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수당 삭제 밀실협약한 이랜드...임금교섭 중 휴일대체협약서 서명 강요
'휴일대체협약 안 하면 단협 승계도 거부' 임금교섭으로 협박
"휴일대체는 임금교섭 아닌 노사협의회 사안" 노조 답변에도 서명 강요해

이랜드리테일 사측이 노조와의 임금교섭 중 불법적 휴일대체협약을 강요하며 임금교섭 해태를 저지르고 있다. 이에 서비스연맹 이랜드노조와 뉴코아노조로 이뤄진 공동교섭단이 8일 오후 1시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을 규탄했다.

서비스연맹 이랜드노조, 뉴코아노조로 이뤄진 공동교섭단이 이랜드리테일의 휴일대체 협약 강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비스연맹 이랜드노조, 뉴코아노조로 이뤄진 공동교섭단이 이랜드리테일의 휴일대체 협약 강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문제의 발단은 이랜드리테일이 19년 12월 작성한 휴일대체협약서다. 당시 협약서에는 대체휴일을 정상근로를 해야 하는 소정근로일로 변경하고 휴일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 협약서를 바탕으로 이랜드 전 직원은 대체휴일 가산 수당 없이 근무했다. 공동교섭단이 이 협약서의 존재를 안 것은 3년이 지난 올해 임금교섭 때다.

공동교섭단은 19년 협약서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이 선출한 것이 아닌 사측이 임명한 근로자대표가 협약서에 사인했기 때문이다. 공동교섭단이 협약서의 불법성을 지적함에도 사측은 끈질기게 공동교섭단에게 휴일대체협약서 서명을 요구했다. 공동교섭단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휴일대체협약은 임금교섭이 아닌 노사협의회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랜드노동조합 손명구 위원장이 요구안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이랜드노동조합 손명구 위원장이 요구안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그러자 사측은 서명 강요를 위해 단체협약까지 인질로 삼았다. 11월 1일 16차 교섭에서 사측은 이랜드 킴스클럽의 단체협약 승계를 거부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이랜드 킴스클럽은 22년 이랜드리테일에서 분할된 계열사로, 작년 맺었던 단체협약을 승계해 올해 임금교섭을 진행해 왔다. 공동교섭단은 “교섭 8개월째에 이제와서 단체협약 승계를 거부하겠다는 사측의 태도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강조했다.

공동교섭단에 의하면 사측의 횡포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측은 공동교섭단 소속 노조에게 노조 전임자 급여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발송하는가 하면 조합원들이 정당한 집회를 할 때마다 인원을 체크하고 있다. 대체휴일 수당 포기에 개인적으로 동의한 직원에게는 식대 비과세 혜택을 확대 적용하겠다며 노동자 갈라치기도 시도 중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교섭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회사의 어떠한 생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측이 부당노동행위를 멈추지 않을시 노조도 응당한 대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임금교섭에 성실히 임하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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