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레드 어워드 시상식 개최, 8개 부문 18편 수상작 발표

2023 레드 어워드가 11월 13일 월요일 19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2023 레드 어워드가 11월 13일 월요일 19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2023 레드 어워드가 11월 13일 월요일 19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올해 12년차를 맞이하는 레드 어워드는 레드 어워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문화예술계 시상식으로, 자본과 국가 권력에 비판적이고 저항적인 문화예술 작업과 활동을 세상에 알리고 문화예술인과 활동가들 사이의 연대를 도모해 왔다. 수상자와 시상자, 축하객 등 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2023 레드 어워드 선정위원장인 조재연 미술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는, 주목할 만한 광장, 기록, 담론, 시선, 토대, 연대, 형식, 반동 등 총 8개 부문 18개 수상작이 발표됐다. 각 부문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시민의 비판적 문화예술 역량을 배양하는 온오프라인 교육 및 선전 활동에 수여하는 주목할 만한 광장부문은 <대구퀴어문화축제>와 <미술중심공간 보물섬>이 수상했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2009년부터 15년째 차별을 일삼는 대구의 시정과 혐오세력에 맞서 성소수자들과 앨라이들의 인권과 연대의 장을 실현해왔다. 〈미술중심공간 보물섬〉은 경산 코발트 광산의 유해발굴을 요구하며 지역신문과 긴밀히 공조하며 사태를 널리 알려왔고, 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한 연구와 전시를 열어가며 비참한 죽음을 맞은 이들을 위로하고 애도해왔다. 2020 레드 어워드 연대부문 수상자 권은비 미술작가가 시상해 주었고, 최성규 보물섬 대표와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수상했다.

비판적 문화예술 담론을 생산하는 작업에 수여하는 주목할 만한 담론부문은 <‘프라이드’가 부끄럽게 여기는 불법 존재들의 노 프라이드 파티>와 〈애프터 미투〉가 수상했다. 〈노프라이드 파티〉는 비국민, 이주노동자, 홈리스, 성병 캐리어, 정신병자, 장애인, 노출광, 약물 사용자, 크로스드레서, 성 중독자 등 각계각층의 퀴어를 소환해 사회의 정상성과 질서에 파열구를 냈다.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영화 〈애프터 미투〉는 스쿨 미투, 예술계 미투, 성폭행 트라우마, 성적 자기 결정권 등 미투 이후의 시간을 살피며 미투운동을 일시적인 사건이 아닌 여전히 진행 중인 과제로 제시했다. 시상은 2015 르포, 2016 기록, 2021 담론부문 수상자인 희정 기록노동자가 맡았고,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활동가 여름, 유연, <애프터 미투>의 남순아 프로듀서와 강유가람, 박소현, 소람, 이솜이 감독이 수상했다.

2023 레드 어워드가 11월 13일 월요일 19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2023 레드 어워드가 11월 13일 월요일 19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비판적 다큐멘터리 영화와 르포문학에 수여하는 주목할 만한 기록부문은 <그들이 짓는 세계>와 <그여자가방에들어가신다>, <이규식의 세상 속으로>가 수상했다. 매일노동뉴스에 연재된 기획 기사 〈그들이 짓는 세계〉는 안전보다 이윤이 우선시되는 착취구조에 맞서 시민과 노동자 모두에게 안전한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싸워온 건설노조의 역사와 탄압의 실태를 살아남은 ‘양회동들’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했다. 〈그여자가방에들어가신다〉는 홈리스행동생애사기록팀이 2021년 봄부터 2년 동안 만난 여성 홈리스 7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신자유주의-가부장제안에서 생존하기 위해 여성들이 어떻게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야 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규식의 세상 속으로〉는 중증 뇌병변 장애인이자 운동가인 이규식이 김소영, 김형진, 배경내 등의 집필 활동 지원사와 함께 쓴 자신의 생애사로서, 우리 사회 장애인 운동의 궤적을 고스란히 담았다. 2021 레드 어워드 시선부문 수상자 김소연 작가가 시상해 주었고, 건설노동자목소리기록팀의 권미정, 민선, 선미, 홈리스행동생애사기록팀의 홍수경, 이재임, 아랫마을홈리스야학의 사계절, 서가숙, 그리고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와 김형진 활동지원사, 배경내 활동가 등이 수상했다.

시상식 1부 마지막으로 발표된 주목할 만한 토대부문은 문화예술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토대를 마련한 활동에 수여하는 상으로, 올해에는 〈삼달다방〉과 〈비정규직노동자의 집 꿀잠〉이 수상했다. 〈삼달다방〉은 사회적 불합리에 맞서 다양한 현장에서 싸우느라 지친 이들을 위한 쉼터이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향한 베이스캠프로서 기능해 왔다. <비정규직노동자의 집 꿀잠〉은 투쟁하는 노동자, 시민에게 따뜻한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민중의 거점 역할을 수행해 왔다. 시상은 2023 레드 어워드에 단체조직위원으로 참여한 NCCK인권센터의 홍인식 목사가 맡았고, 삼달다방의 이상엽 대표와 꿀잠의 김소연 운영위원장이 수상했다.

