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사내하청 김태학 조합원 승인 보름 뒤 사망 ··· 포스코·롤앤롤·노동부·근로복지공단 조사, 처벌 촉구

금속노조가 포스코에서 30년 넘게 일하다 직업암에 걸려 사망한 노동자의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고 사측에 책임을 묻는 투쟁에 나선다고 경고했다.

금속노조와 산재로 사망한 김태학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의 유족이 7월 24일 오전 포스코 본사 사거리에서 ‘포항제철소 롤 정비 32년 김태학 직업성 폐암 사망 포스코 사과·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포스코 선재공장에서 32년 동안 정비작업을 한 김태학 조합원은 2021년 10월 8일 폐암을 산재신청 21개월 만인 2023년 7월 5일에 직업성 암 산재승인 통보를 받았다. 폐암 병세 악화로 7월 18일 입원했다가 승인 보름 뒤인 7월 20일 숨졌다.

고인은 1990년 3월에 포스코 입사해 16년 동안 정규직으로 일했으나, 포스코가 해당 공정을 분사해 2006년부터 하청업체 롤앤롤로 소속으로 일했다.

고인은 선재공장에서 기계 용접, 연마 작업부터 베어링 정비·세척까지 다양한 작업을 하며 니켈 분진, 6가 크롬 등 여러 발암물질에 노출돼 폐암에 걸렸다.

금속노조는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폐암 중대재해 사망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보건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포스코와 롤앤롤 경영진의 책임이다”라면서 “포스코와 롤앤롤을 중대재해처벌법 4조, 5조에 따라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이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샅샅이 조사해야 한다”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포스코는 어떠한 조치나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라며 “유족이 조속히 장례를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고인에 대한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으라”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고인의 사망에 대해 안전보건 조치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노동부와 산재를 늦장 처리한 근로복지공단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금속노조와 산재로 사망한 김태학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의 유족이 7월 24일 오전 포스코 본사 사거리에서 ‘포항제철소 롤 정비 32년 김태학 직업성 폐암 사망 포스코 사과·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부 제공
금속노조와 산재로 사망한 김태학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의 유족이 7월 24일 오전 포스코 본사 사거리에서 ‘포항제철소 롤 정비 32년 김태학 직업성 폐암 사망 포스코 사과·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부 제공

고인은 산재를 신청하고도 건강보험 미적용으로 수천만 원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결국 2022년 4월 12일에야 휴직했다.

고인과 함께 2021년 10월 8일 직업암 집단 산재신청을 했던 다른 노동자 두 명은 아직도 산재 처리 결과를 받지 못했으며, 그중 한 명은 2023년 6월 29일 숨졌다.

노조는 근로복지공단에 조속한 산재 승인처리를 요구해왔으나, 공단은 여전히 늦장 산재 승인에 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에서 일하다 직업성 암에 대해 산재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원·하청 노동자가 30여 명이 넘는 상황이다.

김태학 조합원의 부인 김수정 씨는 기자회견에서 “공장 유해 물질로 인해 온몸에 암 덩어리가 퍼져 걷지도 못하고 휠체어를 타야만 했던 남편의 인생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면서 “포스코가 깨끗한 작업 환경을 만들어 줬다면 이런 고통은 겪지 않았을 거다. 포스코는 우리 가족의 일상을 돌려달라”라며 울분을 토했다.

금속노조와 유족은 “포스코 본사 앞 출근선전전, 노동부 포항지청장 면담, 사업주 처벌 촉구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라며 “포스코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와 최정우 회장 집 등 상경투쟁을 전개하겠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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