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엘이앤씨 마창민 대표이사,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감 증인대
“안전대책 마련하겠다”는 약속 이후 3번 더 벌어진 기업의 살인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사망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 촉구 국회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9시 20분 국회소통관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사망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 촉구 국회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9시 20분 국회소통관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감 증인으로 불려나오게 될 마창민 디엘이앤씨(구 대림산업) 대표가 또다시 최다 중대재해 발생기업의 책임자로 언급됐다. 지난 8월 디엘이앤씨 건축현장에서 안전장비 없이 일하다 산재사망한 故 강보경 씨의 어머니는 “여덟 명이 죽는동안 정부와 국회는 대체 무엇을 한거냐”며 오열했다.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사망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 촉구 국회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9시 20분 국회소통관에서 열렸다. 주최단위는 디엘이앤씨 중대재해 근절과 고강보경 건설일용직 하청노동자 사망 시민대책위원회, 산재피해가족네트워그 다시는, 정의당 이은주·강은미 의원, 국회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들이다.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사망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 촉구 국회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9시 20분 국회소통관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사망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 촉구 국회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9시 20분 국회소통관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만 디엘이앤씨 공사현장에서 7건의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고 노동자 8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하청노동자거나 일용직 노동자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의 제대로 된 감독과 수사의 수사와 기소가 지연되는 사이 또다시 강보경씨가 죽음을 맞았다”고 했다. 故 강보경 씨는 지난 8월 11일 안전장치 없이 부산 연제구 아파트 신축공사 6층 창호 교체작업을 하다가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강보경 씨는 디엘이앤씨 건축현장의 8번째 사망자가 됐다.

이들은 “디엘이앤씨의 중대재해는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연쇄 산재사망사건이라 칭할만하다”라고 규탄했다. 디엘이앤씨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유형은 ‘재래식 산재’로 불린다. 물체에 맞아죽고, 끼어죽고, 깔려죽고, 찔려죽고, 떨어져죽고, 빠져죽었다. 디앨이엔씨 현장에서는 지난해 4건의 중대재해 발생, 5명의 노동자 사망할 때마다 재발방지대책을 제출한 바 있다.

중대재해 다발 기업으로 지난해 국감에 불려나온 마창민 대표이사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안전대책 강화하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추가예산 증액, 관리인원 파견, 원인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올해만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디엘이앤씨 사업장에서 사람이 연이어 죽어나가고 있음에도 산업안전을 감독하고 죽음에 책임을 물어야할 정부와 수사당국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늦장 수사와 기소 정부의 관리감독의 공백으로 50대 노동자의 죽음은 20대 청년의 죽음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규탄했다.

고 강보경 씨의 어머니 이숙련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여덟 명이 죽는동안 뭐했나. 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나”며 목놓아 외쳤다. 이 씨는 “세번째에라도, 네 번째에라도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했더라면 다음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 아니냐”며 가슴을 쳤다.

이 씨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 또 다시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을 꼭 묻고 법 시행하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책임자가 꼭 처벌받는 것을 보고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은 “오늘 국감에 소환되는 증인 8명 중 5명이 중대재해 사업장의 대표들이다. 그중 3명이 건설사 대표다. 마창민 대표이사는 지난해 국감장에도 출석해 안전대책 강화를 약속했지만 올해 또 억울한 죽음을 맞은 유족 앞에 서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앞으로 얼마나 이런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오늘 기자회견은 내 가족, 내 동료만의 안전을 위해서만 요청하는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중대재해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계신 것”이라고 전했다.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사망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 촉구 국회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9시 20분 국회소통관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사망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 촉구 국회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9시 20분 국회소통관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사망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 촉구 국회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9시 20분 국회소통관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 ‘디엘이앤씨’의 사망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 촉구 국회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9시 20분 국회소통관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민주당 환노위 위원을 대표해 이수진(비)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작동하고 있는데도 판례가 쌓이지 않고 수사기소가 늦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권과 검찰은 중대재해처벌법이 큰 문제가 있는 것인양 호도하며 무력화를 시도한다”며 “국민의힘 간사들로 인해 디엘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하지는 못했지만 2년에 걸쳐 8명의 노동자의 목숨은 디엘기업이 앗아간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어떤 책임이 있는지 분명하게 밝히고 노동자와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드리겠다”고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번 디엘씨에대한 국정감사는 건설현장 최다 발생기업의 사망사고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자리여야 하고, 노동부 근로감독의 문제점을 제대로 추궁하는 계기가 돼야 하며, 검찰 등 수사기관의 중대산업재해에 대한 늑장수사와 늑장기소의 문제를 추궁하는 자리여야 한다고 했다.

한편, 강보경씨의 유족과 대책위는 원청기업 디엘이엔씨에 제대로 된 사과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디엘이엔씨 건물 앞에서 1인 시위와 선전전을 매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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