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7일 저녁 방한…
시민단체 회원 100여 명 항의에 예정된 방법으로 입국 못해
일본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용인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쫓기듯’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시민들의 거센 항의에 몸 대신 짐을 내보내는 작전으로 도망치듯 입국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오후 10시 20분경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을 통해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노총(위원장 양경수)을 비롯한 제시민사회단체와 시민 100여 명이 김포공항에 집결해 그로시 사무총장 방한반대 항의행동에 나서자,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항 밖을 나서지 못하고 몸을 숨기는 데 급급했다.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 1층 입국 게이트와 귀빈실 게이트를 시민들이 둘러싸자 그로시 사무총장은 2층에 내렸으나, 이마저도 시민 항의에 놀라 다시 3층으로 쫓겨갔다. 시민들의 항의행동에 3시간 여 꼼짝하지 못하던 그로시 사무총장은 귀빈실 게이트로 몸 대신 짐만 내보낸 채 쫓기듯 사라졌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IAEA 일본맞춤 보고서 폐기하라’ ‘IAEA는 누구 편인가’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행동에 나섰다. 한 시민은 “IAEA에는 세계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무슨 권한으로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그로시 사무총장 방한반대 항의로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은 일본 최인접국인 한국에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에 관한 IAEA의 종합보고서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나는 2박3일 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