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사업장 인터뷰] 문현진 농협하나로유통지부 지부장
식대, 교통비 정규직만 지급, 임금도 최저 시급 적용

“진심을 판다. 안심을 산다”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전국에서 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농협하나로유통 홈페이지 회사 소개에 있는 문구다. 그런데 그 진심과 안심 그리고 나눔과 사회적 책임은 무기계약직 노동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식대와 교통비를 정규직에게만 지급하고 임금도 최저임금으로 결정하는 등 무기계약직들은 비상식적인 구조에서 고통받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이재진) 일반사무업종본부(본부장 이승현) 농협하나로유통지부(지부장 문현진)는 작년 7월말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지난 9월 22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에 따라 10월 10일부터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중식 선전전을 주2회 진행해 오고 있다. 지부는 오는 11월말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 차별을 없애기 위한 파업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중식 선전전을 하고 있는 문현진 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농협하나로유통지부 문현진 지부장. ⓒ김영재 미조직비정규실장
▲ 농협하나로유통지부 문현진 지부장. ⓒ김영재 미조직비정규실장

노동조합은 존엄에 대한 부분...같은 판매장에서 일하면서 차별은 해소되어야!
왜 임금은 업무와 경력에 상관 없이 항상 최저임금일까? 

질문1] 지난해 7월 농협하나로유통지부를 만들었다. 당시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노동조합 설립 이유에 대해 문현진 지부장은 '존엄'을 이야기했다. "기본적인 어떤 존엄에 대한 부분, 사람이 같은 판매장에서 일하면서, 이런 부분까지 차별 받으면 안되겠다"는 절박함이 노조를 만든 계기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처우의 열악함과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었는데 자회사 합병 문제가 터지면서 계약직 직원들의 경우 어떤 선택권도 없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위기감도 노조 설립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문현진 지부장은 "저희는 조합원 대상이 무기계약직, 영업지원직 해서 전부 다 계약직 근로자다. 무기계약직, 영업지원직 직원들은 항상 최저임금을 받고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직무도 다양하고 오랫동안 근무한 직원도 많고 숙련도가 높은 직원들도 많은데 그런 직무를 모두 단순 업무로 치부해서 노동의 가치를 회사가 계속 평가절하하고 폄훼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확실히 개선되어야 한다"면서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 지난 2022년 7월 30일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농협하나로유통지부 설립총회'를 했다.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 지난 2022년 7월 30일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농협하나로유통지부 설립총회'를 했다. ⓒ최정환 교육선전실장

중노위 조정. 노조 타협안 제시 했으나...사측 원점으로 돌아가
11월 말 쟁의행위 찬반투표 후 긴 호흡으로 투쟁 이어갈 것

질문2] 노조 설립후 지난 3월부터 최초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하고 있다. 중노위에서 임금 및 노조활동 관련 핵심 단체협약 이견차로 교섭이 결렬되었는데, 주요 쟁점사항은 무엇인가.

"처음하는 단체협약이어서 모든 걸 처음부터 다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않았다"는 문 지부장은 "임금 관련하여 복지성 임금에 대해서 차별을 줄여나갈 수 있는, 그리고 오래 근속한 직원들이 자기 노동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요구했으나 사측은 적자 경영을 이유로 그리고 하나로유통의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어떤 비용지급에 대해서도 굉장히 인색한 자세를 취했다"고 말했다. 

하나로유통지부는 올해 3월 15일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대표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10여차례 실무 교섭을 진행했으나, 최종 결렬됐다. 지난 9월 중노위 조정에서 사측은 "우리 요구안(차별해소)에 대해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끌고 가봐야 서로 너무 소모적이니, 일단 일회성으로 지급을 한 이후에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을 해왔다. "노조는 고민 끝에 조합원 1인당 300만 원, 일시 타결금을 제시했다"는 문 지부장은 "그런데 사측이 30만원을 갖고 왔다"며 사측의 성의 없는 태도를 비판했다.

문현진 지부장은 "중노위를 가게 되고, 사측과 대화를 계속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최소한의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요구안을 계속 양보했다."며 "300만원에서 200만원 마지막에는 70만원을 제시했지만 그 조차도 사측은 수용하지 않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밖에 "근로시간면제, 노조 사무실 관련해서도 사측은 노조 요구를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문 지부장은 이야기했다.

▲ 농협하나로유통지부 문현진 지부장. ⓒ장영미 선전홍보국장
▲ 농협하나로유통지부 문현진 지부장. ⓒ장영미 선전홍보국장

지속적으로 현재 상황 조합원들에게 알려, 파업투쟁 찬반투표 11월 말 예정
"우리의 처지가 열악한 것은 우리 스스로 권리를 찾지 않았기 때문"

질문3]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으로 지난 10월 10일부터 중식 선전전을 진행 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투쟁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지금 저희가 하는 방향이 절대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동조합도 처음, 파업도 처음이라 두려움을 가진 조합원들이 많아,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있다. 파업 찬반투표를 11월 말로 예정하고 있다. 우리 하나로유통 노동자들은 정말 열악한 처우에서 시작을 해서 여태까지 열심히 일만 해왔다"며 "어느 분이 이야기한 것처럼 지금 우리의 처우가 열악하고 현재가 힘든거는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던 권리를 우리 스스로 찾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그 말이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다. 천천히 그리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 동지들과 함께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피켓투쟁을 하고 있다.ⓒ김영재 미조직비정규실장
▲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 동지들과 함께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피켓투쟁을 하고 있다.ⓒ김영재 미조직비정규실장

"저희 집행부는 회사보다 먼저 지치지 않고, 쭉 싸워나갈 것이다. 단기간에 무리하지 말고 긴호홉으로 가자고, 서로 이야기하고, 복돋아 주고 응원하고 있다."

질문4]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조합원분들이 결국에 열악한 처우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그만두신다고 하고 나갈 때가 제일 마음이 아프다"며 "정규직들은 휴직 제도가 있지만, 계약직 직원들은 실제 아플 때나 장기요양이 필요할 때, 휴직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인병 휴가 60일이 지나면 복직을 하거나 퇴사해야 한다. 기본적인 취업 규칙 안에 그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아서 단체 협약을 통해 이 문제를 꼭 고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 노동에 대해서도 단순 업무라고 치부하는 게 너무 잘못됐고, 직무에 대한 분석이 너무 안 되니까 판매나 이런 데도 다 어렵고 힘들다"면서 "매장 환경도 먼지가 많고 시설도 열악하다. 그래서 오래 근무하신 분들 전부 다 알레르기와 감기를 달고 살고 있다."며 "이런 부분도 하나씩 고쳐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지부장은 인터뷰 마지막으로 "1년 365일 근무에 휴게시간, 점심시간 모두 다르고 어떤 직원은 새벽 4시에 출근을 해야 한다."면서 "개선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 저희 집행부는 회사보다 먼저 지치지 않고 쭉 싸워나갈 것이다. 단기간에 무리하는 것보다는 긴 호흡으로 가자고, 조합원들끼리 서로 이야기 하고 있다. 계속 북돋아 주고 응원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에서도 많이 지원해 주고 있어 그걸로 힘이 많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농협하나로유통에는 영업직 1,300여명이 전국 26개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농협하나로유통지부는 현재 조합원 230여명이다. 하나로마트는 365일 연중 무휴 매장이며,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기간제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차별 시정 요구도 할 수 없다. "혜택 없는 무기계약직"이라는 문현진 지부장의 표현처럼 구조적인 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농협하나로유통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이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

[ 인터뷰: 장영미 선전홍보국장 사진:김영재 미조직비정규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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