2023 레드 어워드가 11월 13일 월요일 19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2023 레드 어워드가 11월 13일 월요일 19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문화노동자 박준의 축하공연으로 문을 연 시상식 2부의 첫 시상부문은 이 사회를 퇴행시킨 문화예술계 주체와 사건에 수여하는 주목할 만한 반동으로, 이백윤 노동당 대표가 발표했다. 올해 반동부문에는 〈국방부-육군사관학교〉, 〈형설출판그룹〉, 〈행정안전부〉가 선정됐다. 〈국방부-육군사관학교〉는 역사적 공공 미술작품인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일방적으로 철거해 윤석열 정권이 지향하는 친일전체주의 세력이 어떻게 시대착오적인 반공감정을 선동하는지를 보여주었다. 〈형설출판그룹〉은 ‘계약’이라는 이름의 합법적 폭력과 착취를 통해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를 죽음으로 내몰며, 창작에서부터 출발하는 많은 사업과 이익이 여전히 창작자와는 관계없는 방식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었다. 〈행정안전부〉는 2022년 10월 부마민주항쟁기념식에서 〈늑대가 나타났다〉의 가사를 문제 삼아 가수 이랑의 공연을 무산시킴으로써, 우리가 여전히 블랙리스트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비판적 인식을 제시한 작업과 활동에 수여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은 〈바람의 소리〉, 〈지영〉, 〈엑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 등 세 개 작품이 수상했다. 극단 달오름이 기획한 연극 〈바람의 소리〉는 제주 4.3의 사건의 공간을 오사카까지 넓힘으로써 고립된 섬에서의 학살에 대한 증언을 넘어 그 폭력에 연대와 돌봄으로 맞선 이들을 부조함으로써 죽음을 삶으로 저항하는 서사를 그려낸다. 또한 재일교포를 ‘민족’이라는 친연성으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현대사의 참혹한 폭력에 함께 맞선 ‘우리’라는 것을 증언한다. 만화 〈지영〉은 성노동자의 특수한 삶과 평범한 일상을 중첩해 사회가 내세우는 정상성의 민낯을 드러내고 여기에 굴복하지 않는 타자의 삶을 기억했다. 조경숙이 쓴 〈엑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는 가치중립을 표방하는 플랫폼 서비스와 기술에 내재된 젠더 불평등을 드러내며 첨단의 지식이 표상하는 탈이데올로기적 휘장을 걷어냈다. 시상은 2020 담론부문 수상자인 김소연 연극평론가가 맡았고, <바람의 소리>는 김민수 연출이 일본에서 영상으로 수상소감을 전하고 강하나 배우가 수상했으며, <지영>은 작고한 지영 작가를 대신해 작가의 어머니 정미영씨가 수상했다. <엑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는 작가인 조경숙 테크-페미 활동가가 수상했다.

2023 레드 어워드가 11월 13일 월요일 19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2023 레드 어워드가 11월 13일 월요일 19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새로운 형식을 통해 투쟁 현장에 연대한 작업과 활동에 수여하는 주목할 만한 연대부문은 〈10.29 이태원 참사 진실버스〉, 〈스튜디오 알〉이 수상했다. 서울과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11개 도시를 방문한 〈10.29 이태원 참사 진실버스〉는 열흘간의 여정을 통해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에 참여하는 5만이 넘는 시민의 서명을 모으며 비극을 넘어서는 길을 제시했다. 〈스튜디오 알〉은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노동현장에서부터 기후정의, 장애 평등, 예술노동권 투쟁 등 기성 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착취와 저항의 현장의 소식을 전하며 이에 맞선 투쟁과 연대의 확대를 도모했다. 시상은 2015 레드 어워드 연대부문 수상자로 올해 축가공연도 했던 박준 문화노동자가 맡았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 외 유가족과 김서룡 스튜디오 알 활동가가 수상했다.

마지막으로 미학적으로 새로운 형식과 방법을 시도한 활동에 수여하는 주목할 만한 형식부문은 양영희 감독의 〈가족 3부작〉이 수상했다. 양영희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을 시작으로, [굿바이, 평양], 그리고 가장 최근에 공개한 [수프와 이데올로기]까지 재일교포, 자이니치, 재일코리안 등 경계 위에서 오랜 시간을 살아온 자신과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며 경계의 역사와 가능한 대안들을 사유했다. 고민을 숨기지 않는 카메라의 시선은 해협 저 멀리로 뻗어나가 많은 이들에게 닿으며 다큐멘터리의 가능성을 확장했다. 시상은 2023 레드 어워드 선정위원인 성상민 문화평론가가 맡았고, 일본에서 양영희 감독이 영상으로 수상소감을 보냈고, 배급사 엣나인필름의 이승영이 대리 수상했다.

한편 올해 2023 레드 어워드 선정위원회에는 권은비 미술작가, 김소연 연극평론가, 성상민 문화평론가, 솔가 싱어송라이터, 안태호 문화기획자, 엄제현 미술비평가, 이동슈 시사만화가, 이사라 문화기획자, 적야 미술작가, 조재연 미술비평가(선정위원장), 현린 사진가, 희정 기록노동자 등 12명이 참여했으며, 2023 레드 어워드 조직위원회에는 116명의 개인과 11개 단체가 참여했다. 

레드어워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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