로 흘러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인의 욕망을 증대하는 것보다 타자를 위하여 자발적으로 욕망을 절제함으로써 행복에 이르는 삶으로서의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모든 분야에서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였다.

두 번째 발제자인 정부교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기교육 정책 추진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당사자인 교육주체들의 소통이 전무한 상태로써 당혹감과 불안이 팽배하다"고 지적하였다. 이어서 교육부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임태희교육감의 입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사교육업체의 배불리기, 경쟁교육 조장, 자기 언어 없는 교육부 정책 답습하고 있다"고 일갈하였다. 그러면서 "정책의 생산은 학교와 교실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며 소통은 학교 밖이 아닌 학교 안에서 함께 해야 한다"라고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개선에 힘써야 함을 주문하였다.

현장실태로 분석한 임태희교육감 평가 발제자로 나선 전교조 경기지부 정부교 정책실장
현장실태로 분석한 임태희교육감 평가 발제자로 나선 전교조 경기지부 정부교 정책실장

발제에 이어 교육주체별 토론이 이어졌다. 서우철 새로운 학교 경기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걸음, 혁신학교‘ 라는 주제로 "학교가 빛을 잃어가고 법에 갇혀 버리는 동안 경기도교육청은 대화와 소통이 부족한 채 요식행위로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점점 그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이 안타깝다. 혁신학교는 하나의 틀로써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또한 혁신이다"라고 주장하며 "수업과 학교 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경기도교육청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임태희교육감의 깊이있는 성찰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박범진 보라고등학교 교사는 ’디지털 교육정책이 빠뜨린 것‘ 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현 디지털 관련 정책이 교육의 내적 목표를 염두에 두고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해서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상태로 디지털 교육 정책이 과도하게 현장에 들어오고 있다"라고 날카롭게 지적하며 "현재 교육의 문제가 무엇이고 이를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숙의와 소통을 바탕으로 교사의 신뢰를 먼저 얻어야 한다" 고 일갈하였다.

’학교 비정규직노동자가 평가하는 임태희교육감의 현황과 과제‘를 이야기한 민태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 교육정책국장은 "교사와 학생 뿐만 아니라 학교에 존재하는 여러 구성원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카페테리아식 학교급식, 급식실 민간위탁, 늘봄학교 업무 부여, 행정인력 감축' 등  정책 당사자들의 현저한 변화를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임태희교육감의 교육행정을 강하게 비판하였다. 특히, "교수학습과 교육행정, 교육복지가 아우러질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의 개념을 재구성해야 한다"며 교육복지 예산 확대가 쟁점으로 부각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학교 교육을 구성하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의 차별해소와 처우개선이 가장 앞서서 추진되어야 할 과제로 이야기하였다.

이아란 전국청소년진보연대 '소명' 대표는 “청소년은, 학교 안 청소년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규제당하라면 당하고, 고통분담을 당하라면 당해야 하고, 정치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라며 “학생이라는 정체성은 ‘교육을 받는 학교의 평등한 주체’라는 것 외에 그 무엇도 설명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임태희 교육감과 경기도교육청의 남은 4년이 학생인권과 교육공동체의 평등을 암담하게 만들 4년이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라고 했다.

‘토론장에 참여한 모든 분들은 안녕하신지’ 라는 말로 포문을 연 염은정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경기지부장은 ‘퇴행으로 일관한 임태희교육감의 1년’ 이라며 혹평을 하였다. "임태희교육감은 9시 등교 자율화 정책과 교과보충집중프로그램 실행, 외고와 자사고 및 국제고 존치와 IB학교 도입으로 경쟁을 강화시켰다. 고교평준화 재검토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율의 의미가 퇴색되었다"라고 비판하였다.

이어 "편향성 극복을 위한 편향교육이 실시되고 교권신장을 위한 학생인권의 축소를 가져온다"면서 존중이 배제된 균형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력격차 해소와 기초학력 보장을 일방적 수업방식인 기계에 의존한다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아무리 첨단과학이 발달하고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는 사회가 도래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교육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염 지부장은 "학급당 인원수를 감축하고 마음이 아픈 학생들을 위한 상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병원형 위센터를 추가 신설하고 학부모의 교육주체성을 회복시키고 학부모자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라고 제안하였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온 이민선 오마이뉴스 기자는 "임태희교육감은 진보교육의 마침표일 수 없다" 라는 말로 현 경기교육정책을 바라보았다. 그는 교육부의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은 '제고'가 아니라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하면서 사교육 조장과 서열화 교육 정책을 꼬집었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IB학교 등이 그런 식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고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과 혁신 의지가 국가차원에서부터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 기자는 "임태희교육감의 교육은 무척 느리고 신중하지만 그 방향은 진보교육과 다르기 때문에 걱정스럽다"고 하면서 "정책의 성공과 성과를 바란다면 지금까지 이어져온 진보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토론회에서 나눠진 이야기들의 핵심은 공감과 확산이었다. 교육정책을 설계하고 시공하기 위해서 교육주체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대화는 필수이고 교육현장에서부터 정책의 생산과 적용이 되어야 함을 한 목소리로 주장하였다. 또한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 긴 호흡으로 발을 맞춰 가야 함을 참가자들은 이야기하였다.

경기교육연대는 토론회를 마치며, 이번 시간에 나온 발전적 제안을 면밀히 살피고 윤석열-임태희 교육퇴행을 반대하고 평등과 협력의 교육대전환 실현을 위한 10만 경기도민 선언에 돌입할 것임을 알렸다. 이를 통해 경기도 시, 군의 교육역량을 결집하여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 2024년 총선의제를 만들고 정책으로 실현되는 대장정의 길에 모든 교육주체들이 함께 할 것을 당부하면서 토론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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