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열어
경력단절, 실적압박, 저임금 불안정노동에 쉬지 못하는 여성노동자
방광염, 성대결절, 정신질환 등 비교집단에 비해 10배 이상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콜센터노동자들이 경력단절과 실적압박, 저임금불안정노동에 시달리며 쉬지도 못한 채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콜센터노동의 사회적 중요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음에도 이들은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모성보호 관련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었다.

민주노총(위원장 양경수)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29일까지 수도권, 대전, 부산, 광주 등 콜센터사업장과 서울 및 대전지역 미조직 콜센터노동자 1,278명(미조직 노동자 618명, 상급단체 없는 노조원 6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요 설문 문항은 콜센터노동자의 고용과 임금, 노동시간, 휴가(연차 등) 실태,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 여성건강권, 직장내괴롭힘, 고객·직무 스트레스, 교육훈련, 노동조합 등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와 나를 연결하는 콜센터노동은 없어서는 안 될 노동이지만, 이들의 노동환경과 건강권 실태는 너무나 심각했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계약직이고 1년 단위 계약을 맺는 노동자가 74.4%에 달했다. 이들의 월 소득은 220만6천 원에 그쳐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고용이 불안한 콜센터노동자들의 임금체계 또한 불안정해 2중3중의 저임금과 불안정 비정규 간접고용에 시달리는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

아울러 월요일에는 연차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콜센터사업장이 대부분이라 연차를 100% 소진한 비율도 45%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유시간이 없다’라고 응답한 집단도 15%에 달했다.

1시간 이상 쉬지 못하는 노동자가 61%에 달했고 20분도 쉬지 못하는 노동자는 12%였다. 응답자의 약 40%가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을 보장받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콜센터노동자들은 업무부담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88%는 교육훈련이 부족하다고 응답했고 이는 심각한 문제로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증가한다고 응답했다. 고객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기 어렵다는 이중적 문제도 낳는다.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은 “업무 수행 중 주된 스트레스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부족한 임금과 업무실수에 대한 부담, 고객 컴플레인 순으로 나타났다”라며 “특히 1,300명이 4천 여개의 스트레스를 지적한 것을 고려하면 응답자가 평균 3개의 주요 스트레스를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상당한 직무 스트레스를 겪는 셈”이라고 말했다.

2022년을 기준으로 아플 때 병가나 연차휴가를 낼 수 없었다고 응답한 콜센터노동자는 60.8%였다. 우리나라 노동자의 평균 17%가 아파도 출근한다는 조사에 비하면 콜센터노동자는 약 40%가 아파도 출근한 셈이다. 병가나 휴가를 낼 수 없던 이유는 ‘관리자에게 밉보일까봐’가 1순위였다. 응답자의 13%는 회사가 쓰지 못하게 한다고 응답했다.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현장 발언을 전하는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현장 발언을 전하는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 ⓒ 송승현 기자

은행과 고용노동부, 국세청, 국민건강보험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에 함께해 현장증언을 보탰다.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대다수의 콜센터노동자들은 대기업을 원청으로 두고 일하지만 처우는 엉망이다. 중간에서 수수료로 배를 채우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근태관리 정도를 하고 용역비에서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사이 저임금 콜센터노동자들은 고통 속에 시름시름 앓고 있다는 것이 이번 실태조사 결과”라고 지적했다.

조미선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본부 부본부장은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8시간 근무 중 1시간 무급휴게 이외에는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휴게를 보장해주는 사업장은 거의 없다”라며 “직고용되어있거나 노조가 있는 몇몇 사업장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노조가 없거나 직고용되지 않은 사업장은 총칼만 안 들었지 무법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직고용된 고객상담센터도 매번 사용자측과 치열하게 대치해야 한다”라며 “아직은 노조가 강력하게 반대해 별도의 QA 평가는 하지 않지만, 성과포상이란 이름으로 은근슬쩍 경쟁을 부추기기도 한다. 충분히 쉴 권리만 준다면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지금보다 질 높은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라는 말을 보탰다.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미선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본부 부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미선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본부 부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현정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국세청콜센터지회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현정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국세청콜센터지회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이현정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국세청콜센터지회 지회장은 “국세청 홈택스 3팀 업무과중이 심해 2~3년 전부터 이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자 국세청에 내놓은 대책은 응대율 좋은 다른 팀으로 세목 하나 이전해 모든 팀이 저조한 응대율로 평균화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인원을 충원하는 게 아니라 전체 콜센터노동자의 노동강도를 강화해 해결해려 한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홈택스 상담을 공공기관 중 가장 싼 임금을 지급하며 해결하려는 것이 국세청”이라고 비판했다.

이은영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은 “건강보험공단이 지난 5월부터 업체 평가기준을 바꿔 업체 한 곳이 인센티브 기준을 노조와 상의 없이 임의로 변경하는 일이 일어났다. 한 곳이 바꾸니 다른 업체도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변경하려는 시도도 있다”라며 “콜센터노동자 거의 모두가 최저임금에 가까운 급여를 받는다. 조금이라도 임금을 늘리려면 인센티브를 많이 받아야 하는데, 이 인센티브가 콜센터노동자를 전화 받는 기계로 조장하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은영 지부장은 “쉬지도 않고 화장실도 못 가고 연차도 못 쓰고 무급병가조차 생각할 수 없다. 악성고객 전화를 받아도 마음 추스릴 시간이 없어 자살까지 생각하는 노동자도 있다”라며 “이런 악의 꼬리를 없애려면 상담사를 죽이는 인센티브가 없어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은영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은영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이 열린 이날부터 전국 콜센터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건강권 보장을 위해 실태파악에 나선다고 밝혔다. 콜센터노동자의 인권이 존중되고 감정노동자로서의 보호조치와 제대로 쉴 권리보장을 위해 비정규직 고용구조 개선과 직접고용 전환, 감정노동 보호조치, 건강권 보호조치, 저임금구조 개선에 나설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콜센터노동자들이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세상에 드러났다. 그러나 실태조사를 통해 알아본 이들의 삶은 처참했다”라면서 “건강권은 물론 노동기본권도 지켜지지 않았다. 고객 폭언으로 정신질환이 생기고 직잡갑질로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은 임금에 삶을 강요당했다”라고 지적했다.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이를 바로잡자고 이야기한다. 정부와 국회가 책임져야 할 내용을 오늘 시민들에게 알리고 묵묵히 일해왔던 노동자의 삶을 다시 확인해달라고 말한다”라며 “정부와 국회가 하지 못하면 민주노총이 책임지고 싸워 바꿔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국장.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국장.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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