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일제 강제동원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한국노총과 함께 2016년 일본 교토 단바 망간 광산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했다. 선배노동자들의 역사, 그 아픔을 배우고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일본으로부터의 사죄와 배상을 반드시 받아내겠다는 결심으로 매년 8월 일제 강제동원노동자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민주노총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일본 교토와 오사카 지역을 찾았다. 단바 망간 광산에 건립했던 강제징용노동자상을 8월 초 오사카 통국사로 옮기는 이전식을 치르고 교토 우토로 마을을 찾아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기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했던 정진희 금속노조 울산지부 부지부장이 보내온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전쟁의 아픔과 일재청산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문제다. 일본정부가 직접 과거사 사죄와 반성 그리고 잘못을 사실대로 기록하고 인정할때 비로서 미래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품은 통국사

일본에 입국해 오사카 통국사를 찾았다. 통국사 입구에 들어서면 베를린 장벽을 뜯어다 평화기원의 의미로 세워놨다는 장벽과 제주4.3위령탑이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일재식민지 국가총동원법에 의해 강재동원되어 희생당한 74인의 추모비가 있다. 그리고 이번에 통국사로 옮겨온 강제징용노동자상도 자리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유골들을 고국으로 모셨다고 한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남과 북 고국으로 돌아가신 영령들의 넉을 기리며 비통한 마음으로 손모아 묵념을 드렸다.

최무애 주지스님께서 통국사는 백제 도래인들이 들어와 건립한 곳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일본이란 나라가 처음 만들어 졌을때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1,0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통국사가 바로 백제사인 것이다.

전쟁의 아픔과 역사의 아픔을 달래고 품고 있는 통국사를 나서면서 또 다시 한반도를 전쟁의 불구덩이로 몰고 가는 미한일동맹을 막아내고 분단의 원흉 미국을 이 땅에 몰아내는 길은 통일 밖에 없다는 다짐을 한다.

공존, 우키시마마루 추모제

1978년 시민들의 모금으로 건립되어 일본인 교사.시민들이 추모제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양심인들이 주최했고 총련과 민단이 함께 추도사를 낭독했다.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한채 죽어갔던 선배 조선인노동자들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일본인, 총련, 민단, 민주노총, 한국노총, 조선학교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매년 많은 사람들이 추모제를 통해 역사를 바로 세우고자 애쓰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윤석열 정부는 미일한 동맹을 논하기 전 일본정부의 우키시마호 조선인 학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

쓰다 버려진 우토로 마을, 그리고 새로운 출발!

한국인이 싫다는 이유로 마을과 학교에 불을 지른 일본인 이야기를 들으며 분노가 가득한 맘으로 평화기념관에 들어섰다.

우토로마을의 개선을 요구하는 조선인 여성들의 풍물투쟁 사진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도로를 점거하고 구호를 외치는 민주노총 노동자의 투쟁과 사뭇 다른 느낌의 투쟁.

일본인, 조선인, 많은 사람들과 정부차원의 지원과 응원방문의 사진들 그리고 마을 한켠에 그려진 벽화가 눈에 띄었다.

우토로마을을 방문한 세월호 생존자들 그날의 아픈기억으로 사진을 남기지 않는다는 생존자들의 벽화가 그 곳에 새겨져 있었다.

우토로마을은 그 존재를 거부당했다. 그리고 여전히 혐오와 차별을 당하고 있다.

그러나 재일조선인들과 양심있는 일본인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로 우토로 마을을 지킨다. 우토로마을기념관의 기념의 의미가 평화를 기도, 기원, 생각하는 공간이라는 뜻으로 모두가 함께 지었다고 한다.

모두의 마음을 가슴에 세기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자주.민주.통일의 길을 열어가자!

오사카 코리아 타운

일제강점기부터 재일동포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형성된 코리아 타운. 일본에서 가장 많은 재일동포가 사는 오사카 이쿠노구 오사카코리아타운 역사관을 방문했다.

입구에 백제문이라고 써붙은 간판을 보니 이 곳의 역사 또한 오래되었음을 짐작한다. 상점마다 김치와 한국음식들로 가득하다. 어디서 왔냐며 반겨주는 상인들에게서 한국의 전통시장보다 더 정겨움을 느낀다.

이곳 코리아타운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연간 그 수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도 화장실이 없어 화장실을 동포사회에서 지어주고 유지관리비는 상인들이 감당한다고. 입구에 들어설 때 작은 연못을 봤다. 오염이 심했다. 지차치에서 정화관리를 해주지 않는 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으면 지자체재정상태가 좋아지고 이득일텐데 무엇이 문제일까? 코리아타운은 재일동포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지역민과의 공생을 지향 하기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정작 지차체는 이를 외면하고 상인들과 지역민들이 모든것을 책임지고 관리한다고 한다. 남탓하고 책임회피하는 꼴이 윤석열 정부와 같다.

마무리

지금 세계는 미.중 패권 경쟁과 미국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전쟁위기에 놓였다. 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는 재일동포들. 일제강점기를 거쳐 전쟁을 경험하고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전쟁 전, 후의 삶은 그야말로 생존 그 자체다.

식민지, 분단과 전쟁의 문제가 청산되지 않는다면 재일조선인 청년세대들이 차별과 혐오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

오늘 우리는 보고 느끼고 배우는 것에서 멈춰서는 안된다. 이곳 오사카로 출발할때 이미 결심이 섰을지도 모르겠다.

역사정의 그리고 자주.민주.통일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행동에 나서야한다.

하지만 또 다시 한반도에 전쟁이 드리우고 미일한동맹을 논하고 있다. 과거의 전쟁의 아픔과 문제가 청산되지 않은 채 또 다시 한반도를 전쟁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 그 어느때보다 강하고 큰 조직적 힘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 힘이 민중항쟁을 만들어 가는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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