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노동인데 저임금 시달리는 서비스노동...일자리 질적 하락 심화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복합노동인데도 단순노동이라 후려쳐져
서비스연맹, 서비스노동 재평가 방안 찾는 토론회 개최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서비스연맹)과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서비스노동 저평가 원인과 가치인정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비스연맹과 진보당 강성희 의원실이 서비스노동 저평가 원인과 가치인정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서비스노동이 사회를 유지하는 필수노동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혔으나 서비스노동자는 여전히 한국 사회 대표적인 저임금 노동자다.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은 한국 사회에서 서비스노동 가치가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문제 의식 하에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간의 연구에 대한 검토, 연구 성과를 반영한 대안 마련을 위해 오늘 1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토론회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왜 서비스노동자의 임금이 최저임금으로 고착화됐는가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서비스노동에 씌워진 ‘단순노동, 저숙련노동’ 인식이 편견임을 지적하는 한편 서비스업종 종사자 대부분이 여성이기에 생기는 성차별 등 이중차별도 지적했다.

또 강 위원장은 한국 산업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절대적임에도 일자리의 질은 하향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토론회가 서비스노동 가치 인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 모색으로 나아가는 길이 되기를 희망했다.

이문호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소장이 저평가된 서비스노동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문호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소장은 서비스노동 저평가 및 재평가 요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이 소장은 한국이 산업구조 3단계론의 3차 부문 서비스산업 중심 사회로 이미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한국 3차 산업(서비스업) 종사자 수는 2022년 기준 전체 산업의 78.8%를 차지하며 부가가치 창출 비중은 69.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비스노동자는 불안정 저임금 노동계급에 고착화되고 있다는 게 이 소장의 진단이다.

이 소장은 그 원인으로 4가지를 제시했다. ▲서비스노동이 숙련이 필요 없는 단순노동이라는 오해 ▲고용형태 유연화, 인원감축 등 기업의 생산성 향상 합리화 전략 ▲성차별적 인식 ▲제조업 중심 수출지향 경제구조가 그것이다. 이런 왜곡된 평가,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크게 서비스노동 특유의 직무성과, 숙련성 인정 서비스노동 사회적 가치 인정 두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재평가 요인도 제시했다. 이 소장은 ▲서비스노동 특성을 반영한 보상시스템 구축 ▲상호작용 노동에 필요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 등 자원 지원체계 수립 ▲업무 구조 재설계 ▲노동자-고객 관계 재조명 ▲업무 자긍심과 노조효과 확산 ▲제도적 환경 개선 6가지 안을 통해 서비스노동 가치폄하 사회를 바꿔 나가자고 제안했다.

정승일 한국교원대학교 겸임교수가 서비스노동 숙련성을 인정바기 위한 참고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정승일 한국교원대학교 겸임교수와 박선효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초빙부교수는 서비스노동 숙련성을 인정받기 위한 참고 사례, 현 국가 정책을 소개했다. 정 교수는 “노동자의 숙련성은 그 직종과 시대상에 따라 상대적”임을 강조하며 서비스노동가치 저하를 막아낸 북유럽 사례를 소개했다. 박선효 교수는 한국이 구축해 활용하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정책 구조를 소개했다. NCS 내에서도 전반적으로 타 업종에 비해 서비스업 관련 직무능력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서비스노동자 현황을 NCS에 반영하도록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비스노동 저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직무급제를 제안하고 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사회 기존 임금제가 특수고용, 기간제, 무기계약 등 서비스산업의 다양한 고용조건을 포함하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대안으로 사회적 직무급제를 제안하며 그 사례로 독일의 직무급제와 이에 따른 임금 테이블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권현지 서울대 사회학 교수가 발제 내용을 바탕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후 발제를 바탕으로 권현지 서울대 사회학 교수와 김혜진 세종대 경영학 교수의 토론이 이어졌다. 권 교수는 발제 중 제시된 대안과 서비스산업 현장간의 딜레마를 지적하며 노동조합의 전략 측면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양극화된 서비스노동 안에서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점을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서비스연맹 조합원들 역시 연구에 반영되길 바라는 사항을 제안하며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서비스연맹은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포함해 서비스노동 가치 재평가 대안 마련을 위한 최종 보고서를 만들 계획이다.

서비스노동 가치 인정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서비스노동 가치 인정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참가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서비스노동 가치 인정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참가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서비스노동 가치 인정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참가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서비스노동 가치 인정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참가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