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하청비정규직노동자, 개정 노조법(2·3조) 공포 촉구 기자회견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를 통과한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의해 무산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청과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강화하고, 노조의 파업 등 쟁위행위에 따른 사측의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오는 28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노조법과 방송법에 대해 거부권(국회에 재의 요구)을 행사할 경우, 다시 국회로 넘어가 본회의 재적인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법안을 실행할 수 있다. 여당 국민의힘이 3분의 1이상 의석을 차지하는 가운데 사실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년 동안 피눈물로 싸워서 쟁취한 개정 노조법이 폐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그 때문이다.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대통령에게 개정 노조법을 공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차별을 해소할 것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이혜민 코레일관광개발 용산지부장, 김금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장, 서비스연맹의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 보건의료노조의 우미영 이화의료원새봄지부장(미화노동자), 변재원 삼성서울병원새봄지부장(환자이송 노동자) 민주일반연맹 소속의 박장규 민주일반노조 강북도시관리공단 분회장(시설관리 노동자), 김만석 민주연합노조 위원장(생활폐기물수집운반 노동자), 배재환 공공연대노조 IBK기업은행 지부장(경비노동자) 건설노조의 송찬흡 부위원장(건설기계 특수고용노동자) 사무금융노조의 오세중 보험설계사 지부장이 발언에 나섰다.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비정규직은 원청이 마음대로 착취하는 노예가 아니다. 생산의 주역 노동자이고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누릴 권리가 있는 당당한 노동자다. 헌법을 수호해야하는 대통령은 비정규직노동자의 권리를 가로막고 있는 노조법을 당장 고쳐야 하고, 국회가 통과시킨 개정 노조법 2.3조를 즉각 공포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혜민 지부장은 “매년 이맘때만 되면 도돌이표처럼 원하청 협의로 인한 투쟁을 하고 있다. 모두가 우리의 진짜 사장이 코레일인 것을 알고 있지만, 원청은 나서지 않는다. 형식적으로만 우리를 대하고, 진짜 교섭에 나가도 상관없는 법 때문”이라고 전했고, 김소연 위원장은 “실질적 권한이 없는 자(=하청)와의 교섭은 진척이 더디고 노사 분쟁도 길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파업이 남용될 거라는 주장은 현실 왜곡이며, 기울어진 노사관계 균형을 바로잡는 시작일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미영 지부장은 “20년간 노동자들이 싸워서 국회를 통과시킨 법안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법 시행을 막는다는데, 어처구니가 없고 화가 난다. 우리 청소노동자들의 염원을 짓밟는 짓”이라고 규탄했고, 김만석 위원장은 “우리는 결코 구걸하지 않는다. 우린 우리의 무기를 투쟁으로 쟁취할 것이다. 결국 대통령은 우리가 쟁취한 교섭장으로 끌려나올 것이며, 더욱 날카로운 노동3권의 무기를 우리에게 선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찬흡 부위원장은 “대통령 생각부터 고쳐먹어야 한다. 국민이 옳다면서, 노동자도 국민인건 모르는 것 같다. 국민의 뜻 무시하고 자기 뜻대로 밀어붙인 것이 한두번이냐, 오만과 독선 그리고 ‘똥배짱’만 부릴게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좀 들으라는 것”이라고 호통쳤다. 오세중 지부장은 “거부권 행사는 결국 원청과 교섭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노조를 무력화하고 있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법 2.3조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우리 40만 보험설계사는 강력한 윤석열 퇴진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소속의 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원청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무조건 따라야하는 게 비정규직 처지”라면서 “과로사에 내몰리지 않기 위해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는 파업을 하면 곧바로 불법이 되는 부조리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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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2.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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