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밖 노동자를 비롯 모든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 노동자건강센터인 ‘전태일의료센터’의 건립이 추진된다.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는 20일 공식 출범식을 개최하여 고용형태와 소득에 따른 노동자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고 전태일 정신을 실현하는 공익형 민간병원이자 국민과 함께하는 사회연대병원을 만들것이라 선포했다.

지난 5월 녹색병원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등이 공동제안자로 나서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준비위원회가 발족했다. 이후 4개월여만인 이날 건립위원회가 출범함으로써 노동자병원 ‘전태일의료센터’ 설립의 첫발을 떼게 됐다.

20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 출범식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20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 출범식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전태일의료센터는 첫 번째 전태일병원인 녹색병원의 시설과 기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현 녹색병원 본관 옆 부지에 지하3층 지상 6층 규모로 센터가 지어질 예정이며,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혁 녹색병원장은▲취약직종 노동자 의료지원 ▲외국인 노동자 의료지원 ▲그린타투센터 창립 ▲중랑구청 연계 취약환자 지원 ▲인권치유센터▲농성현장 방문진료 등 녹색병원만의 철학을 담아낸 사업들을 소개하며 연대, 나눔, 배려의 전태일의료센터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전태일의료센터는 재정·운영면에서는 사회연대병원 모델로, 의료서비스면에서는 노동자병원과 공익형 민간의료기관을 모델로 한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확대 이전 ▲노동현장 복귀를 위한 안정적 치료공간인 전태일병동 운영 ▲노동자의 경제적 부담 감소를 위한 평등의료 진료지원 확대 ▲근골격계질환, 재활치료센터 운영 등 필수의료 지원범위 확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울타리가 되는 한편 지역주민과 노동자의 건강을 돌보는 병원이자, 모든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연구 조사사업 수행하는 등 정책적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되는 것이다.

건립위원위는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비용 마련을 위해 ‘전태일벽돌기금’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모금에 참여하면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추진위원이 될 수 있고 추후 완공된 건물 내 기부자로서 벽돌에 이름이 새겨진다.

참가자들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전태일의료센터가 생겨나는 날이 와야한다” 고 입을 모으며 건립위원회의 출범을 축하했다.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 출범식에 앞서 진행된 토론회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 출범식에 앞서 진행된 토론회 ⓒ 박슬기 기자 (보건의료노조)

한편 건립위원회 출범식에 앞서 기념 토론회도 진행됐다. 토론회에서는“전태일의료센터가 영세, 비정규, 플랫폼, 특수고용노동자 등 의료취약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한 병원이 되어야 한다”, “노동자 인권을 지키고 제도를 변화시키는 병원이 되어야 한다”등의 제안이 있었다. 패널로 참가한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은 “노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병원이자 노동자, 환자, 지역주민이 함께 행복한 병원이 되어야 한다”면서 “돈보다 생명이 우선하는 공익형 민간병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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