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미조직 영세노동자 5337명 전국 노동조건 실태조사
“있는지도 몰라” 근로자대표, 노사협의회 제도 유명무실 비판
“노동3권 온전히 보장되는 노동조합, 가장 유효한 개선 방법”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경은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2023년 전국 노동조건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경은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2023년 전국 노동조건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전국의 노동조건을 살펴보기 위해 미조직 중소영세비정규노동자 5337명을 설문한 결과, 임금체불과 공휴일 노동 등 공짜노동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항목에서 여성, 비정규직, 작은사업장 노동자, 초단시간 노동자일수록 노동조건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전국 노동조건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회의장에서 열렸다. 민주노총이 지난 5월 체감경기 최저임금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실태를 발표한데에 이어 노동조건과 관련된 문항의 분석 결과로 나눠서 발표를 진행한 것이다.

전국적인 온라인 조사방식을 기본으로 하고, 부분적으로 설문지에 직접 써넣는 방식을 병행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조합 가입자도 제외한 순수 미조직 임금노동자의 노동조건 실태라고 덧붙였다.

주요 분석 내용은 ▲임금체불 경험 ▲공휴일 적용 실태 ▲연차휴가 사용실태 ▲사회보험 가입실태 ▲휴게시설과 식비 지원 실태 ▲노사협의회와 근로자 대표 실태 ▲법정의무교육 이행 실태 ▲출퇴근 기록 실태에 대한 성별, 고용 형태, 사업장 규모, 연령대, 노동시간의 교차 분석이다.

설문결과는 모든 항목에서 여성일수록, 비정규직일수록,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일수록,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일수록 노동조건의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민주노총은 특히 “심각한 무료노동과 임금체불 대책을 지금 당장 수립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1년 내 체불임금이 있었는지, 최근 1년 임금이 제날짜에 난 나온 적이 있는지, 무료 노동, 공짜 노동 (무급여, 조출, 잔업)이 있는지를 물어 합산했을 때 노동자 4명 중 1명인 28.2%가 임금체불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임금체불은 100인 이하 작은 사업장 노동자(73.1%),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30.6%)와 52시간 초과 장시간 노동자(43.7%)에게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공휴일을 어떻게 쉬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유급으로 쉰다’는 63.6%로, 나머지 36.4%는 공휴일을 차별 없이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은 유급 공휴일 비율이 39.2%로 60.8%가 (무급 36.4%, 연차대체 4.3%, 안쉼 10.9%) 제대로 공휴일을 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롭게 사용하고 미사용 휴가에 대해 수당으로 받는다고 응답한 노동자 42.9%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규직은 46.7% 비정규직은 34.2% 고용 형태에 따른 차이가 컸고, 5인만 노동자는 30.4%에 지나지 않았다.

노동자 10명 중 3명(31.4%)은 휴게시설이 없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정작 휴게시설이 절실한 곳은 작은사업장이지만, 5인 미만의 경우 49.4%, 5~19인 미만의 경우 39.1%가 휴게시설이 없다. 현재는 20인 이상 사업장에만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된 상태다.

노사협의회와 근로자대표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민주노총은 지적했다. 응답자중 노사협의회는 17.7%, 근로자 대표는 24.2%만 있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노사협의회는 30인 이상 사업장은 의무설치임에도 30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 중 32.8%만 노사협의회가 있다고 했고, 경영상 해고 시 협의 등 중요사항을 협의하는 근로자 대표는 24.2%만 있다고 응답했다,

선출방식을 묻는 문항에 직접선거는 10.7%에 불과하고, 모른다는 응답자도 35.3%에 달하한 것을 두고도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을 표했다.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28일까지 전국 7,509명의 노동자와 시민에게  체감경기 및 임금·노동실태를 묻고 이를 분석한 결과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28일까지 전국 7,509명의 노동자와 시민에게 체감경기 및 임금·노동실태를 묻고 이를 분석한 결과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희태 금속노조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희태 금속노조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이희태 금속노조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은 “임금체불이 만연한 것은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에서 기인한 탓이 크고,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실태조사결과에서는 노동자들이 쉬어야할 때나 쉬고싶을 때 제대로 최지 못하는 현실도 드러났다”며 “이는 근로자대표 제도의 허술한 허점 때문이다. 진정 미조직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직장 내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노동 3권이 보장되는 노동조합이 가장 유효하다”고 전했다.

공성수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노무사는 “노사협의회 설치 법적 의무가 있는 노동자 30인 이상 사업체 노동자 중 실제 설치돼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9.2%밖에 되지 않는 현실이다. 노사협의회가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기 어렵다”고 한 뒤 “근로자대표제도는 열악한 노동조합 조직률을 보완하는 제도지만, 근로자대표를 결정하는 주체에 대해 어떻게 선출하는지, 임기는 얼마인지 등에 대한 규정은 전혀 없다. 결국 실질적인 노사대등성 확보를 위해서는 노동3권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용노동부는 올해 1월 주요 업무 추진계획으로‘노동 개혁·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다고 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남은 것은 69시간 시즌2와 노조 탄압만 요란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노조 탄압과 혐오 조장에만 혈안이 되어 국가의 책무를 망각하고 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은 사업장 상시노동자 수로 법적 권리를 차별받는 것도 모자라,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조건을 협의·교섭할 수 있는 제도에서도 차별받고 있다. 작은사업장 노동자들이 노동3권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노조할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바로 정부가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이 설문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 사회를 맡았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이 설문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 사회를 맡았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현철 직장갑질 119 사무국장.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현철 직장갑질 119 사무국장.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5,337명의 노동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공성수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노무사.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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