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실 폐암대책위, 토크콘서트 개최

“이 직업병을 ‘학교’라는 공간 빼고, ‘밥 잘 먹었습니다’라고 하는 학생을 빼고 생각해 보세요. 만약에 특정 조선소나 자동차공장 같은 제조업에서 최근 2~3년 동안 갑자기 100명이 넘는 노동자가 폐암에 걸렸다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다고 했다면, 거의 나라가 사실 발칵 뒤집혔어야되는 수준인거죠.”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상근활동가

노동안전 활동가들이 급식노동자들의 집단 폐암 산재 문제를 가지고 본격적인 대중화 사업에 나선다.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산업재해 피해자 국가책임 요구 및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학교급식실 폐암대책위)가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산재는 여성이 투입되는 직종이라는 젠더편향적 산업과 노동환경에서 발생한 문제임을 드러내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

학교급식실 폐암대책위가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토크콘서트 '뜨겁고, 숨차고, 답답한, 젠더화(성별화)된 직업병'을 개최하고, 당사자인 학교 급식노동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서비스연맹 학비노조 조합원인 급식노동자 두 명의 생생한 언어로 행사는 시작됐다. 손경숙 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은 “급식실 내 창문은 있었으나, 열 수 없었고, 공조기 바람으로 공기를 쐴 수 있었다. 메뉴에 튀김이 있는 날이면, 급식실 내 온도가 50도가 훌쩍 넘어 쓰러지는 동료, 에어컨이 없는 세척실에서 청소하다가 숨이 막혀서 어지럼증을 호소했다”고 했다.

박화자 학비노조 조합원은 “급식실은 근골격계 질환(골병)만 있는 줄 알았는데, 경기도교육청이 급식노동자의 5년 이상 근무자 폐ct 찍으면서 115명의 폐 이상 소견을 받았다. 그분들이 내주변에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에 공포를 느낀다”고 했다.

학교급식실 폐암대책위가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토크콘서트 '뜨겁고, 숨차고, 답답한, 젠더화된 직업병'을 개최하고, 당사자인 학교 급식노동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학교급식실 폐암대책위가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토크콘서트 '뜨겁고, 숨차고, 답답한, 젠더화된 직업병'을 개최하고, 당사자인 학교 급식노동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두 조합원의 말하기가 끝나자,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 진행은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가 맡았고, 민주노총 소속의 손경숙·박화자 조합원,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 교수,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공동대표, 급식노동자를 어머니로 둔 이채원 씨가 패널로 나섰다.

두 조합원은 각 30대 중반, 40대를 넘겨 급식노동을 시작했다. 아이들을 키우고 나니 경력단절된 여성을 찾아주는 곳과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다. ‘헬알바’라고 불리긴 하지만 ‘집에서 밥 한 끼 하듯 하면 되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격증을 따고 입사했다.

급식노동 첫 날, ‘어마무시한 양의 뼈다귀 감자탕’을 끓여낸 손경숙 조합원은 정신없이 배식을 마치고 ‘폭탄맞은 조리실’을 보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박화자 조합원은 급식노동자 15명이 1800명의 배식을 책임지는 건 어쩌면 ‘로보트’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채원 씨는 급식노동을 시작하고 점점 화상 자국이 생기고 칼에 베인 자국이 많아지던 어머니의 팔을 기억한다.

그럼에도 급식노동을 하는 이유에는 ‘엄마의 마음’과 같은 뿌듯함도 있었다. 배식 후 내 자식같은 학생들의 ‘잘먹었습니다’ 한마디면 고된 노동이 가시는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학교 다니는 학생 모두가 하루에 한끼 정도는 무상으로 든든히 먹으면서 배 곪지 않는 중요한 일을 해낸다는 기쁨도 있었다. 급식노동을 통해 점점 많아지는 상처들, 골병도 있었지만 여러 이유들로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일터를 지켰다.

그렇게 만들어진 노동조합에서 급식노동자들의 집단적 폐암 문제를 발견했다. 조사결과 학교 급식노동자 10명 중 3명꼴로 폐 결절이나 폐암 의심 등 폐 이상 소견을 보였다. 이들의 폐암 발생률은 50대 여성의 평균 폐암 발생률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흄’의 높은 흡입률 등이 폐암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기시설이 미비한 노동환경,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높은 노동강도 등도 이유로 분석된다.

학교급식실 폐암대책위가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토크콘서트 '뜨겁고, 숨차고, 답답한, 젠더화된 직업병'을 개최하고, 당사자인 학교 급식노동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학교급식실 폐암대책위가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토크콘서트 '뜨겁고, 숨차고, 답답한, 젠더화된 직업병'을 개최하고, 당사자인 학교 급식노동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폐CT를 찍고 기다리던 시간, 동료가 결국 폐암 진단을 받았을 때의 마음은 기존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괜찮아지지 않았다. 교육당국은 여전히 제대로 나서지 않고 있다.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상근활동가는 이 사태가 얼마나 성별화 된 문제인지 지적하며 “이 직업병을 ‘학교’라는 공간 빼고, ‘밥 잘 먹었습니다’라고 하는 학생을 빼고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에 특정 조선소나 자동차공장 같은 제조업에서 최근 2~3년 동안 갑자기 100명이 넘는 노동자가 폐암에 걸렸다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다고 했다면, 거의 나라가 사실 발칵 뒤집혔어야되는 수준”이라고 했다.

더해 전수경 활동가는 “급식노동이라는 자체가 이 엄청난 육체 노동이고, 그 작업 환경 자체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얘기 해야한다. 여성들도 엄청난 강도의 육체 노동을 해왔지만, 이를 개량화하거나 수치화하지 않아왔다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현미 교수는 급식, 돌봄, 요양보호 노동 등이 “한국 사회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 필수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저평가된 위치에 서 있다는 것은 노동들을 대부분 여성들이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집단적으로 (나이 든) 여성의 노동에 대해 가치 없음을 계속 주입시켜서, 이들의 노동이 노동으로 인정되지 않는 알바 차원으로 격하되는 것”이라고 했다.

더해 김 교수는 단순 급식노동자의 집단적 폐암 발생이라는 문제를 넘어서 학교라는 공간이 어떤 일터여야하는지 재고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학교가 일터라는 의식을 갖고 있어야지만 학교에서 진행되어지는 모든 필수 노동과 그 노동의 과정, 안전한 노동환경, 노동권 보장, 노동역 재생산을 고민할 수 있다. 학교는 어떤 공간이어야하고, 학교는 어떤 돌봄을 함께 협력해서 만들어져야 하는 곳인가에 대해서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학교급식실 폐암대책위가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토크콘서트 '뜨겁고, 숨차고, 답답한, 젠더화된 직업병'을 개최하고, 당사자인 학교 급식노동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학교급식실 폐암대책위가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토크콘서트 '뜨겁고, 숨차고, 답답한, 젠더화된 직업병'을 개최하고, 당사자인 학교 급식노동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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