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울산본부 북구지부

고 최종현 조직1부장
고 최종현 조직1부장

지난 8월 28일  최종현 울산본부 북구지부 조직1부장이 세상을 떠났다. 뇌출혈로 쓰러진 지 15일만이다.

그는 생전에 본인의 업무가 만만치 않았음에도, 노조의 조직부장이라는 책임감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항상 조합원들이 업무나 민원으로 힘들지 않은지 살피는 사람이었다. 만약 주변에 힘들어하는 조합원이 있으면 지부와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하며,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그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그는 생의 마지막에서도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자 장기를 기증했다.

지난 2015년 공직에 입직한 그는 지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든든한 큰형님이자 큰오빠로서 언제나 커다란 품으로 지부 간부들을 따뜻하게 감싸줬다. 주은희 북구지부장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항상 마지막 말에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라며 응원을 남겼다. 김광석과 프레디머큐리를 좋아해 지부 사무실 한편에 직접 음향기기를 설치하여 음악감상 소모임을 운영했고, 지난 7.8 공무원노동자 총궐기대회에는 100인 합창단으로 참여해 노래했다. 장애인 탁구 선수로도 활약했던 그는 퇴직 이후에는 어려운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탁구장을 운영하겠다는 소박한 꿈도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 공무원노조가 윤석열 정부 정책평가 총투표를 진행한 이후 행정안전부와 울산 북구청이 울산본부 및 북구지부 간부들의 징계를 추진했다. 이에 노조는 탄압에 굴하지 않고 투쟁에 나섰다. 고인은 지난 3월 북구청 앞에서 열린 부당징계 철회 촉구 결의대회에서 지부 운영위원들과 무대에 올라 “정부와 북구청의 탄압에 굴하지 않겠다”고 외치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징계 저지 투쟁은 지금도 진행 중인데 북구지부 조합원들은 노조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있다.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지부 간부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상실감을 안겼다. 하지만 언제까지 슬픔에 잠겨있을 수는 없었다. 노동자와 민중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했던 고인의 삶을 기리기 위해 그 역할을 동지들이 이어받겠다고 뜻을 모았다. 주은희 지부장과 운영위원들은 “동지를 아끼고 사랑했던 우리는, 동지가 가고자 했던 그 가시밭길을 느리지만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어갈 것”이라며 “동지의 몸이 비록 우리를 떠나더라도 우리는 당신을 죽는 날까지 기억하겠다. 그렇게 동지는 영원히 우리 안에 살아 숨 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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